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대학생, 中 군사시설 1200곳 표시한 구글맵 제작

강우찬
2022년 06월 23일 오후 12:38 업데이트: 2022년 06월 23일 오후 1:21

대만 대학생이 공개된 정보를 모아 제작한 중국 공산당 인민해방군 군사시설 지도를 제작, 공개했다. 구글의 ‘내 지도(마이맵스)’ 기능을 활용한 이 지도는 23일 오전 4시 기준 83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관심을 끌었다(지도 링크).

지도를 제작한 사람은 대만 타이베이 시내에 위치한 둥우(東吳)대학 음악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원웨써(溫約瑟·23)씨다.

음악을 전공한 원씨가 ‘인민해방군 기지 및 시설'(人民解放軍基地及設施)’이라는 이름의 지도를 제작한 것은 1년 전 중국 해군잡지 ‘함선지식’에 대만 병력 배치도가 실린 것을 본 일이 계기가 됐다. 그는 ‘중국군의 군사시설 배치는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원씨는 중국 정부의 공개 자료, 관련 논문, 언론사 보도 등을 수집·조사했다. 지도 제작에는 구글 지도와 함께 중국 검색엔진 바이두가 제공하는 바이두 지도도 활용했다.

이 지도에는 1200여 곳의 군사시설이 표시됐다. 중국 본토와 해외에 있는 인민해방군 육해공군 및 로켓부대 기지, 대형 훈련시설, 군사학원, 군수공장 등이 포함된다. 대만 진먼(金門)섬과 5.5km 거리인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는 10여 곳의 군사시설이 표시됐다.

그는 이번 지도 제작으로 협박을 받기도 했다. ‘재대만 협회처리 사무국’이라는 명칭의 한 트위터 계정은 “이 일은 둥우대학 음악학과 4학년 원웨써가 저지른 어리석은 일”이라며 “그와 가족, 친구를 찾아 제거하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계정명에 오성홍기 이모티콘 등을 사용하고 미국을 “미국 제국주의”로 칭하며 적개심을 나타낸 이 계정은 대만에 있는 공산당 지지자의 것으로 추측된다. 원씨는 해당 계정을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원씨는 지도 제작 동기에 대해 “객관적 정보 제공 목적”이라고 RFA에 밝혔다.

그는 자신을 “아마추어 군사애호가”로 소개하며 “해방군 군사시설 지도는 공개된 정보를 객관적으로 정리했을 뿐 지도에 정치적 입장은 거의 들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정치적 입장’은 대만을 중화민국 국기로 표현하고, 톈안먼을 ‘6·4’로 표시한 정도다.

원씨는 지도를 본 중국 일반인과 경찰, 군인들이 그들의 거주지 부근에 위치한 군사시설 정보를 접하고 반가워하는 반응을 보였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 네티즌들은 공산주의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다. 장개석(공산당과 맞서 싸운 중화민국 초대 총통)을 좋아하거나, 반공주의자도 있다”며 “중국 공산당 체제 내에서 자유롭게 발언하지 못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고조된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과 관련해 “전쟁이든 평화든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지도가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군사 및 양안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