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러 가스공급 축소 우려에 비상…경보등급 상향 전망

조영이 인턴기자
2022년 06월 23일 오후 12:38 업데이트: 2022년 06월 23일 오후 12:38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에 대응해 가스 비상공급 계획 경보 단계를 2단계인 ‘비상’으로 높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은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제한되거나 끊길 것을 우려해 지난 3월 30일 1단계 ‘조기 경보’를 발령했는데 이를 한 단계 더 높인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가스 비상공급 계획 경보단계가 2단계로 상향되면 기업과 가정에 비용을 전가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5일 자국과 독일을 연결하는 발트해 관통 가스관 ‘노르트스트림’의 가스 공급량을 60% 줄인다고 발표했다. 독일은 러시아에 천연가스 3분의 1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대러 제재로 가스송출설비가 오지 않아 시설 가동이 일부 중단된 탓이라고 주장하지만,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조치라고 본다.

독일은 또한 에너지 수급 안정과 겨울용 에너지 비축을 위해 자국 석탄발전량을 늘리기로 했다.

독일 경제부는 지난 19일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는 차원에서 석탄 사용을 늘리는 방안을 포함한 긴급조치를 발표했다.

가동을 중단한 채 예비로 남겨뒀던 석탄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하고, 산업체를 대상으로 가스 판매 경매 제도도 도입하겠다고 했다.

로베르트 하베크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천연가스를 최대한 비축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최우선 순위”라고 강조하며 “전기 생산에 가스보다 석탄을 더 많이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감축에 대해 “우리를 불안하게 만들고, 분열시키고, (에너지) 가격을 올리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략이 분명하다”고 비판했다.

현재 독일의 천연가스 비축량은 총저장 능력의 58% 수준이다. 독일 정부는 올겨울 난방 수요에 대응해 비축량을 10월 초까지 80%, 11월 초까지 90%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국가 전체적으로 가스 소비를 줄이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독일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천연가스를 의존하고 있는 여타 유럽 국가들에서도 화석연료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스트리아 정부도 이날 폐쇄한 석탄 발전소를 재가동한다고 발표했다.

오스트리아는 정부의 100% 재생가능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라 2020년 봄 가동을 중단했던 남부 멜라크의 버분드 화력발전소를 재가동한다.

그리스는 석탄발전소 폐쇄를 미루고 올해와 내년 석탄 생산량을 50% 증산하기로 했다. 그리스는 수입 가스의 46%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 역시 20일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확대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환경 문제를 이유로 석탄화력발전을 35%까지 축소했는데 에너지 수급 위기에 2024년까지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최대한 다시 가동하고 이를 통해 절약한 가스를 겨울용으로 저장하겠다는 것이다.

로프 예턴 네덜란드 에너지장관은 이날 “러시아에서 유럽에 공급되는 천연가스 총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며 “네덜란드와 유럽 전체가 대응책을 실시하지 않으면 겨울에 대비해 충분한 가스를 비축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