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재개된 미중 무역협상, 3대 관전 포인트

LI MUYANG
2019년 9월 21일 업데이트: 2019년 9월 26일

미국과 중국이 다음 달로 예정된 고위급 무역 회담에 앞서 19, 20일 양일간 차관급 실무 협상을 진행했다. 외신에 따르면 랴오민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부주임 겸 재정부 부부장과 제프리 게리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 등이 백악관 인근 미 무역대표부에서 만나 실무협상에 들어갔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을 재개한 것은 지난 7월 이후 2개월 만이다.

회담 재개를 앞두고 양국 간의 무역 전쟁은 급속히 ‘해빙’ 국면으로 들어갔다.

무역 전쟁이 두렵지 않다던 중국 지도부는 미국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유사 이래 가장 위대한 협의가 될 것”이라며 내년 대선 전에 중국과의 무역 협상에 서명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넌지시 흘리기도 했다.

지난 11일, 중국 국무원은 윤활유, 사료용 유청, 일부 항암제와 화학제품 등 16개 품목에 대해 지난해 7월 부과한 25% 추가 관세를 1년간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12개 품목에 대해서는 이미 부과된 관세를 환급해주기로 했다.

하루 뒤인 12일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기업들이 대두와 돼지고기 등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위한 가격 문의를 시작했으며, 미국 농무부는 중국이 미국 농산물 72만 톤을 구매할 예정이라고 확인해 주었다.

상무부는 이와 관련해 “중국산 제품 2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 인상을 10월 1일에서 10월 15일로 연기한 미국의 선의적 조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화통신은 중국 정부가 미국산 제품 추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콩과 돼지고기를 비롯한 일부 농축산물을 제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과거 차관급 협상에 줄곧 등장했던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 대신 랴오민을 보낸 것도 더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협상의 속도를 높이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베이징대학 경제학과 출신인 랴오민 부부장은 중국은행, 인민은행, 은행감독위원회 등 금융권 경력이 많아 ‘금융통’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핵심적 요구 2가지는 불변

중국이 협상 재개를 희망함으로써 지난 2개월간 정체됐던 무역 협상에 한 가닥 희망이 생겼지만, 양국의 의견 차이는 여전히 뚜렷하다.

미국의 중점적 관심사는 두 가지로서, 하나는 중국이 반드시 구조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반드시 합의안을 실행할 체제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중국의 ‘구조 개혁’은 바로 경제 구조에서 나오는 문제, 즉 불공정하고 부도덕한 무역정책으로 인해 조성된 거대한 무역 불균형을 개혁하라는 요구다. 여기에는 기술 강제 이전, 사이버 침입, 지적재산권 침해, 비관세 장벽, 국영기업 보조금 등이 포함된다.

지난 8월 피터 나바로 무역 보좌관은 중국 무역의 7가지 중대 범죄를 열거한 바 있는데, 여기에는 미국에 펜타닐을 수출하는 것과 위안화 가치 통제 등이 포함됐다.

중국 경제를 이끄는 것은 시장이 아니며 정부의 강력한 통제다. 중국 공산당이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것도 국가 이익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미국의 요구 사항은 중국 정부가 경제에 간여하지 않고 시장의 결정에 맡기는 것으로 중국 공산당이 체제의 붕괴를 감수하면서까지 시장을 개방할지는 미지수다. 이 때문에 양측이 12차례 회담을 가졌지만 늘 이런 문제에 걸려 한 치도 진전할 수 없었다.

실행 시스템 역시 미국이 중시하는 부분이다. 그간 중국 정부가 합의 이행을 게을리했던 전력에 비춰볼 때, 13차 협상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이룰 수 있지만, 표면적인 수정에 그칠 가능성이 큰 것이 사실이다. 래리 쿠들로 백악관 경제담당 수석 보좌관은 미·중 무역 갈등을 해결하려면 10년이 걸릴 것이라 예상한 바 있다.

토마스 도노휴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앞으로 수개월 간의 협상에서 양측이 확고부동한 협의를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는 미·중 간의 모든 분쟁 거리를 해결하는 것은 틀림없이 난도가 높으며,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협상 성패를 가늠하는 3가지 요소

미·중 무역 협상이 1년 이상 이어지고 있지만, 양국 간 무역 마찰이 어떻게 해결될지는 아직도 미지수다, 하지만 4가지 요소를 보면 성패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첫째, 미국 정부와 민간 모두 이제는 중국에 대해 강경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에 관세 제재를 가하면서부터 미국 여야는 모두 중국 공산당의 위협을 깨닫기 시작했다.

미 의회 양당은 중국에 반드시 체계적 개혁을 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전례 없이 의견 일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대통령 경선 후보자들은 중국의 무역 행위에 대해 ‘부패’와 ‘절도’라는 표현을 썼는데 과거 미국 정부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일이다.

워런 마루야마 전 USTR 법률고문은 ‘과거 중국이 경제 발전을 이루면 자유화될 것이라는 생각’은 이제 한물갔다며 “이제 양당 모두 중국에 대해 더 강경한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이 신뢰할 수 없는 중국 공산당의 진짜 모습을 미국인들에게 정확히 보여준 다음 국제 질서를 재구축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미국 내에서는 경제학자들과 기업 경영인들이 미·중 무역 전쟁이 미국 경제를 해칠 것이라며 수개월째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반면 많은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미국은 더는 중국 공산당 불량배 정권과 협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또다시 거짓을 일삼는 중국 공산당에 농락당할까 봐 우려했다.

AIA 캐피털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는 우자룽(吳嘉隆)은 본보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무역전과 협상을 오가는 것이 무역 협정을 체결하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협정을 체결한다 해도 이행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 과정에서 중국에 있는 미국 기업에 철수할 시간을 벌어 미·중 경제의 분리를 도모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을 고립시켜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려고 한다는 점이다.

우자룽은 관세를 올리는 것은 중국에 수출 시장을 주지 않는 것이고, 중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게 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미국은 또 중국 공산당 기술 절도의 가장 주요한 창구인 홍콩을 틀어막아 중국과의 ‘과학 기술전’, ‘통화전’, ‘금융전’까지 벌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중국 은행의 달러 결제 금지를 선언하면 중국 경제는 무너질 수 있다고 봤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럼프는 미국이 이끌고 민주적으로 지원하는 새로운 세계 질서를 만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공산당 치하의 경제가 붕괴한 후에도 미국은 중국 공산당을 계속 고립시키고 유엔이나 WTO와 같은 국제기구에 중국 공산당을 퇴출하도록 요구하거나 새로운 동맹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이미 결론 내려진 중국 공산당의 실패

중국 경제 전문가인 사우스캘리포니아대학의 셰톈(謝田) 교수는 무역전은 미국에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 시간을 장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은 더 시간을 끌 카드가 없으며 그들의 정권을 위협하는 위기는 하나하나가 모두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셰톈 교수는 중국 본토에서 여론이 악화되고 당내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공산당에 항의하는 불길이 홍콩에서 본토로 옮겨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경제가 전면적으로 추락하고, 금융 시스템에 축적된 문제들도 되돌리기 어려워 중국 공산당은 이미 위급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한편, 양국이 조속히 합의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 중국을 상대로 50~100%의 관세 부과도 가능하다는 백악관 관계자 발언이 나온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이번 실무 협상을 거쳐 다음 달 워싱턴에서 제13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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