쓴 시진핑, 안 쓴 리커창…中 공산당 지도부 설 행보 ‘마스크’ 논란

류지윤
2021년 2월 9일
업데이트: 2021년 2월 9일

중국에서 시진핑과 리커창의 설 민심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핵심은 마스크 착용 여부다.

지난 7일 중국 공산당(중공) 관영언론은 리커창 총리 일행의 산서(山西)성 시찰을 사진과 함께 보도했다.

사진 속에서 리커창 총리는 설 대목을 맞아 북적이는 운성(運城)시 시장을 돌아다니면서도 한 번도 마스크 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앞서 3~5일 시진핑이 귀주(貴陽)성을 시찰하면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모습과 뚜렷하게 대조됐다.

리커창은 산서성 시찰 당시 운성시 시장에서 소박한 설음식을 직접 구입하며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으로 냉랭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리커창은 먼저 북방지역의 설음식인 화모(花饃·꽃 모양 찐빵)를 파는 노점상에 들러 현지 설 풍속을 확인한 뒤 ‘복'(福)자가 새겨진 화모 2개를 샀다.

마침 근처에 있던 다른 노점상 주인이 “떡을 드셔보시라” 권하자, 리커창 총리는 흔쾌히 떡도 몇 상자 구매했다.

지난해 6월 중공 바이러스로 인한 경기 침체 극복 방안으로 ‘노점상 경제’를 강조했던 리커창 총리의 발언이 겹쳐지는 장면이었다.

이어 사과와 실내 장식용 그림 등을 산 리커창 총리는 주변에 몰려든 대중을 향해 “소띠 해가 왔다”며 “소띠 해엔 농사가 잘된다는 속담도 있으니 새해에는 여러분 모두 좋은 수확이 있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시장 시찰을 마친 리커창은 다음 일정으로 인근 농가 마을의 한 빈곤층 가정을 방문해 농사가 잘되는지 다른 소득은 없는지 등을 물었고 앞서 시장에서 구매한 설음식과 장식품을 선물했다.

관영 언론 기사뿐만 아니라 현지 주민들이 직접 찍어 올린 동영상에서도 리커창을 비롯해 주변에 있던 수행원, 심지어 몰려든 상인과 주민들 역시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이곳저곳 몰려다니며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전혀 지키지 않았다. 마치 중공 바이러스는 이미 저 멀리 가버린 것 같은 모습이었다.

중국 SNS에서는 대체로 서민 친화적인 모습을 호평하는 반응이 많았다. “마스크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 느긋하고 자연스럽다”는 댓글을 단 네티즌도 있었다.

또한 다수의 네티즌이 지난 4일 시진핑 주석의 귀주성 시장 방문 당시 모습을 언급하며 둘을 비교했다.

소식을 전한 게시물에는 “모든 일정을 마스크 착용하고 소화한 최고권력자, 모든 일정을 마스크 없이 소화한 리 총리의 승리”, “리 총리는 시진핑이 얼굴도 제대로 못 드러내는 걸 조롱하나?”라는 댓글이 보였다.

“시장에서 물건 사는 모습이 친숙해 보이긴 하지만 모든 게 잘 짜인 연출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관영 언론의 ‘대본’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다 흉내만 내는 거지. 국내 뉴스는 공산당이 들려주고 싶어 하는 것만 들려줘. 알려 주고 싶지 않은 건 방송도 안 해”라며 신랄하게 비판한 네티즌도 있었다.

관영 언론은 시진핑의 귀주성 시찰을 보도하며, 귀양시 아파트단지와 시장에서 설을 준비하는 주민들의 분주하면서도 들뜬 모습을 비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현지 아파트 단지에는 ‘경계령’이 떨어져 실제 거주민들은 집에 틀어박혀 있어야 했다. 한 누리꾼은 “아파트 단지 폐쇄로 하루 결근해야 했다”고 불평을 늘어놓기도 했다.

누리꾼들의 폭로로 인해 시진핑을 환영하는 거리 인파와 시장을 찾은 주민들은 모두 현지 관료들이 데려온 ‘연기자’임이 드러났다.

온라인에 올려진 동영상에는 시진핑 주변으로 약 40여 명의 경호원들이 물샐틈없는 살벌한 경호를 펼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또한 동영상에서 시진핑 일행은 귀주성에 머무는 동안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한편, 지난 8일 중국 환구망에 따르면 중국의 중공 바이러스 신규확진자는 14명 늘어났지만, 전원 해외 유입으로 본토 확진자는 0명으로 발표됐다.

시진핑이 귀주성을 방문하기 하루 전인 3일,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한 전날 중국 전역 신규확진자는 25명으로 해외 유입 10명, 본토 확진자 15명이었다.

귀주성에서는 확진자 0명이었고, 모두 길림성과 흑룡강성 등 동북지역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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