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외교부장 “시진핑, 국내 문제 관심 돌리려 대만 침공할 수도”

최창근
2023년 01월 19일 오후 2:22 업데이트: 2023년 01월 19일 오후 2:22

대만 정부 고위 당국자가 다시 한번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가능성을 언급했다.

‘자유시보’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행정원 외교부장은 “중국이 (국민의) 관심을 국내 문제에서 외부로 돌리려고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증가했다. 시기는 2027년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자오셰 외교부장은 1월 18일,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오늘날 대만은 자치(自治)를 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독립(獨立)은 선언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태가 영원히 지속되진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스카이뉴스는 “대만이 언젠가 중국에 동화되거나 독립국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 것은 드문 일이다.”라고 논평했다.

1949년 중화민국 국민당 정부의 국공내전 패전과 국부천대(國府遷臺·국민정부 대만 파천)로 인한 양안(兩岸) 분단 이후, 본토의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대만의 중화민국이 대치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대만의 중화민국은 헌법 개정, 국호(國號) 개정 등을 검토하기는 했으나, 독립을 천명한 적은 없다. 대만을 중국의 ‘나눌 수 없는 일부분’이라 주장하는 중국에서는 대만이 중화민국 헌법을 개정하거나 국호를 바꾸는 등의 일체 행위를 ‘독립 행위’로 간주하고 필요시 무력 사용도 주저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오고 있다. 이런 형편 속에서 대만 외교 수장이 재통일과 독립 문제를 공개 언급한 것이다.

우자오셰 외교부장은 “지난해 상황은 이전 2년에 비해 더 나빴다. 나로서는 2027년이 주의해서 봐야 할 해이다.”라고 밝혀 2027년이 관건의 해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구체적인 배경으로 그는 “2027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4번째 임기에 접어드는데 만약 이전 3차례 임기에서 성과로 내세울 게 없다면 업적으로 남길 만한 일로 다른 걸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대만이 ‘희생양’이 될지 모르는 상황을 우려한다.”고 밝혔다.

우자오셰 외교부장은 중국 국내 문제도 지적했다. 즉 국내 문제 관심을 돌리려 대만 침공을 택할 경우의 수를 언급한 것이다. 그는 “현재 중국 상황을 보면 경제는 나빠지고 있고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으며 부동산 시장은 붕괴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진핑 주석이 국내 상황을 바꿀 수 없으면 무력을 사용하거나 외부에서 위기를 조장해서 관심을 돌리거나 국민에게 자신이 뭔가 이뤄냈음을 보여주고 싶어질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지난해부터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기의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침범 문제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우자오셰 부장은 인민해방군 전투기가 일상적으로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오는 상황을 두고서 “아주 작은 사고가 모여서 큰 전쟁이 발발하는 일이 아주 종종 있다. 혹여나 그렇게 될까 봐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과 대만 양측 항공기 사이가 얼마나 가까운지 봐야 한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이 이전보다 더 높아졌다.”며 양안의 우발적 충돌이 전쟁으로 확전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인민해방군 공군기가 대만 기준 24해리(약 44㎞) 내 진입하면 대만 무기체계가 겨냥해야 할 수도 있다. 중국 조종사가 의도적으로 진입하지 않았더라도 사고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우자오셰 부장이 언급한 24해리는 영해(기준선에서 12해리)로부터 다시 12해리인 접속수역을 의미한다. 이는 범죄 예방을 위해 선박 검사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수역이다. 해당 해역에 접근하려면 대만 당국의 허가가 필요하다.

그는 “갑자기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으려면 자제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만 공군 조종사들은 훈련이 잘돼 있고 선제 대응을 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전력 비대칭 상태에서 국방력 약화 문제를 지적받고 있는 대만 방위력의 현실에 대해서도 우자오셰 부장은 견해를 표명했다. 그는 대만이 군사적 대비를 충분히 하지 않았음을 인정하면서, 이제는 병역 의무 기간을 연장하고 국방 예산을 증액하는 한편 무인기와 미사일 국내 생산을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내세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 통일 방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자오셰 외교부장은 “중국과 협상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밝혔지만, “중국이 제시한 정치적 전제조건은 복종을 의미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여 일국양제를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우자오셰 외교부장은 현 민진당 정부 외교 실세이다. 국립정치대 정치학과 졸업 후 미국 아이오와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국립정치대 국제관계연구센터·선거연구센터 연구원 출신으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재임기 총통부 부비서장(대통령실 부실장)으로 정계 입문했다. 이후 양안관계 전담부처인 행정원대륙위원회 주임위원(장관), 주미국대만대표부 대표(대사)를 역임했다. 차이잉원(蔡英文) 정부 출범 후에는 민주진보당 비서장, 국가안전회(NSC) 비서장(상임위원 겸 사무총장), 총통부 비서장을 거쳐 2018년부터 행정원 외교부장으로 재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