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스캔들’ 폭스바겐, 인기 떨어지자 중국으로

FAN YU
2016년 10월 4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24일

폭스바겐 그룹이 중국 국영회사와 전기차 합작 생산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디젤 배기장치 스캔들 이후 입지가 좁아지자 중국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폭스바겐과 중국 토종 자동차업체 장화이(江淮,JAC)는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신에너지 차량(NEV)’들을 개발 생산하기 위해 지난 달 7일 합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결정은 현재 세계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전망이 제한적인 점을 고려하면 큰 의미가 있다.

폭스바겐은 디젤 게이트 이후 미국에서 1차로 150억 달러(약16조 7730억 원)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또 국내시장인 독일을 비롯한 몇몇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미 벌금과 차량 리콜 비용으로 180억 유로(약 22조 4191억 원)의 예비자금을 준비했다.

청정과 고효율을 내세우는 디젤기술을 갖고 있지만 핵심시장에서 판매금지령이 내려진 폭스바겐은 성장 유지 대안으로 전기차 등 녹색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폭스바겐 중국 지사들은 디젤게이트의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았다. 이 점이 바로 폭스바겐이 중국 전기차 업체 장화이와 손을 잡은 이유다.

중국시장에 집중

연간 누적 판매량이 갈수록 낮아지는 미국 시장과 달리 중국의 차량 수요는 2016년 크게 늘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저하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판매는 영향 받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외국과 국내 자동차 기업들은 지난 8월 중국에서 180만대를 팔아 지난해에 비해 26% 성장했으며, 2016년 들어 지금까지 1,440만대 이상이 팔려나가 지난 해 2,450만대 기록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판매실적 호조가 임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자동차세 할인이 올해 말까지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중국인들의 자동차 수요는 여전히 미국과 유럽시장의 성장률을 압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7월 중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전 세계 판매량의 3분의 1이 넘는 220만 대를 팔았다. 서유럽 전체에서 팔린 판매 대수를 초과하는 수치다. 오토데이터(Autodata)에 따르면 미국시장에서 폭스바겐 브랜드 판매량은 나머지 회사들이 1.3% 늘어난 7월에도 14%나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폭스바겐에게 중국시장이 훨씬 더 중요해졌다고 가정하는 것은 상식적이다. 8월, 폭스바겐은 회사 노장인 슈테판 뵐렌스타인을 폭스바겐 차이나 CEO에 임명됐다. 그룹에 따르면 이는 ‘중국에서의 미래 성장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이다.

전기차 드라이브

베이징은 전기차가 중국 경제 성장을 위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신차의 30%를 연료절감 정책에 활용하려 하고 있다. 2025년까지 해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같은 NEV를 300만 대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의 NEV 판매량은 지난해 약 33만대로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미국을 4배나 추월했다. 팔린 차량 대부분은 BYD탕(BYD Tang)이나 칸디 판다(Kandi Panda) 같은 국내산 브랜드였다.

폭스바겐은 현재 중국에서 사익(SAIC)과 포그룹(FAW Group Corp)이라는 두 개의 합작 투자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중국은 외국기업의 기술 이전을 강제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중국에서 차량을 생산하려는 모든 외국 기업들에게 국내 기업과의 합작 벤처를 의무화하고 있다.

해외-국내기업 합작벤처는 가솔린 차량을 생산하는 경우는 2개사로 제한되는데 비해 전기차는 제한이 없다.

폭스바겐은 중국의 NEV 개발 파트너로 비교적 알려져 있지 않은 상대를 골랐다. 장화이(JAC)는 중국에서 9번째 규모의 자동차 생산기업이자 외국회사와의 합작 벤처 설립은 처음이다. JAC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초기 스타트업 기업으로 2010년, 약 80마일(128㎞) 속도를 내는 J3 EV를 런칭한 적이 있다. 회사 측은 정확한 숫자는 밝히지 않은 채 6월 NEV 판매가 1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NEV 선점이 목표?

중국은 국내시장 선점 방법으로 JAC 같은 기존 국영기업에 기회를 주며 전기차 스타트업 기업의 합병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민간자본이 투자한 200개 이상의 NEV 스타트업이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工業和信息化部)는 최근 엄격한 기술과 규정 표준을 도입해 NEV 스타트업들이 업계의 ‘건강한’ 성장을 보증하기 위해 이행해야 하는 기술 목록 17개를 제시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 표준에는 NEV의 성능과 안전성을 결정하는 컨트롤 시스템, 부품 공급처, 이용, 상태 등을 추적하는 정보시스템과 배터리 재활용 혹은 재사용 과정도 포함된다.

표면적으로 이런 평가는 NEV 스타트업의 성장을 조절하려는데 목적을 두고 있지만 당국은 스타트업의 숫자를 줄이려는 계획을 갖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국무원 발행의 중국경제시보는 새 지침이 중국 NEV 스타트업 중 90% 이상을 소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심지어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이미 NEV를 개발하고 있는 국영기업을 제외하고 중국 NEV 스타트업의 숫자를 10개 내로 제한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암시했다.

그것은 중국에서 폭스바겐과 경쟁하는 스타트업들이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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