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대표단 만난 차이잉원 대만 총통 “미국과 협력 강화”

김윤호
2021년 11월 27일
업데이트: 2021년 11월 27일

미국 의회대표단이 이달 들어 두 번째로 대만을 방문한 가운데, 대만 차이잉원 총통이 미국과 협력을 통해 민주주의와 자유를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의회대표단은 “세계의 선을 위한 세력”이라며 대만에 찬사를 보냈다.

차이잉원 총통은 26일 오전 총통부를 예방한 미 의회대표단을 맞아 “지역 문제에 관해 미국과 동반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민주주의와 자유라는 공통 가치관을 지키며, 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회대표단의 마크 다카노 하원 재향군인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미국-대만) 사이의 유대 관계는 지난 수십 년 이래로 가장 긍정적이며 생산적”이라며 공산주의 중국에 맞선 자유민주 진영의 최전방인 대만을 긍정 평가했다.

이어 다카노 위원장은 “대만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확고하며 양국간의 관계가 깊어짐에 따라 확고히 유지되고 있다. 대만은 민주적인 성공 사례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이며 세계의 선을 위한 세력”이라고 극찬을 이어갔다.

다카노 위원장을 대표로 콜린 올레드, 엘리사 슬로킨, 사라 제이컵스, 낸시 메이스 등 민주당과 공화당 5명의 의회대표단은 지난 25일 미군 수송기 편으로 대만에 도착했다.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한국, 일본에 이어 대만을 찾았다.

미국 하원의원들의 대만 방문은 이달 들어 두 번째,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앞서 지난 9일 존 코닌 의원을 포함해 공화당 상원의원 4명, 하원의원 2명과 보좌진 등이 대만을 방문해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중공군)의 위협 등에 대해 논의했다. 역시 미군 군용기를 이용했다.

지난 6월에는 민주당 상원의원 2명과 공화당 상원의원 1명이 C-17 군 수송기를 통해 백신 72만 도스를 싣고 한국 오산 공항을 이륙해 대만 쑹산 공항에 도착했다. 한국 오산기지에서 언제든 대만에 인력을 투입할 수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중국 국방부는 9일 저녁 “민진당 당국은 무모한 행동을 하지 말라”며 “심각한 재난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중 성향을 나타내는 국민당과 미국과 협력을 강화하는 민진당을 구분해 대만 여론의 분열을 꾀하는 노림수였다.

그러나 중국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의원들이 모두 포함된 의회대표단이 다시 한 차례 대만에 방문함으로써 미국 의회는 대만에 대한 지지 의사를 확고히 하면서 중국에 다시 한번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캐나다 오타와 대학 대만학 스콧 사이먼 석좌교수는 에포크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과 대만의 움직임이 새로운 것은 아니며 “오랫동안 이어져 왔던 일들”이라고 밝혔다.

사이먼 교수는 “중국의 대만에 대한 위협이 국제사회에서 대만에 외교적 인정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대만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중국의 위협이 오히려 대만을 부각해주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에는 많은 나라가 중국이 무엇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행동, 즉 대만 정부 관리들의 공식적, 가시적 방문을 수용함으로써 중국을 불쾌하게 하는 것을 두려워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민주주의와 국제질서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중국에 보여주기 위해 (대만과의) 일부 가시적인 접촉과 상징적 제스처를 하는 일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중국을 향한 ‘상징적 제스처’로 대만에 손 내미는 작업은 의회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대만에 대한 외교적 활로를 넓혀주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 달 9~10일 이틀간 화상으로 개최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된 110개국 명단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한국, 일본, 영국 등 미국의 동맹국을 비롯해 대만도 포함됐다. 중국은 제외됐다.

공산주의 중국은 현재 자유민주 대만에 대한 군사적, 정치적 압력을 강화하며 “반드시 대만을 통일하겠다”는 주장으로 양안 긴장을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였다. 대만을 정부나 국가로 인정하려는 어떠한 움직임에도 반대하고 있다.

이번 의회대표단 방문에 대해서도 중국은 주미 중국 대사관을 통해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단 일원인 슬로킨 의원은 대만 도착 직후 트위터에 “중국 대사관으로부터 여행을 취소하라는 퉁명스러운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공산당은 1949년 집권 후 중국 본토를 통치하고 있으나 대만섬에 대해서는 한 번도 통치권을 가져본 적이 없으면서도 “내정”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사이먼 교수는 “당초 한 번도 통일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통일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중국은 미국과 대만 당국 간의 공식적인 교류를 단호하게 반대한다”면서도 의회대표단의 대만 방문 자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아무런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 이 기사는 리타 리 기자가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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