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서 ‘폭탄테러 협박’ 체포된 호주 청년 “中 대사관이 날조”

한동훈
2022년 07월 26일 오후 2:19 업데이트: 2022년 07월 26일 오후 2:23

펑솨이 구명운동 등 공산당 인권탄압 알려온 드루 파블로
런던서 체포…中 대사관 “폭탄테러 협박 받았다” 신고

파블로 “내가 보낸 메일 아냐, 조직적 음해 공작”

호주 인권운동가가 중국의 모함으로 곤경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주재 중국 대사관을 배후로 지목하고 조사를 요청했다.

오랜 기간 중국 공산당의 인권탄압을 비판하는 활동을 벌여온 드루 파블로(23)는 지난 21일 영국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 앞에서 동료 1명(22)과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에 체포됐다.

파블로에 따르면 경찰은 “중국 대사관에서 폭탄테러 협박범 신고가 들어왔다”며 체포 이유를 밝혔고 또 이날 중국 대사관으로부터 받았다는 이메일도 보여줬다.

이 이메일은 ‘드루 파블로다. 12시까지 위구르족 학살을 중단하지 않으면 대사관을 폭파시키겠다. 그럼 이만, 드루’라는 내용이었고 발송자 주소는 ‘drewpavlou99@proton.me’였다.

파블로는 이 이메일은 가짜이며 자신은 중국 대사관을 협박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나를 폭탄테러 누명을 씌우려 한다”며 “도움이 필요하다.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파블로는 또 경찰에 의해 수갑이 채워진 채 23시간 동안 구금됐으며 10시간 이상 변호사와 접견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마트폰도 압수당해 20시간 만에 5분간 통화가 허용됐으며, 영국 주재 호주 영사와의 접견도 거부당했고, 7년형을 선고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영국 경찰이 ‘추가로 5년형을 더 선고할 수 있는 조사방해죄로 기소할 것’이라고 위협하며 이미 압수한 스마트폰의 비밀번호를 밝히라고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파블로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나를 사칭한 이메일이 정치인과 인권운동가들에게 계속 보내지고 있다”며 “정신적 고문이 멈추길 바란다. 이틀 동안 다섯 시간밖에 자지 못했다. 너무 피곤하다”고 말했다.

파블로는 같이 시위에 나섰던 동료는 파블로의 체포 장면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공모 혐의’로 체포됐으며 스마트폰과 소지하고 있던 노트북을 압수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광역경찰청은 파블로와 동료에 대해 모두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런던광역경찰청은 23일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공식성명에서 “지난 7월 21일 16시 30분경 런던 포틀랜드 플래이스에 소재한 중국대사관에서 한 남성이 수상스러운 행동을 보여 체포, 구금됐다”고 했다.

성명은 또 “이 남성은 다량의 접착제를 소지하고 있었으며 중국 대사관 건물 외부에 자신의 손을 붙이려고 했다”며 “대사관 침입 혐의, 폭탄을 제조해 위해를 가하겠다며 협박한 혐의, 대사관에 형사상 피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고 설명했다.

변호사 접견 문제에 관해서는 “이 남성은 국선변호인을 선임해 21일 20시 22분에 접견했으며 22일 15시 56분에 석방됐다”고 해명했다.

함께 체포된 동료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체포·구금됐으나 조사 후 석방했으며 파블로와 마찬가지로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파블로는 경찰 성명과 관련, 에포크타임스에 “그때 접착제를 쓴 것은 맞는다. 대만 국기와 내 손을 중국대사관 문에 붙이는 데 사용했다”며 “이는 완전히 비폭력적인 불복종 시위였다”고 말했다.

깃발이나 손을 항의 대상 시설 등에 접착하는 행위는 서구권 환경단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복종 시위의 한 형태다.

파블로는 체포된 지 4시간 만에 국선 변호인을 만나게 해줬다는 영국 경찰의 주장에 대해 “체포되고 다음 날 오후 2시까지 변호사와 이야기도 할 수 없었다”며 “체포되고 22시간 후에야 변호사를 만날 수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기소되지는 않았지만 계속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압수했던 내 여권을 돌려줬지만, 출국하려고 하면 공항에서 체포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의 만행을 알리기 위한 헌신

현재 호주 대학생 신분인 드루 파블로는 지난 수년간 중국 공산당 정권의 인권탄압을 알리고 티베트인, 위구르인, 홍콩인을 지지하는 시위를 수십 차례 펼쳐왔다.

영국 윔블던이나 호주 멜버른 호주 오픈 테니스 경기장에서는 중국 고위층의 성추문을 폭로하고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 사건을 공론화하려 노력하기도 했다.

영국의 홍콩 인권 감시단체 홍콩워치의 대표이사 겸 영국 보수당 인권위원회 공동설립자 베네딕트 로저스는 파블로 체포에 관해 “완전히 터무니없고 충격적인 불의”라고 말했다.

로저스 대표이사는 “파블로는 중국 신장과 티베트 지역에서 벌어지는 잔학한 인권침해, 홍콩의 자유 파괴, 중국 공산당 인권탄압에 국제사회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평화롭고도 영웅적으로 헌신하는 청년”이라고 극찬했다.

그는 “이 청년은 박수를 받아야지 체포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파블로는 현재 자신의 변호인과 상의해 이번 이메일 협박의 배후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 해당 이메일 도메인(proton.me)을 서비스하는 스위스 암호메일 업체 프로톤(Proton) 측에 이메일 발신자 IP 주소 추적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은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 이 기사는 릴리 저우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