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올해는 시진핑과 합 맞출까? 中 양회 4대 초점

강우찬
2021년 3월 4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4일

중공 양회가 4일 개막했다. 베이징에는 중국 전역에서 모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대표 수천 명이 모여 지난해 채택한 ‘제14차 5개년 규획’과 ‘2035년 비전’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양회는 중국의 경제 비전과 빈곤퇴치 선전 등의 의제를 두고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의견이 합치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번 양회의 관전 포인트를 크게 4가지로 분석했다.

관전 포인트 I: 쌍순환은 어떻게 바뀔까?      

외부에서는 내부 순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시진핑이 제시한 내부 순환은 다시 쇄국의 길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2020년 5월 열린 양회에서 시진핑은 정치협상회의 중 ‘국내∙국제 쌍순환’이라는 경제발전 모델을 제시했는데, 올해 양회에서도 ‘쌍순환’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리커창은 지난해 양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문을 닫아선 발전할 수 없다”고 공언한 뒤 “개방은 사람과 공기같이 떨어질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커창의 이 발언은 시진핑과는 상반된 논조라 내부 순환이 당내에서 인정받지 못한 것 같다는 분석이다.

한편 리커창은 지난해 전인대 업무 보고에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GDP 성장 목표를 설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외부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이미 큰 폭으로 추락한 중국 경제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우한에서 터진 전염병이 다시 한번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보고 있다.

당시 왕쥔(王軍) 중위안은행(中原銀行) 수석 경제학자는 “전염병 발생 충격과 외부 불확실성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 상황의 심각성은 우리가 용인할 수 있는 마지노선에 와 있다”고 이야기했다.

왕쥔타오(王軍濤) 중국 민주당 전국위원회 주석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올해 리커창이 경제에 대해 어떻게 말할지, (경제 성장) 목표를 재설정할지, 리커창이 보고서를 어떻게 썼을지, 시진핑의 논조와 일치할지 등이 모두 관찰 포인트”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로이터통신은 1월 말 중공이 2021년 GDP 성장 목표를 설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 바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공의 정책 입안자들은 경제 성장 속도를 강조하면 지방정부가 경제 성장을 추구함으로써 이미 감당하기 힘든 지경에 이른 부채가 더 늘어날까 봐 우려하고 있다.

관전 포인트 II: 빈곤 퇴치 선전

시진핑은 18차 당대회에서 2020년 전면적인 빈곤 퇴치를 목표로 세웠다. 올해 양회를 앞두고 시진핑은 “중국의 빈곤 퇴치 공방전이 ‘전면 승리’를 이뤄 ‘세상의 기적’을 일궈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정부 측에서 나오는 빈곤 전면 퇴치설은 중국 국민들의 의혹과 조롱을 받고 있다. 많은 사람이 리커창이 지난해 양회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6억 명이 월 1000위안 이하의 수입을 올린다”고 밝혔음을 언급했다. 이게 어떻게 빈곤 퇴치를 했다는 걸까.

리커창이 이 발언은 여론을 뒤흔들었고, 시진핑의 ‘샤오캉(小康∙전 국민의 삶이 안정된 상태)의 꿈’을 공개적으로 깨뜨려 시진핑을 난처하게 만들었다고 지적됐다. 이후에도 리커창은 전염병 습격 아래 경제 회복이 좋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는 발언을 거듭하는 등 시진핑과는 다른 논조를 쏟아냈다.

중국 독립 언론 평론가 우터(吳特)는 “시진핑과 리커창은 한때 정치적 동맹으로 여겨졌지만, 시진핑의 정권 독점 이후 리커창의 시장 지향적 경제 논리가 시진핑과 맞지 않게 되면서 두 사람의 노선 다툼이 권력 투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시진핑은 계속 자신의 ‘당을 지키겠다는(保黨) 꿈’, ‘샤오캉의 꿈’을 강화했는데 리커창은 반대로 중공이 직면한 각종 경제적 곤경을 계속 드러냈다는 것이다. 시진핑이 꿈을 꾸면, 리커창이 허무는 기이한 경관이 펼쳐진 것이다.

왕쥔타오는 “실무 노선을 걷는 리커창이 이번 양회에서 어떻게 빈곤에서 벗어나고 있는지 이야기함에 따라 중공 정치 풍향의 일부분을 읽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시진핑과 리커창의 의견 격차가 여전할 경우 “시진핑이 적어도 당내, 최소한 상무위원급에서는 사상과 논조를 완전히 통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치학자 카이보(凱博∙가명)는 영국 BBC방송에서 쌍순환으로 어떻게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가 베이징의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관전 포인트 III: 화병당(花甁黨)이 어떤 정보를 흘릴까

중국 전문가들은 역대 전인대는 새해 경제 및 사회 발전 계획을, 정협은 정부가 허락한 국민의 관심거리를 다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왕쥔타오는 “정협은 위에서 토론이 허용된, 서민의 관심사를 논의할 수 있다”며 아무리 ‘화병당(들러리당)’이라고 해도 뭔가를 내놓아야 하니 어쩌면 뭔가 유용한 정보를 내보일 수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작년 말부터 중국에 전력 제한, 에너지 부족 문제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어쩌면 정협 위원 전문가들의 발언에서 일부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또 인구 의제 및 출산 전면 개방 여부 논의도 관전 포인트일 수 있다.

관전 포인트 IV: 홍콩 의제

양회 직전(3월 1일) 홍콩 총선에 첫 출마한 민주파 인사 47명이 국가 정권 전복을 공모했다고 고발당한 것으로 드러나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다.

카이보는 홍콩 민주파가 2019년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자 베이징이 입법회 선거를 동결하고 민주파 의원들을 체포하는 ‘책상 뒤엎기’ 정책을 취했다고 전했다. 그들이 인정하는 정당의 선거 출마만 허용하고 지지함으로써 (홍콩이) 베이징의 지배 아래 있음을 확실히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베이징에서는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린다’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홍콩 매체 ‘홍콩01’은 베이징이 현행 선거제도에서 후보가 ‘애국자’에 해당하는지 ‘평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평가 범위에는 각급 선거가 포함되는데, 홍콩 행정 장관 선출을 담당하는 선거위원회, 양대 직선 입법회와 구의회 등이다. 소문으로 떠도는 방안은 정치위원을 대거 포함시켜 각급 선거의 공천 자격을 점검하도록 선거관리위원회를 개편하는 것이다.

홍콩 언론 ‘명보’(明報)도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입법회 직선 5개 지역의 ‘구획’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홍콩 출신 전인대 상무위원회 탐이우충(譚耀宗)은 “양회 어젠다에 홍콩 문제는 언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의 시사평론가 류루이샤오(劉銳紹)는 BBC에 “양회 시기에 중공이 홍콩 선거제도를 개편하느냐가 관건이 아니라, ‘지금 먼저 여론을 만들어 놓으면, 만들어진 뒤엔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것이 관건”이라고 이야기했다.

왕쥔타오는 “중공이 홍콩 지도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건 현재의 동향만으로도 알 수 있다”며 홍콩 문제도 양회에서 그 실마리를 찾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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