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수십억 메뚜기떼 습격에 ‘식량 부족’ 비상사태

캐시 허
2020년 02월 4일 오후 3:45 업데이트: 2021년 05월 16일 오후 12:36

식량 부족을 겪고 있는 아프리카 케냐에 70년 만에 수십억 마리 사막 메뚜기떼가 덮쳐, 식량과 가축 사료로 쓸 농작물들을 먹어 치우고 있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소형 비행기를 이용해 살충제를 뿌리는 것이다. 하지만 통신 장비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 지역에서는 이마저도 어려워 메뚜기 박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케냐와 소말리아 등 메뚜기 떼가 나타난 국가들은 우간다나 남수단 지역으로 메뚜기떼가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비행기 5대를 동원해 살충하고 있다.

국제연합(UN)은 동아프리카 전역에서 살충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7천600만 달러가 바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빠른 대처가 절실하다며 메뚜기 떼를 박멸하지 못하면 6월까지는 현재 개체수의 500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사막 메뚜기떼 출몰은 최근 몇 달 동안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강수량 때문으로 풀이된다. 처음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시작한 메뚜기 떼는 농작물들을 모두 먹어 치우고 케냐로 이동했다.

이에 소말리아 농업부는 지난 2일 이번 사태를 ‘국가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비정상적인 메뚜기떼가 농작물을 모두 갉아먹고 있다고 발표했다. 규모가 웬만한 도시만 한 메뚜기떼는 수단, 지부티, 에리트레아 일부 지역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군대와 일반 시민을 동원해 신속히 박멸해야 한다고 농업부는 말했다.

이 같은 대규모 메뚜기떼 출몰은 에티오피아에서는 25년 만에 일어난 일로, 이 나라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까지 출몰했다.

한 주민은 “우리 집 거실 안까지 메뚜기가 들어왔다…집에 있는 모든 문을 두드리는 것 같았다”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에티오피아의 한 농업부 관리는 아디스아바바에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메뚜기 떼가 오는 거라며 동부와 남부 지역에는 거대한 규모로 침략했다고 AP통신에 밝혔다. 또 수도 곳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살충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케냐의 이시올로 지역 농업부 책임자는 “메뚜기가 빠르게 번식하고 있어서 시간을 다투어 박멸해야 한다”며 “외부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현재까지 메뚜기 떼 5개를 제거했지만, 규모와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균적으로 사막 메뚜기떼 1Km2는 최대 1억5천만 마리로 무리를 이루어, 하루에만 사람 3만5천 명이 먹을 수 있는 작물을 먹어 치운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