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 中 “IT기업, 개인정보 유출 금지…데이터 안보 표준 만들자”

남창희
2020년 9월 9일
업데이트: 2020년 9월 9일

틱톡, 위챗 등 중국 정보기술(IT)기업에 대한 미국의 공세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데이터 안보에 관한 국제 기준을 제안했다. 반격을 위한 명분쌓기로 풀이된다.

8일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디지털 거버넌스 심포지엄에서 ‘데이터 안보에 관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초안을 발표했다.

초안에서는 “기술기업은 제품과 서비스에 백도어를 심어 사용자 시스템을 조작하거나 데이터를 불법적으로 획득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또한 “대규모 감시 기술로 외국인의 정보를 수집하면 안 된다”고 명시했다.

이번 ‘데이터 안보 구상’에서는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청정 네트워크에 대항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이 외교부장 역시 초안을 발표하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일방적인 행위에 기대어 특정 국가가 ‘깨끗한’ 네트워크라는 명목으로 근거 없는 비난을 계속하고 있고, 경쟁 우위를 가진 다른 나라의 기업을 먹잇감으로 삼았다”고 비난했다.

중국 공산당(중공) 기관지인 환구시보도 중국 사이버 보안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도둑이 도둑을 잡으라고 소리치는 것과 같은 꼴”이라며 미국을 저격했다.

그러나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이러한 국제 기준을 제안한 중국이 실제로 기준을 준수할 의지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IT기업들이 국제 기준에서 금지한 행위를 해왔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늉에만 그치리라는 지적이다.

인공지능(AI)·사이버보안 전문가인 링청난 국립 대만대 교수는 에포크타임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대외 홍보 목적의 발표로 보인다”고 했다.

링 교수는 “표면적으로는 모두 맞는 말”이라면서 중국의 자정 노력을 보여줌으로써 청정 네트워크를 이기적이라고 비판하기 위한 명분쌓기용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링 교수는 중공이 이번 데이터 안보 구상을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 및 대내 선전용으로 시도하고 있다고도 봤다.

그는 “중공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참여한 개발 도상국들이 이번 안보 구상에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공은 유엔(UN) 산하 기구와 같은 국제기구를 통해 이번 구상을 선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유엔 산하 전문 기구 중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 4곳에서 중국인이 수장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 간 해양분쟁을 해결하는 국제사법기구에 중국 인사가 재판관으로 당선됐다.

중공, 국제기구 동원해 청정 네트워크에 맞설 것

미국은 지난 8월부터 중국의 제품과 기술을 배제한 청정 네트워크를 제안하고 동맹국과 기업들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의 5G 장비 사용 금지, 통신망·클라우드 기반 시스템·플랫폼 앱 등에 대한 보호도 요구했다.

중국 기업에 의한 사이버 안보 위협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각국의 기업기밀과 개인정보를 보호하자는 취지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중국에 데이터 안보 국제 기준을 맡기는 것은 “여우에게 닭장을 지키게 하는 것과 같다”는 지적도 나온다.

릭 스콧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공산주의 중국은 시민들의 인터넷 사용에 대해 엄청난 통제를 가하고 전 세계 각국의 지적재산 및 정보를 탈취한다”고 썼다.

미 의회에서는 지난 8월 유엔기구 내 중공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유엔기구들이 중공의 선전 수단에 악용된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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