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심 뚝딱 고쳐드립니다” 장난감 의사들의 따뜻한 토이스토리

이현주 인턴기자
2020년 6월 5일
업데이트: 2020년 6월 5일
KBS 유튜브 캡쳐

“삐용삐용” “뾰로롱~” “띵동” 장난감 전자음 소리가 흘러나오는 어느 장난감 병원!

할아버지 장난감 의사들이 ‘아픈’ 장난감을 치료하느라 여념없었다.

이곳은 바로 인천 미추홀구 주안시민지하상가에 있는 ‘키니스(kinis) 장난감 병원’으로, 공학도 출신 박사님들이 운영하는 아주 특별한 ‘장난감 병원’이다.

키니스 네이버 카페

‘키니스'(kinis)는 어린이를 의미하는 ‘키드'(kid)와 노인을 뜻하는 ‘실버'(silver)를 섞어 만든 이름으로, 장난감을 ‘아프다’고 표현하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병원’이라 부른다.

‘키니스’는 인하공업전문대 교수 출신 김종일 이사장이 지난 2011년 동료 교수 등과 의기투합해 만든 곳으로, 65세 이상 8명의 실버 인력이 어린이들의 장난감을 수리해주고 있다.

저마다 하나씩 장난감을 들고 앉은 할아버지 의사들은 치료에 열심이다. 누구는 뽀로로 전화기를 분해하고, 또 누구는 전자키보드를 납땜 중이다.

벌써 9년이 다 되어가는 키니스 장난감 병원.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장난감 수리가 모두 ‘무료’라는 점이다. 키니스 장난감 병원은 온라인을 통해 진료예약을 받고 장난감을 치료한 뒤 택배로 돌려보낸다.

연합뉴스

개인의 기부로 운영되다 보니, 초반에는 돈을 벌기는커녕 재정이 넉넉하지 않아서 사비로 충당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무료로 재능기부 하는 이유는 바로 ‘아이들’이다. 장난감을 받은 아이들 중에 표정을 찡그리는 아이는 없다. 할아버지 의사들은 수리된 장난감을 들고 아이들이 사진을 찍어 홈페이지에 올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KBS 유튜브 캡쳐

이곳에 오는 장난감들은 전기회로가 고장났거나, 건전지가 부식된 것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수리한 장난감은 ‘모빌’이라고 한다. 아이를 돌보느라 밥 먹을 여유도 없을 부모들을 생각해, 모빌이 들어오면 제일 먼저 수리해 보낸다고 한다.

또한, 이곳에선 매년 1만여 개의 장난감을 기증한다. 기부된 장난감은 미혼모 가정 등 필요한 곳에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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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의사들은 키니스 장난감 병원이 전국 곳곳에 세워지길 바란다. 장난감 대여소는 많지만 수리소는 찾기 어려워 서울 부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서 택배가 밀려 온다.

김 이사장은 “아이들에겐 장난감이 첫번째 재산”이라며 “노하우를 전수하고, 모든 후원도 할테니 전국에 다른 장난감병원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누군가 시키지도 않았고, 돈을 받지도 않지만 동심을 수리하는 게 삶의 큰 보람이라는 할아버지 의사들. 오늘도 할아버지 의사들은 아이들을 위해 장난감을 치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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