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노르웨이 등 AZ 백신 접종 일시 중단 “혈전 생겨”

이현주
2021년 3월 12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12일

덴마크,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보건 당국은 일부 백신 접종자에게서 혈전(blood clots)이 형성됐다는 보고가 나온 뒤 지난 11일(현지 시간)부터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사용 중단을 결정했다.

앞서 오스트리아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뒤 자국민 한 명이 ‘혈액 응고 장애’로 숨지고, 또 다른 한 명이 폐색전증을 보여 입원하자 잔여 재고에 대한 접종을 중단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산하 기구인 유럽의약품청(EMA)은 “백신의 효능이 위험을 능가한다”며 백신을 계속 투여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공포감 진화에 나섰다.

전염성이 더욱 강해진 바이러스 변종 때문에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이 다시 봉쇄를 강화하려는 가운데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등의 납품이 지연되는 사례가 급증하자 유럽은 백신 출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

덴마크 당국도 오스트리아에서 사용됐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자국민(60, 여성)이 혈전을 형성한 뒤 사망했다면서 백신 사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른 유럽 국가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에 따라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마우누스 호이니커(Magnus Heunicke) 덴마크 보건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현재 백신과 혈전 사이에 관련성이 있는지 여부는 단정 지을 수 없다”며 “초기에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덴마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2주간 중단했다.

노르웨이 공중보건학회(FHI) 감염 예방 및 관리 책임자인 게이르 부크홀름(Geir Bukholm) 박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접종 중단은 조심스러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FHI는 접종 중지 기간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부크홀름 박사는 “우리는 백신과 혈액 응고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슬란드 또한 지난 11일 EMA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백신 접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도 오스트리아와 제조단위가 다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보건 전문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투여하지 말아야 함을 시사하는 증거가 거의 없다”며 “혈전 사례는 일반 비교군에서 발생하는 비율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런던 위생 및 열대 의학 학교의 약리학 교수인 스티븐 에반스(Stephen Evans)는 로이터통신에 “백신에 대해 예상되는 이상 반응을 자발적으로 보고하는 것의 문제는 인과관계를 우연의 일치와 구별하는 데서 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에반스 교수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혈액 응고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필 브라이언(Phil Bryan) 영국의약품·건강관리규제청(MHRA) 소장은 “지금까지의 혈전 보고는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들에게서 일반적으로 생기는 정도를 넘지 않았다”말했다.

이어 “의학적 증거를 봤을 때 백신이 원인이라는 것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까지 영국 전역에서 1,100만 회분 이상이 투여됐다.

영국계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의 안전성은 임상실험을 통해 깊이 연구되었고, 해당 데이터는 상호 검토되어 백신이 일반적으로 잘 작용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까지 백신과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오스트리아 보건 당국과 접촉하고 있으며, 그들의 조사를 전적으로 지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MA는 오스트리아 혈전 보고와 아스트라제네카를 연관 짓는 증거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이들의 혈전증 발생 건수는 일반 비교균과 비슷한 수준이며, 3월 9일 기준으로 백신을 접종한 300만 명 중 혈액 응고 문제가 발생한 건 단 22명 뿐”이라고 전했다.

EMA는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접종 중단 결정은 예방 차원에서 내린 조치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 의약품청은 다른 유럽연합 국가, 환경보호청 등과 함께 해당 백신에 대한 조사를 착수한다고 밝혔다.

인구 580만 명인 나라 덴마크에서는 지금까지 13만8,148명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

덴마크 보건당국은 자국민들 모두 백신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는 최종 날짜는 8월 15일로 4주 늦춰졌다고 밝혔다.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라트비아 등 4개국도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중단했다.

현재 유럽연합 회원국 가운데 17개국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보급됐다.

한편, 스웨덴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중단할 충분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스웨덴 의약품청의 의약품 안전 담당 책임자인 베로니카 아서톤(Veronica Arthurson)은 기자회견에서 “백신이 이 같은 종류의 혈전을 유발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스페인 보건당국 역시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관련된 혈전 생성 사례는 없었다며 앞으로도 접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화이자와 모더나를 공급받은 북유럽 국가들도 향후 몇 달 내에 아스트라제네카 260만 회분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유럽연합(EU)은 미국 제약회사 존슨앤드존슨(J&J)의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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