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공급·판매 합작사’… 中, 마오시대로 돌아가나

류지윤
2021년 6월 30일
업데이트: 2021년 6월 30일

중국 중신망(中新網)이 지난 26일 ‘공급·판매 합작사’ 본사를 비롯한 4개 부문이 생산·판매·신용 3위일체의 협력 시범사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계획경제 시대의 산물인 ‘공급·판매 합작사(供銷社, 이하 합작사)’의 부활은 경제정책의 후퇴이자 미래 정치의 풍향계로 여겨진다.

구매 경로가 다양한 오늘날 젊은이들은 중국의 몇억 농민들이 무엇을 사거나 팔 때 오직 하나의 ‘상가’(商家), 즉 합작사를 통해야만 했던 시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거의 알지 못한다.

물자가 부족해 배급표가 있어야만 물건을 살 수 있었던 계획경제 시대에 ‘합작사’는 각지의 생활물자 수매와 판매를 독점했다. 정부 당국도 합작사의 병폐를 인정했다.

중국공산당 관영 신화통신 산하 일간지 신화메일통신(新華每日電訊)은 2018년 기사 ‘합작사의 흥망성쇠’에서 “’하나의 통로’가 농민들의 구매와 판매를 수십 년 동안 독점해 왔다. 합작사의 운영 효율성은 낮고, 특권 사상이 만연하고, 수매할 때는 상품의 등급과 가격을 낮추고, 판매할 때는 태도가 냉랭하고, 대량의 상품 재고가 쌓였다. … 경직된 체제는 갈수록 시대 발전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계획경제가 실패하자 중국 공산당이 시장경제로 전환함에 따라 민간의 각종 노점상과 상점이 생겨나면서 합작사는 독점 지위 특권을 상실했고, 1990년대 초에는 말단 합작사 대부분이 유명무실해졌다.

하지만 중국 공급·판매 협력 본사, 중앙 농업 영도소조 판공실, 인민은행, 은행보험감독위원회 등 4개 부처가 최근 발표한 문서에 근거해 합작사가 부활했다. 중국 정부는 오는 7월부터 생산·공급·신용 ‘3위일체’의 종합 시범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며 2년 내 시범사업 지역에서 돌파구가 마련될 전망이다.

중국 온라인 매체 종람중국(縱覽中國)의 천쿠이더(陳奎德) 편집장은 “현재 국제사회가 중국공산당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중국은 점점 더 폐쇄되고 위축되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앞으로는 과거 30~40년 동안처럼 고속성장을 이어갈 수 없다는 사실과 중국 경제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경제 부분을 장악하기 위해 마오쩌둥 시대의 일부 사회적·경제적 정책을 복원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중국공산당은 합작사를 포기하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합작사의 집단 재산 사유화 및 지분화에 대한 발상은 일찌감치 중단했고, 국가 정책으로 농자재, 면화, 재생자원, 농촌 슈퍼마켓 운영 등 사업 분야를 망라하는 ‘중국 공급·판매 그룹’으로 육성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하자 정부가 통제하는 합작사 시스템을  재건하는 문제가 다시 의제에 올랐다. 2019년 10월 중국 정부는 ‘합작사 조례’를 발표했다. 지난해 시진핑은 농촌 공급·판매 협력사 개혁을 촉진하고 농촌에서 중국 공산당의 집권 기반을 다지기 위해 중요한 ‘지시’를 내렸다.

정치잡지 ‘베이징의 봄’(北京之春)의 후핑(胡平) 편집장은 “공급·판매 협력사라는 이름을 쓰더라도 그 당시, 50년대부터 문화혁명 때까지 이어온 마오쩌둥 시대의 ‘공급·판매 협력사’와는 기능이 달라졌다. 정부가 관리하는 상점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시진핑은 여러 방면에 그런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1954년 7월 설립된 전국통일의 합작사 시스템은 농촌의 자영업에 대한 사회주의 개조를 담당했다. 현재 그 기능은 조금 바뀌었지만, 합작사는 여전히 공유제를 육성하고 사유 경제를 배척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후핑 편집장은 “기본적인 방향은 이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공유제로 이루어진 계획경제가 경제발전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은 중공 당국도 알고 있기 때문에 중국에 나타난 시장경제와 민영경제 모두를 타격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민간기업이 시장 경제의 일부 측면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니 이를 시기했을 것이다. 시장경제는 어디까지나 직접적인 통제 밖에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경제 정책에서 후퇴한 것도 향후 정치적 풍향을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천쿠이더 편집장은 “(합작사는) 중국의 정치 시스템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국가 행정 기구가 통제할 수 있고 지배할 수 있는 이러한 공상 네트워크이다. 그래서 그것은 집단주의, 집단화 시대로 후퇴하는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중국공산당의 이른바 ‘개혁·개방’은 경제개혁과 정치개혁을 분리했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경제 개혁만 하다보니 정치는 갈수록 경직되고 개혁이 어느 정도에 이르자 경제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러한 추측은 합작사의 재등장으로도 이미 입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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