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화물연대에 “아직 협상의 문 열려 있다”

정향선 인턴기자
2022년 11월 25일 오후 9:28 업데이트: 2022년 11월 25일 오후 9:28

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가 24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정부는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자영업자이므로 이들의 파업은 ‘집단운송거부’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25일 오전에는 강경 대응을 예고하다 오후에는 “끝까지 협상의 문은 열려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화물연대, 24일부터 전국 2만 5000 조합원 총파업

25일 화물연대에 따르면 전국 16개 지역본부 60여 개 거점에서 근무하는 조합원 2만 5000여 명이 전날 0시를 기해 운송을 멈췄다. 이들 중 1만 1000여 명이 24일 오전 전국에서 진행된 총파업 출정식에 참여했다. 화물연대의 핵심 요구는 ‘안전운임제 영구 제도화와 범위 확대’다.

안전운임제는 화물차주·운수사·화주(물건 운송을 위탁하는 사람)·전문가가 함께 인건비·차량유지비·유류비 등을 종합적으로 산정해 화주와 운수사가 적정 운임을 지급하도록 보장하는 제도이다. 2020년 도입됐지만, 3년 시행 이후 폐지하는 ‘일몰제’로 시작돼 법이 개정되지 않으면 올해 말에 종료된다. 

안전운임제를 실시하기 전 화물 운송 운임은 화주와 운송업체가 협의하고 이를 주선사(화물 물류 서비스망)에 의뢰해 정하는 형태였다. 사실상 정해진 운임기준이 없었다. 

“안전운임제 덕분에 안전’” VS “사고 예방 근거 없어…물류비만 인상”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는 최저임금처럼 화물노동자의 권리와 도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적정 운송료를 법으로 정하는 것”이라며 “2020년부터 부분적으로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시행한 후, 과적과 노동시간, 야간운행이 모두 줄어 전반적인 노동위험지수도 감소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원희룡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장관은 지난 22일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 확대 불가 방침’을 발표하면서 “한시적인 제도를 시행한 결과, 당초 목적인 교통안전 개선 효과가 불분명했다. 일몰 연장을 통해 제도의 실효성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품목을 확대하면 수출입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산업의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 상승 등 소비자와 국민의 부담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시멘트·건설업계와 기업 경영진들, 화물연대 파업 피해 커질까 우려

국토부는 화물연대 파업 이후의 항만 등 물류 동향에 대해 “25일 오전 10시 기준 자동차·철강·시멘트 등 각 협회에서 운송 거부 신고가 접수된 건은 없으며, 사전 수송에 따라 현재까지 피해가 가시화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한국시멘트협회,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철강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해운협회 등 30개 주요 업종별 협회·단체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노동계 총파업에 대한 공동성명을 통해 “화물연대 파업으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조속한 정상화를 거듭 호소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강경 대응 엄포 놨던 대통령실 “원만한 해결 위해 화물연대에 면담 요청” 

이와 관련해 이재명 부대변인은 25일 오후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화물차 안전운임제 일몰 폐지와 적용 품목 확대에 대해 “지난 6월 화물연대가 집단운송거부를 철회할 때, 정부는 이미 일몰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고, 품목 확대는 안전운임제 일몰 연장 이후에 논의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또 업무개시명령과 관련해 “대한민국 경제의 파국을 막기 위한 비상조치”라며 “각 산업 부문별 피해를 확인하는 등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 업무개시명령 시기를 두고선 “현재 특정해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 부대변인은 또 정부가 지난 6월 합의 이후 손을 놓고 있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국토부는 화물연대와 지속 소통하고 있다”며 “집단 운송거부 사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화물연대에 면담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새벽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무책임한 (집단)운송 거부’가 지속될 경우, 업무개시명령 등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물류 시스템을 볼모로 잡는 행위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화물연대 파업에 강경 대응할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