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전 중국 총리 ‘이세(離世)’…68세 심장마비

정향매
2023년 10월 27일 오전 11:08 업데이트: 2023년 10월 27일 오후 1:57

27일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이 “리커창 동지가 이세(離世)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중국 공산당 제17~19기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전 국무원 총리 리커창(李克強·68)이 지난 26일 갑자기 심장병이 발병해 전력으로 구조했음에도 27일 0시 10분 68세를 일기로 상하이에서 서거했다”고 전했다. 

중국 내부 정치에 밝은 홍콩 성도일보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고위 간부가 정상적으로 사망하면 ‘서세(逝世)’로, 비정상적인 죽음은 ‘이세’로 적는다. 

예를 들면, 최근 몇 년간 중국 고위 간부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한 죽음이 잦았는데, 2019년 11월 충칭시 부서기 런쉐펑(任学锋), 2021년 9월 후난(湖南)성 선전부장 쩡완밍(曾万明), 2022년 5월 톈진(天津)시 시장 랴오궈쉰(廖国勋)의 부고에 모두 ‘불행(不幸) 이세’ 네 글자가 적혀 있었다. 

이런 이유로 중국 관영 매체가 리커창의 사망을 ‘이세’라 표현한 데 관심이 쏠린다.

리커창은 2013년 3월 원자바오(溫家寶)로부터 국무원 총리직을 넘겨받아 이후 10년간 재임했다. 올해 3월 중국 공산당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후임자 리창이 국무원 총리에 당선되면서 리커창은 자리에 물러났다. 당시 퇴임을 앞둔 리커창이 국무원 직원들에게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지켜보고 있다”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영상이 당시 중국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중국 공산당 혁명 원로 자제인 태자당(太子黨) 출신으로 공산당 당수에 오른 시진핑과 달리 리커창은 엘리트 코스를 거친 뒤 권력의 정점에 섰다. 중국 공산당 내 공청단(共青團) 파벌의 대표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리커창은 재임 동안 시진핑과 때로는 의견 차이를 보였다. 특히 지난 2020년 중국 공산당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 기자회견에서 “월 소득 1000 위안(약 18만 원) 이하의 중국인이 약 6억 명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중국이 빈곤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시진핑의 당시 발표를 무색하게 한 발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