머스크 “트위터, 정부 명령받고 언론 자유 억압”

한동훈
2022년 12월 5일 오후 3:47 업데이트: 2022년 12월 5일 오후 3:47

트위터가 미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언론 자유를 억압하고 있었다고 일론 머스크가 주장했다.

머스크가 2일(현지시간) 공유한 트위터 폭로 자료에 따르면, 트위터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임 중이던 2020년 대선 기간에도 “정부에 협력해” 민주당 조 바이든 당시 후보에 유리하도록 트위터를 검열했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민주당과 바이든 후보를 편들며 대선에 개입하려던 세력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머스크의 주장은 트위터가 이들에게 협조해 미국 수정헌법 1조에서 보장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탐사보도 기자가 폭로한 트위터 내부문건

머스크가 공유한 자료는 머스크가 직접 폭로한 것은 아니다. 미국의 탐사보도 전문기자 매트 타이비가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한 트위터 내부문건이다.

타이비가 트위터 내부문건이라며 공유한 이 문건은 2020년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둔 그해 10월 뉴욕포스트 기사로 폭로된 조 바이든 당시 후보의 아들(헌터 바이든) 스캔들’에 관해 트위터 내부직원들의 반응을 담고 있다.

이 문건에 따르면 트위터의 한 임원은 그해 10월 24일 다른 임원들에게 “‘바이든 담당 팀’에서 검토할 사항”이라며 5건의 트위터 게시물 링크를 보냈다. 그리고 3시간 뒤 “처리됨”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트위터가 바이든 캠프와 연락을 주고받는 전담팀을 두고 트위터 게시물을 관리해온 정황을 보여준다.

머스크는 이 게시물을 공유하며 “트위터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려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수정헌법 1조 위반이 아니지만, 정부의 명령에 따라 사법적 검토 없이 그렇게 행동한다면 위반이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수정헌법 제1조는 종교의 자유를 찾아 신대륙에 도착한 정착민이 설립한 국가답게 언론·표현·집회·종교신앙의 자유를 보장하도록 했다.

이 조항은 “의회는 국교를 정하거나, 자유로운 종교 활동을 금지하거나,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국민이 평화적으로 집회를 하고 정부에 불만 시정을 청원할 권리를 금지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 2022.4.18 | Drew Angerer/Getty Images

트럼프 행정부가 바이든을 도왔다는 모순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은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머스크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가 바이든 측에 불리한 내용을 검열하도록 트위터에 지시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비판에는 좌파성향의 인플루언서들도 다수 가세하고 있다.

그러나 2020년 트럼프 캠프 변호사였던 제나 엘리스 변호사는 “당시 모든 선출직 관리들을 공화당이 장악했다는 이야기인가?”라며 “정부는 다양한 기관과 부처로 구성된 집단”이라고 일축했다.

엘리스 변호사는 또한 소셜미디어 대기업(빅테크)들이 2020년 대선에 개입했다는 트럼프의 주장이 이번에 폭로된 트위터 내부 문건을 통해 또 한 번 입증됐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시절부터 소셜미디어가 보수인사들의 발언을 차단하거나 널리 퍼지지 않도록 은밀히 통제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러한 언론 자유 억압으로 “국가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트위터, 페이스북(메타), 구글은 올해 1월 트럼프의 계정을 영구 차단하거나 댓글 작성 혹은 콘텐츠 업로드 기능을 무기한 금지했다. 트럼프가 2020년 대선을 부정선거라고 비판하고 1월 6일 의회 습격사건을 조장했다는 게 이유였다.

바이든 일가 비리 폭로 기사에 대한 차단

2020년 대선을 한 달 앞둔 그해 10월, 뉴욕포스트는 헌터의 노트북 하드디스크를 입수했으며, 이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이메일을 통해 바이든 후보와 그 아들이 우크라이나와 중국에서 부정한 사업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막판 대형 이슈로 평가됐으나, 선거 판도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백악관과 민주당이 적극 부인하는 가운데 미국인들의 주된 뉴스 소비채널인 소셜미디어에서 기사 확산을 막았기 때문이다.

트위터는 기사 링크를 차단했다가 언론 검열이라는 비판이 일자, ‘안전하지 않은 링크’라는 경고 메시지를 띄워 미리보기를 제한하고 공유 기능도 차단했다.

내부 문건을 폭로한 탐사보도 전문기자 타이비는 “이는 아동 음란물에나 적용되는 수준의 극단적인 제한”이라며 이러한 차단 조치가 트위터 최고위 임원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전했다.

문건에 따르면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트위터 직원들에게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거나 항의사항, 불만 등을 전달했다.

하지만 트위터 직원 대부분이 좌파 성향의 정치적 신념을 지녔기 때문에, 민주당은 더 강한 압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타이비는 덧붙였다.

일론 머스크의 사진이 전시된 가운데, 앞쪽에 트위터 로고 조형물이 보인다. 2022.10.27 | Dado Ruvic/Illustration/Reuters/연합뉴스

공화당 “의회서 의혹 철저하게 규명할 것”

공화당은 이번 사안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하고 나섰다. 지난달 중간선거로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면서 의회 조사권을 주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차기 하원 감독위원장으로 유력한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의원은 2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헌터 스캔들’ 진화에 개입한 모든 트위터 직원들은 의회에 출석해 미국 국민 앞에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설명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일가의 비리 의혹에 대해 ‘허위’라고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도 보도 경위 등을 조사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내부를 폭로하는 문건이 트위터를 통해 공유되는 역설적인 상황은 머스크의 인수 이후 달라진 트위터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인수 전부터 트위터에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고 장담했고, 인수 후에는 트럼프의 계정을 비롯해 그동안 차단됐던 계정을 다수 복구했다.

에포크타임스는 타이비가 트위터 내부 문건이라며 공개한 문건의 진위를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없었다.

또한 코머 의원의 조사 예고와 관련해 트위터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응답받지는 못했다.

* 이 기사는 톰 오지메크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