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지화, 후진타오·시진핑·리커창 3년간 도청”

2016년 8월 2일 업데이트: 2019년 12월 2일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60)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이 후진타오를 포함해 중국공산당(이하 중공) 최고 지도부를 3년 동안 도청했음이 드러났다고 홍콩언론이 보도했다.

홍콩 시사월간지 ‘쟁명(爭鳴)’ 7월호는 링지화가 당 사무기구인 중앙판공청 주임 시절(2007~2012), 3년에 걸쳐 후진타오 당시 국가주석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해 놓고 도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링지화의 도청대상은 후진타오에만 그치지 않았다. 당시 시진핑 국가 부주석, 리커창 부총리, 왕치산 전 부총리, 멍젠주 공안부장, 왕후닝 중앙연구실 주임 사무실에도 도청대상이었으며, 도청기는 최고위층 전용 직통전화인 ‘홍색전화’나 책상 스탠드 받침대, 의자 등이었다.

이 같은 내용은 무기징역 복역 중인 저우융캉 전 정치국 상무위원에 의해 진술됐다고 쟁명은 밝혔다.

도청장치는 ‘긴급 안전경보 벨’을 설치한다는 명분으로 중앙판공청, 중앙경위국(최고 지도부 경호조직), 중앙 군사위원회 보위부 명의로 설치됐으며, 10일~15일에 한 번씩 담당자가 이상 여부를 점검하고 교체했다.

저우융캉이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링지화와 동맹관계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링지화는 2012년 아들 링구가 자신의 페라리 스포츠카에 반라의 여성 2명을 태우고 질주하다가 베이징의 한 지하터널에서 추돌사고로 사망하자, 이 사건을 덮기 위해 저우융캉 당시 정법위 서기와 동맹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중공 고위층 사이에서 심각한 스캔들로 여겨졌다. 관영매체에 따르면 링지화는 이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중앙경위국을 동원해 정보를 통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링지화는 같은 해 9월 중앙판공청 주임에서 통일전선공작부장으로 좌천됐으며 2년 뒤에는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낙마했다.

중국 현지매체 ‘재신망(財新網)’은 링지화 낙마 직후 “링지화가 아들의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당시 정법 조직의 한 책임자와 정치적 거래를 했다가, 이 거래가 들통나면서 정치적으로 몰락하게 됐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거래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링지화는 통일전선공작부장으로 좌천되자 신변에 위험을 느끼고 불법취득했던 국가기밀 일부를 화약약품을 이용해 인멸했으나, 나머지는 동생 링완청에게 보험용으로 넘겨 준 것으로 알려졌다. 링완청은 현재 미국으로 도피한 상태다.

링지화는 지난 4일 뇌물수수와 국가기밀 불법취득, 직권남용 혐의로 톈진시 제1중급인민법원에서 열린 1심 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링지화가 중앙판공청 주임, 중앙서기처 서기, 중앙통일전선공작부 부장,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을 역임하며 직권을 이용해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링지화는 판결 후 재판부를 향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 다수 매체에서 그가 사형 구형을 예상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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