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미 재계 인사들과 화상회의서 “디커플링 말아달라”

강우찬
2021년 4월 16일
업데이트: 2021년 4월 17일

중국 공산당(중공) 정권이 중국 경제와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말아 달라며 서방 기업들을 설득하고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나라 살림을 맡은 리커창(李克强) 총리뿐만 아니라 경제 사령탑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까지 가세해 서방 기업인들과의 “소통 강화”를 외치고 나섰다.

전랑(戰狼·늑대전사)외교라고 불리는 거친 언행으로 상대국의 반감을 아랑곳하지 않던 외교 분야와 달리, 경제 분야 관료들은 부드러운 태도로 서방 자본가를 끌어안으려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4일 “어제(13일) 중국 발개위가 테슬라, 퀄컴, 델 등 미국 기업 고위 임원들을 초청한 원탁회의에서 ‘확대되는 대외 개방에 움츠러들지 않겠다’고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례적’이라는 평가에 대해 “발개위는 미국 기업과 이 같은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13일) 리커창 중공 국무원 총리는 베이징에서 미국 재계 인사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하고 양국의 상호 핵심이익 존중과 협력을 통해 대화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공 기관지 인민일보에 따르면, 이 회의는 헨리 폴슨 전 미 재무부 장관이 주재하고 미·중 무역위원회 관계자와 20여 개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공감대 형성” “비(非)충돌” “비대립” “상호존중” “협력 상생의 정신” 등 수식어들이 총동원된 이 날 리 총리 발언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싸우지 말자”는 것이었다.

리 총리는 문제점이 발생하면 “협력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디커플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고 세계를 해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대외 개방 문호는 점점 더 넓어질 수밖에 없다”고 약속했다.

이날 회의에서 중공 측은 리 총리 외에 왕이 외교부장과 허리펑 발개위 주임(장관급)이 참석했다.

같은 날 태평양 건너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충페이우 주캐나다 중공 대사가 외교관계위에 참석해 “서방에서 날로 높아지는 디커플링 목소리”에 대해 우려했다.

투자정보 주간지 배런즈(Barron’s)에 따르면 충 대사는 “디커플링 주장은 국제화를 해칠 위험이 있다”면서 캐나다에 중공과의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

이는 캐나다 측이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의 딸 멍완저우를 체포하면서 캐나다-중공 관계가 경색된 이후 처음으로 중공이 캐나다에 보낸 러브콜이다.

중공은 불공정한 무역관행, 전염병 은폐, 산업스파이 활동 등으로 최근 몇 년간 국제적으로 신뢰를 잃어 글로벌 공급망에서 고립되고 있다.

디커플링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나온 말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과 경제적 결별을 주장하며 미국에는 불리할 게 없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전 재무부 장관도 “공정 경쟁이 없다면 미국과 중국 경제의 디커플링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톰 코튼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지난 2월 기고문을 통해 중공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미국의 디커플링과 장기적인 경제전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공이 핵심 분야인 첨단기술, 자본, 금융 결제 시스템 등에서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공이 잃을 게 더 많다는 이야기다.

중공의 실물 경제도 적신호를 내고 있다.

중공 국가통계국은 1월부터 2월까지의 경제 수치를 지난달 16일 발표했다. 소비, 투자 등 3개 주요 항목 수치가 두 자릿수까지 떨어지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많은 경제학자가 중국 본토의 실제 실업률은 더욱 참혹하다고 주장했다.

중국문제전문가인 고든 창은 “리커창 총리는 미국과 중국 경제는 디커플링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디커플링만이 중공의 미국 지식재산권 절도를 끝낼 수 있다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주도권이 미국에 있음을 강조했다.

경제 분석가 윌리엄 데크메츠안은 “캐나다는 반드시 호주처럼 중국과 관계를 끊어야 한다”며 “중국은 ‘신뢰할 수 없는 무역 파트너’임을 보여줬다. 차이나 아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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