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가짜 분유 터진 중국… 42개월 유아 지적장애 판정

류지윤
2021년 3월 30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30일

중국에서 가짜 분유를 20개월 넘게 먹은 유아가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가짜 분유로 인한 발육 부진 때문으로 추정된다.

2008년 멜라민 분유 사태 이후 가짜 분유에 예민해진 중국 사회가 최근 2년 연속 비슷한 사건을 겪으면서 술렁이고 있다.

지난 29일 중국 현지 언론들은 충칭시(重慶市)에 사는 황(黃)모씨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42개월된 유아인 황씨의 딸은 걷거나 말을 못하는 상태로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황씨는 지난 2017년 9월 출생한지 얼마 안된 딸이 폐렴 증세를 보여 병원에 데려가 입원 치료를 받도록 했다. 당시 의사는 퇴원하던 황씨를 향해 딸에게 ‘수용성 단백질 분유’를 먹일 것을 권유했다.

이에 황씨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에서 중국 분유 브랜드 ‘데일리 골드’(daily gold∙金大洋)에서 나온 분유 수십 통을 구매해 이후 20개월 가까이 딸에게 먹였다.

그러나 체중이 잘 늘어나지 않던 황씨의 딸은 2019년 6월부터 황씨가 다른 회사 분유를 먹이기 시작하자 체중이 서서히 늘어나며 자라기 시작했다.

황씨는 2020년 5월 데일리 골드의 ‘수용성 단백질 분유 제품’이 분유가 아니라 일종의 물에 타서 먹는 ‘고체 음료’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과거 제품을 구매한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 사이트에는 구매했던 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

황씨는 해당 분유 제조업체와 대리점 3곳을 상대로 156만 위안(약 2억 7천만)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소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오히려 황씨는 허위 주장 혐의로 회사측으로부터 4건의 역소송을 당해 지난 3월 형사 입건됐다.

황씨는 호소할 곳 없는 처지가 됐지만, 이 사건이 중국 소셜미디어인 웨이보를 통해 알려지면서 중국 네티즌의 지지가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양심 없는 제조업체와 대리점을 비난하면서 끊이지 않는 가짜 식품과 식품 안전 문제에 대해 성토했다.

“아직도 국내산 분유를 먹이는 부모가 있나” “아직도 아이용 제품을 국산으로 사나? 광고 영상에 세뇌됐나”라며 부모탓을 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국산품 애용을 지지하지만, 매번 이렇게 뒤통수를 맞게 된다. 실망”이라고 했다.

중국에서 유해성 물질이 들어간 일명 독 분유, 가짜 분유 사건은 중국 사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2008년 중국 최대 영유아용 분유 회사인 싼루(三鹿)그룹이 분유 원료에 화학물질 ‘멜라민’을 첨가했고, 이 분유를 섭취한 영유아는 비뇨기관이 망가지며 신장결석을 일으켰다. 피해 영유아만 최소 30만명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멜라민 분유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톈원화(田文華) 전 싼루그룹 회장이 3차례나 조용히 감형돼 수많은 중국인들을 분노와 좌절감에 빠뜨렸다.

교훈을 오래가지 못했다. 2년 뒤인 2010년 중국 시장에 멜라민 분유가 재차 등장해 사람들을 격분시켰다.

멜라민 분유가 2008년 촉발됐지만, 중국에서 아이들이 먹는 식품에 유독성 첨가제가 들어간 것은 그 전부터 발생하던 일이었다.

앞서 2003년 안후성(安徽省) 푸양시(阜陽市) 농촌 지역에서는 영∙유아의 머리가 크게 붓고 체중이 줄면서 미열이 계속되는 상황이 이어졌는데, 이들 모두 불량 분유를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12명의 영아가 세상을 떠났고 229명의 영아는 ‘큰머리 인형’이 되어버렸다.

들끓는 민심 앞에 당국이 관계자 처벌과 재발방지를 약속하면서 사건은 봉합되는 듯 했지만, 지난 2019년부터 2020년 후난성(湖南省) 천저우시(郴州市)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천저우 어린이병원 의사가 판매한 고체 음료, ‘슈얼따이’(舒兒呔)가 어린이 영양실조를 일으키면서 이를 섭취한 어린이는 일반 어린이와 비교해 키, 지적능력, 행동능력이 현저히 떨어졌고 신체기관이 손상을 입는 경우도 있었다.

뒤이어 천저우시 융싱현(永興縣)에서는 우유 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영아들이 ‘베이안민’(倍氨敏)이라는 특수분유를 먹은 뒤 구루병에 걸려 온몸에 습진이 생기고 체중이 줄어 ‘큰머리 인형’이 되어버리기도 했다.

이 분유를 추천한 병원에 대한 정부 측의 후속 보도는 찾아볼 수 없었고,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당 제품을 허위 선전 한 아기용품점, 아이잉팡(爱婴坊母婴店)에만 200만 위안(약 3억 5천만)의 벌금이 부과되어 누리꾼의 반발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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