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구하려고 괴한을 죽도로 죽도록 때린 아빠, ‘무죄’ 선고받았다

김연진 기자
2019년 10월 1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1일

성인 남성에게 위협을 당하는 딸을 구하기 위해 죽도를 휘두른 아버지가 재판에 넘겨졌다.

딸의 아버지는 상대방을 다치게 한 혐의로 국민참여재판을 받았는데, ‘정당방위’가 인정돼 무죄를 선고받았다.

정당방위는 현행법상 인정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 하지만 재판부가 배심원단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이례적으로 무죄가 선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0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특수상해, 특수폭행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48)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9월 24일 서울 강서구의 한 주택 건물에서 이모(38)씨와, 그의 어머니 송모(64)씨를 1.5m 길이의 죽도로 때렸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로 인해 이씨와 송씨는 상해를 입어 각각 전치 6주, 3주 치료 판정을 받았다.

사건 당시 이씨는 집주인 김씨의 딸에게 “야!”라고 불렀고, “어른을 보면 인사 좀 해라”고 말했다.

이에 김씨의 딸이 “아빠~”라고 소리치며 집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자 이씨는 김씨의 딸의 팔을 잡으며 욕설을 퍼부었다. 집안에서 이 소리를 들은 김씨는 딸을 구하기 위해 밖으로 뛰쳐나오려고 했다.

이때 이씨의 어머니인 송씨가 현관문을 막아서며 “우리 아들이 잘못했다. 아들에게 공황장애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는 집안에서 죽도를 들고 밖으로 나와 이씨의 머리를 가격했다. 송씨가 이씨를 감싼 뒤에도 김씨는 계속해서 죽도를 휘둘러 송씨의 팔을 여러 차례 때렸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사건 이후 김씨는 특수상해, 특수폭행치상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재판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배심원단은 김씨의 행동이 ‘면책적 과잉방위’에 해당한다고 만장일치로 평결했다. 즉, 정당방위로 인정해 김씨를 처벌하지 않는다는 뜻에 일치한 것.

재판부는 배심원단의 의견을 적극 반영,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행동이 모두 피고인 딸에 대한 위협적 행동이었다”라며 “야간에 딸이 건장한 성인 남성에게서 위협을 받는 불안스러운 상태에서 공포, 경악 등으로 저질러진 일”이라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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