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중국, 국영기업에 홍콩 투자 확대 요구…기업·사회 공략”

차이나 뉴스팀
2019년 9월 18일 업데이트: 2019년 9월 18일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 시위가 3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공산정권이 국유기업을 동원해 홍콩 경제 장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홍콩 기업이 당국의 압력에 밀려 자리를 내주고 탈출하는 상황에서 중국 국유기업이 홍콩 기업과 홍콩 사회를 대거 공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 산하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국자위)가 지난주 선전시에서 시노펙(Sinopec), 차이나머천트 그룹을 포함한 국영기업 100여 곳 임원을 소집해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 국자위는 홍콩의 일자리 창출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소매업과 관광업,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 강화를 중국 국영기업 임원들에게 요구했다.

또한 국자위는 홍콩 기업 지배권을 강화해 경영 결정에 참여하라고 국영기업 임원들에게 촉구했다.

한 국영기업 대표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홍콩의 비즈니스 엘리트들은 충분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들 대부분 우리(국영기업)에 속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홍콩 기업가들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자유롭게 경영하고 있는 상황을 시사하는 발언이었다.

홍콩 유력지 빈과일보 역시 중국 국영기업이 홍콩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는 보도를 냈다. 빈과일보는 홍콩 내에서 중국 공산정권으로부터 자유로운 몇 안되는 독립언론 중 하나다.

빈과일보는 국영기업 경영진으로 구성된 교류단이 홍콩을 방문했으며, 앞서 선전시에 있는 ‘중앙정부 홍콩주재 연락판공실(중련판)’을 방문한 다음, 홍콩으로 들어와 캐리 람 행정장관과 비공개 모임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다수의 국영기업 경영진이 탄 승용차가 캐리 람 관저로 들어가는 것이 포착됐으며, 이들 국영기업에는 시노팩,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중국원양해운(COSCO), 차이나머천트그룹, 중국철도그룹, 폴리그룹(China Poly Group, 中國保利集團),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C), 화룬그룹(華潤集團), 중국남방항공 등이 포함됐다.

또한 신문은 비공개 모임에서 홍콩 정부의 국영기업 지원정책 등이 논의됐으며 이 자리가 “중국 기업이 값을 부르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중국 국영기업의 움직임은 홍콩 사태 대응책으로 분석된다. 중국 공산당이 국영기업을 홍콩에 진출시켜 경제적 지배력을 강화한 뒤 시위대의 시선을 정치에서 경제로 돌리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송환법 반대 시위 발생 이후 사태의 원인을 홍콩의 높은 집값, 빈부 격차와 취업 문제 탓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홍콩 내 대표적인 친중세력인 민건련(民建聯) 역시 이러한 중국 지도부의 행보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입법회 정당인 민건련은 최근 ‘토지 환수 조례’에 입각해 개인사업주의 유휴 토지를 환수하고 공영주택 확대를 요구하는 광고를 신문 1면에 게재했다. 주택공급 정책으로 홍콩 젊은층 여론을 되돌려 보겠다는 것이다.

중국 관영 언론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홍콩 최고 재벌 리카싱에 대한 논평을 발표하며 “부동산 업자들은 땅 사재기로 마지막 한 푼까지 벌어갈 것이 아니라…젊은이들에게 활로를 열어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역시 “홍콩 부동산 업자들은 과거 홍콩에서 큰 수익을 얻었다”며 “절박한 주택 문제 해결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에 대해 홍콩 SNS에서는 “민건련의 이번 조치는 홍콩판 토지개혁” “인민을 위한 봉사라는 명분으로 홍콩 부자들을 손보려 한다” “주택이라는 민생문제로 직선제 요구를 약화시키려 한다”며 경계하는 댓글이 주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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