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제로 코로나?’… 드론에 찍힌 中 대규모 격리시설

조영이 인턴기자
2022년 09월 23일 오후 5:20 업데이트: 2022년 09월 23일 오후 11:22

중국 정부가 만든 대규모 수용시설을 드론으로 찍은 영상이 트위터 등 SNS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감염자 격리 시설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수용시설 규모가 축구장 180개 면적이다.

조립식 컨테이너 수백 개 늘어서 있어…누리꾼 “감옥같다”

블룸버그 통신은 21일(현지시간)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Douyin)에서 퍼지고 있는 코로나 19 격리 시설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상에는 숲으로 둘러싸인 넓은 광장에 조립식 컨테이너 시설물 수백 개 이상이 늘어서 있다. 영상 속 건물은 쓰촨성 광안시의 격리 시설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곳에서는 쓰촨성 네이장(Neijiang)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과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사람들을 데려와 수용하고 있다. 광안시에서 차로 약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네이장시는 쓰촨성 중부에 위치한 인구 314만 명의 도시다.

중국 국영 매체 CNS에 따르면 이 시설은 1.3㎢ 부지에 2만여 개의 격리 병상을 만드는 계획의 일부다. 이는 축구장 180개에 달하는 규모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방역 관계자는 지난 4월에 1만 4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격리시설을 착공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에 밝혔다. 영상 속 격리시설이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오싹하다”,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생각난다”,“비용은 얼마나 들었을까. 누군가는 이런 시설을 짓고 돈을 벌고 있다” 등 부정적 반응을 내놨다.

블룸버그 “제로코로나, 시진핑 위한 것…수년 동안 지속될 수도”

‘제로 코로나’라는 고강도 방역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은 코로나19 감염자가 한 명만 나와도 그 일대 주민을 모두 격리시설로 보낸다. 지난 3월 당국은 지방정부에 지역사회 전염에 대응하기 위한 임시 병원 2~3개를 건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광안시 격리시설도 작은 규모는 아니지만, 상하이와 광저우 등 대도시는 더욱 큰 규모의 격리 시설을 운영 중이다.

지난 4월 상하이는 모터쇼와 무역박람회에 사용하는 국립 전시·컨벤션센터를 4만여 개의 침대를 수용할 수 있는 격리 시설로 개조했다. 이 시설은 53일 동안 운영되었으며 5월까지 17만 4,000명의 주민을 수용했다.

남부 대도시인 광저우는 중국에 입국하는 여행객을 수용하기 위해 5,000병상 규모의 검역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은 대부분 입국 규제를 완화했지만 중국은 여전히 해외에서 ​​입국하는 사람에게 10일간의 격리를 요구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해 “중요한 전략적 성공”이라며 서방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 비해 우월한 중국 정치 체제의 중대한 이점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은 시진핑 주석을 위해 작동하기 때문에 앞으로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관료들, 20차 당대회 앞두고 ‘제로코로나’로 주민 통제”

중국이 3년째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집하면서 도시 봉쇄가 거듭되자 중국인들의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코로나19 감염자를 이송하던 버스가 전복돼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제로코로나 정책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당시 사고로 중국 남서부 구이저우성 구이양시 윈옌구에서 코로나19 격리 시설로 이동하던 주민 42명 중 27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이 사고는 구이저우성 보건당국이 19일 제로 코로나를 시행하겠다면서 확진 가능성이 있는 밀접 접촉자, 격리 구역 주민 등을 다른 도시로 이동시키다 발생했다.

사고 기사를 접한 중국 누리꾼들은 웨이보와 위챗 등에서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한 네티즌은 “이게 끝일까? 소셜미디어의 검색 순위 상위는 매일 온갖 종류의 전염병 예방 상황들이 차지해 불필요한 공황을 일으키고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든다”며 “이 같은 사고가 계속되는데도 사람들을 격리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한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하지만 곧 버스 사고 소식은 웨이보의 인기 검색어 목록에서 사라졌다. 위챗에서도 사고와 관련해 정부의 책임을 묻는 비판적인 게시글이 대부분 사라졌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중국 관료들이 10월 중국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코로나 확산을 통제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10월 16일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제20차 중국 공산당 당 대회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