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민당 지방선거 캠페인 “미국과 친하고 일본에 우호적이며 중국과 화목해야”

고조된 대만 내 반중정서... 효과는 미지수
최창근
2022년 08월 29일 오후 5:55 업데이트: 2022년 08월 29일 오후 7:54

대만 제1야당 중국국민당(中國國民黨)이 2022년 11월 지방선거와 2024년 1월 총통·입법원 동시선거에서 모두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당은 2016년 민진당 정부 출범 후 양안 갈등 고조로 불안해하는 유권자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친미·우일·화륙 ‘6자 외교 방침’을 내걸며 민진당과 차별화된 선거전을 시작했다. 다만 반중 정서가 고조된 대만 여론에 비춰 볼 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2월 28일, 대만 타오위안(桃園) 국립체육대 체육관에서 국민당 제21기 2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식이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주석은 “2022년 올해는 반드시 어지러운 상황을 바로잡고 정상을 회복해야 2024년 정권을 되찾을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라며 지방선거 승리, 나아가 2024년 정권 교체를 결의했다.

주리룬 주석은 체육관에 모인 11·26 지방선거 후보, 국민당 대의원들을 향해 “우리는 미국과 친하고(親美) 일본과 우호적(友日)인 동시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를 중시하고 ‘대륙과 화목(和陸·화륙)’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당 핵심 이념은 대만 수호 이외에도 국제 연대이다.”라며 “오늘날 미국은 민주자유주의의 가장 중요한 지도자로서 친미는 본래 국민당의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더하여 “우리는 일본을 알고 일본과 우호적이어야 하며 우일(友日)은 이미 정해진 정책이다.”라고 강조했다. 주리룬은 또 “더욱 중요한 점은 양안관계에서 교류·대화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며 민주진보당(집권 여당)처럼 매일 분쟁·대결할 것이 아니라 대만을 사랑한다면 반드시 ‘친미·우일·화륙’까지 해야 한다.”며 반중(反中) 일변도의 민진당 노선을 비판했다.

주리룬은 “지난해 주석 취임 후 1년 동안 재야에서 양안 간 적의(敵意)를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하면서 민진당의 양안 정책 비난을 이어갔다. 그는 “아무 일도 하지 않기가 가장 쉽고 접촉하지 않고 부딪치지 않으면 비난받지도 않는다.”며 “하지만 오늘날 대륙 각지에는 우리 동포, 대만 기업인(臺商), 대만 학생, 대만 친구들이 있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 사태와 양안 분위기 때문에 누구도 그들을 보살피지 못했고 마치 고아처럼 문제를 스스로 해결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11월 지방 선거 핵심 변수로 경제 문제를 강조했다. 중국과 관계가 나빠지면 자유무역협정(FTA)에 해당하는 ‘해협양안경제협력기본협정(ECFA)’까지 중단될 수 있다면서 가장 큰 피해는 대만 중소기업과 농어민이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주리룬은 “집권 민진당이 국민당을 정치적으로 탄압한다.”고도 했다. 그는“22명의 국민당 직할시·시·현(直轄市·市·縣)장 후보들은 무한한 집권 민진당의 자원 동원력, 민진당이 장악한 미디어의 힘, 민진당이 보유한 인터넷 부대에 맞서야 하고 국민당 후보들을 각종 방식으로 압박하고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며 “국민당은 편파적이고 사적 감정에 치우치거나 극단적이지 않음으로써 더 많은 민중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장완안 국민당 타이베이 시장 후보자. 증조부는 장제스 전 총통, 조부는 장징궈 전 총통, 아버지는 장샤오옌 전 행정원 부원장(국민당 부주석)이다. 1978년 생 40대 정치인으로 국민당의 유망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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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리룬은 ‘중도(中道)·이성(理性)·온건(溫乾)·무실(務實·실용)’을 선거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우고 이에 부합하는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사회 각계, 특히 중도층과 젊은층의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당원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국민당은 지난 2016년 총통·입법원 동시 선거에서 패배하여 사상 두 번째로 정권을 민진당에 내줬다. 당시 총통 후보로 나섰던 주리룬 현 국민당 주석은 381만3365표(31.04%)에 그쳐 689만 4767표(56.12%)를 얻은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에게 더블스코어에 가깝게 패했다.

4년 뒤 치러진 2020년 총통 선거에서도 국민당 후보 한궈위는 552만 2119표(38.61%)에 그쳤고, 차이잉원은 817만 231표(57.13%)를 득표하여 1996년 총통 직선제 복원 이후 최다 득표 총통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동시에 치러진 입법원(국회) 선거에서도 민진당은 전체 113석 의석 중 절반을 상회하는 61석을 획득했고 국민당은 38석에 그쳤다.

반면 4년 전인 2018년 11월 지방선거에서는 국민당이 민진당에 압승했다. 22개 광역지방자치단체장(직할시·현·시장) 선거에서 민진당은 6석을 얻는 데 그쳤고, 국민당은 15석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11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정권 교체 여부를 판가름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그중 상징성이 높은 수도 타이베이 시장은 여야 간 빅 매치가 될 예정이다. 민진당에서는 ‘코로나 19 방역 총지휘관’으로 명성을 얻은 천스중(陳時中) 전 위생복리부 부장을 후보로 지명했다. 국민당 후보로는 장완안(蔣萬安·44) 현 입법위원(국회의원)이 나섰다. 장완안은 장징궈(張經國) 전 총통의 서자(庶子) 장샤오옌(蔣孝嚴) 전 행정원 부원장의 아들, 장제스(蔣介石) 전 총통의 증손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