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선후보들에게 ‘인구위기’ 대응 부처 신설을 제안한다

오세라비 /작가·미래대안행동 공동대표
2022년 02월 9일 오후 3:20 업데이트: 2022년 02월 9일 오후 3:22

인구위기 의제 외면하는 대선후보들

대선후보들이 공약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가 초래하는 위기에 대응하는 의제가 빠져있다. 인구감소와 저출산고령화 문제의 중심부에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문제가 있음에도 우리나라가 직면한 진짜 문제를 회피한다. 문재인 정부 5년 임기 동안 인구위기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주요 의제로 다뤘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았다. 문 정부 임기 말 들어 인구 감소가 발발했음에도 인구 의제는 외면 받았다. 통계를 보면 2020년부터 한국의 인구는 3만3000명이 자연감소되었다. 당장은 숫자상 미미할지라도 우리나라는 인구절벽이라는 미끄럼틀에 올라탄 효과가 발생할 것이다.

2021년 12월 주민등록인구 기준 대한민국의 총 인구 수는 51,638,809명이다. 이 추세대로면 2040년이 지나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5천만이 무너져 4천만 시대가 도래한다. 이후 인구는 급속히 감소를 거듭하다 2070년쯤에는 3천만 명대에 도달하게 된다. 그때쯤이면 노인인구로 가득한 나라가 된다.

첫째, 급격하게 진행되는 고령화 문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60대 인구가 20대 인구를 추월했다. 앞으로 2~3년 후면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 20%를 돌파하여 1천만 명에 달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 2010년만 하더라도 인구구성비 65세 이상이 11%에 불과했으니,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는 OECD 37개국 중 가장 빠르다. 2050년 무렵에는 65세 이상이 약40%에 달하게 된다. 노인인구 비율은 증가하는 반면 생산가능인구는 급격히 감소하여 경제사회적 위기에 봉착한다. 고령화 인구 부양비용 증가, 국민연금과 3개 특수직역 연금 재정 악화, 4대 사회보험 국가지원금 급증, 세대 간 갈등 심화 등 국가의 존립이 위태롭게 될 것은 뻔하다.

둘째, 초저출산 현상으로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다. 2021년 출생아 수는 26만3174명으로 전년 대비 약 4.6% 감소했다. 이 추세대로면 5년 후에는 출생아수 20만 명대 아래로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가적인 재앙, 국가 소멸 단계에 들어섰다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2020년 혼인 건수는 21만3501건으로 전년 대비 2만 6000건이 줄어 10.7%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이 혼인율에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향후 혼인 건수 또한 20만 명대 아래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청년 인구 감소라는 끔찍한 현실이다. 2021년 5월 기준 한국의 청년층 인구(15~29세)는 879만9,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3만6,000명 감소했다. 한 해 동안 엄청난 청년인구가 증발한 것이다. 생산가능인구 자체가 급격히 감소한다는 것은 노인부양 인구 감소로 나타난다. 이대로 간다면 2035년 무렵에는 생산가능인구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시대를 맞는다. 게다가 젊은 세대의 트렌드인 비혼. 만혼 세태는 결혼제도 해체,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가족 집단 해체 현상과 맞물려 초저출산 시대와 청년층 인구 감소가 본격화되게 했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5월 기준 15세 이상 인구 중 청년층 비중은 19.5%로 역대 최저치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무용론

우리나라 저출산고령화 정책은 실패의 연속이다. 그동안 정부가 저출산고령화에 쏟아부은 재정이 2006~2020년까지 380조2000억에 달한다.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정책의  공론화 출발은 노무현 정부인 2004년 대통령 자문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가 설치되면서다. 2005년 9월 저출산고령화기본법 제정에 이어, 고령화 및 미래사회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2006년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정부 예산이 투입되기 시작하였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으로 변경되었다, 2012년 다시 대통령 직속 기구로 격상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필자는 누차에 걸쳐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먼저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있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부터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하고도 저출산, 고령화 심화에 대해 전혀 개선책을 내놓지 못한 채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화는 철저히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접근으로 대책을 강구해야 함에도 인구위기 문제를 배제한 채 허송세월을 한 것이다.

이 지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운영에 대해 짚고 넘어가자.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구성된 제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파격적이었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는 문 대통령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오랫동안 여성운동을 하며 국회의원이 된 김상희 국회의원을 임명하였다. 또한 1990년생으로 미디어 닷페이스 대표 조소담 씨를 위원으로 임명했다. 닷페이스는 2016년 페미니즘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던 때 설립되었다. 페미니즘 성향으로 여성인권, 성폭력문제, 퀴어문화축제 현장을 주로 보도하는 미디어다. 문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문제 인식은 기존의 틀을 깨겠다는 일환으로 청년, 여성위원의 비중을 높였다.

그러다 보니 문 정부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 방향성은 포럼 주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2018년 7월 9일 개최된 포럼(김상희 부위원장. 정현백 여가부장관 공동 주최) 주제는 <차별 없는 비혼 출산, 그 해법을 찾아서>다. 이날 포럼에서는 ‘전형적인 정상가족의 굴레를 넘어서는 평등한 가족문화 모색’이 주요 토론 주제였다. 이들은 비혼 출산을 중요한 어젠다로 채택함과 동시에 전통 가족 형태를 ‘정상가족의 굴레를 넘어서’라고 규정하며 다양한 가족 형태, 가족 관점 변화를 꾀하였다.   

문 정부는 6기에 이어 7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구성 역시 6기 기조를 유지했다. 위원 구성 면면을 보면 페미니즘 성향의 여성 위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예컨대 2020년 11월 19일 열린 7기 정책 토론회 주제는 <모두를 위한 성.재생산권 이야기>였다.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 의하면 성.재생산권이라는 개념은 7기 위원회 인구 정책 핵심 과제라고 설명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성.재생산권이라는 생소한 개념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다. “성.재생산 건강은 94년 국제인구개발회의에서 인권으로 확립된 개념으로 성과 재생산(임신. 출산. 양육) 전반에 질병. 기능 저하. 장애가 없는 상태를 포함하여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를 의미”라고 규정하였다. 이어 “우리나라도 이런 국제사회의 기조에 발맞추어 저출산고령사회 정책을 출산 장려 관점에서 성평등, 삶의 질 제고로 개편하여 추진하겠다”고 강조하였다.

필자가 알기로 재생산(reproduction)이란 개념의 시초는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노동재생산’ 이론을 설파하면서 비롯되었다. 이것을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들이 차용하여 여성인권 향상 차원으로 재생산 개념을 주창하였다. 그렇다면, 문 정부의 저출산 정책 기조는 한국 사회가 직면한 인구위기 문제 해결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출산 대책 토론회가 개최될 때마다 토론자 대부분이 여성계 인사들로 구성돼 페미니즘 관점으로 발표를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인구위기 대응을 위한 새로운 기구 설립과 인구 5천만 유지 플랜 가동하라

오는 3월 9일 차기 정부가 탄생한다. 인구위기 문제는 총체적 안목을 지닌 인물로 구성된 새로운 기구 설립이 필요하다. 문 정부를 비롯하여 이전 정부 모두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실패했으므로 차기 정부에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필자는 지난해부터 여러 매체에 기고문을 통해 생산 가능한 ‘인구 5천만 유지 플랜’을 주장했다. 총인구 5천만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경제활동 인구 감소로 내수 악화, 노동력 부족, 세수 감소, 학령인구 감소 그리고 지방도시 소멸이 도미노 현상처럼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인구위기에 대응하는 독립된 기구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인구감소가 불가피할지라도 인구감소 흐름을 최소화해야 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문 정부도 당연히 심각한 인구위기 상황을 절감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출산 정책 방향을 비혼 출산 해법이니, 성.재생산권이니 정치사회적으로 혼란한 개념을 내세우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더구나 저출산고령화 정책에 특정 이데올로기로 접근해서도 안 된다.

저출산 원인 구조를 나열하자면 지면이 부족할 정도지만, 결혼도 하지 않고 자녀를 낳지 않은 데는 그럴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적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거시적, 미시적인 정부 차원의 정책 노력 또한 미흡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 고령화 대책도 돌봄. 요양서비스 확충과 증가하는 노인 1인 가구 등 촘촘한 종합계획이 가동되어야 한다. 모든 정책의 중심에 인구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