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 유사시 韓 안보 위협…대응방안 강구해야” 전문가 분석

아산정책연구원 이슈 브리프
이윤정
2022년 11월 26일 오후 2:36 업데이트: 2022년 11월 26일 오후 4:02

시진핑 3기, 공세적 대외정책 강화
2027년 전후 대만해협 현상 변경 시도 가능성
韓 모호한 태도, 중국에 잘못된 신호 줄 수 있어
북핵, 중국 역할론 집중할수록 부정적 영향

중국에서 시진핑 3기 시대가 막을 올린 가운데 “한국은 대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만해협 내 유사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다.

아산정책연구원 이동규 연구위원은 11월 25일 발간한 이슈 브리프 ‘시진핑 3기 중국의 대내외 정책 전망과 한국의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전략적 명확성 강화 △대중(對中) 인식 재조정 및 국민적 공감대 형성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적극 참여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 책임론 강조 △한미동맹 강화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만해협 유사 사태 발발 위험성 존재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미군 함정 | 연합뉴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이 국내 정치의 안정을 위해 미국의 견제와 압박에 강경하게 대응하며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대외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이번 20차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대만 내 독립주의자뿐 아니라 대만 문제에 개입하는 외부 세력에 대해서도 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함으로써 미국 등 대만 문제에 개입하는 국가들에 대해서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며 “시진핑 3기 중국 정부가 2027년 전후 무력으로 대만해협의 현상 변경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중국의 군사력, 대만 침공 실패의 정치적 부담,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중국이 대만을 전면 침공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2020년 10월 19기 5중전회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창군 100주년인 2027년까지의 군 발전 목표를 새롭게 설정하고 군 현대화를 가속해 온 점을 상기했다.

이어 “2027년은 시진핑이 4연임을 준비하고 시작하는 시기”라며 “시진핑이 장기집권이라는 정치적 야망을 위해서 의도적으로 대만해협 봉쇄, 미사일 공격, 대만 주변 섬 점령 등을 추진해 대만해협 내 유사 사태가 발발할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시진핑 3기에는 대만 문제가 장기 집권이라는 시진핑의 정치적 야망과 맞물려 동아시아 내 중요 안보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며 “한국이 대만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만해협 내 유사 사태에 대한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만해협이 한국에 매우 중요한 해상교통로라는 점을 언급하며 “대만해협 내 유사 사태는 지역의 안정과 평화는 물론, 한국의 국익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대만 내 유사 사태 발생 시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의 안보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대만 유사 사태 발생 시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미군 전력을 대만해협으로 집중했을 경우 북한이 이를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 약화로 인식하고 군사도발을 감행할 가능성 △중국이 미국 및 일본의 군사적 개입을 막기 위해서 북한이나 러시아의 군사도발을 요구할 가능성 △한국 내 주한미군 기지가 미군의 발진 기지로 활용될 경우 한국의 영토가 중국군의 공격 대상이 될 위험성

이 연구위원은 “한국이 군사적 차원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고민하고 미국을 포함한 역내 국가들과 논의해야 한다”며 “미국의 안보 공약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는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에 대한 지지 선언을 넘어 대만해협에서의 무력 사용에 반대하는 식의 입장 발표를 선제적 조치로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진핑 3기…한국에 주는 정책적 함의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 연합뉴스

이 연구위원은 “향후 5년간 시진핑은 자신의 정치적 지위를 견고하게 하기 위해 자신이 공언한 대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중국의 핵심 이익’을 수호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미중 간 전략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고, 그 속에서 중국은 자신의 경제력을 기반으로 주변국에 대한 공세적 일방주의를 강화하며 자국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자 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이것은 미국의 동맹이자 중국의 이웃 국가인 한국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이라며 “시진핑 3기 중국 정부가 한국을 역내 미국의 동맹 중 ‘약한 고리’로 인식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이 연구위원은 한국이 우선 전략적 명확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한미동맹을 우선하는 대외정책을 추진하고, 중국과도 ’상호존중의 한중관계’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지만, 낸시 펠로시의 방한이나 8월 한중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제시한 ‘5개의 마땅히 해야 할 사항(五個應當)’ 등의 문제에서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러한 모호한 태도가 중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한국이 겉으로는 미국에 경사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대중 경제의존도와 북·중관계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덧붙여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관련된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거나,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기보다 먼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등 전반적 대외정책에서 전략적 명확성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이 협력의 대상만은 아니라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중 간 문화·가치·경제 갈등 같은 문제가 불거지면서 반중 정서가 한국 내에 크게 확산하기도 했다”면서 “그런데도 한국 내에서는 여전히 국익을 위해서 중국과의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중국과의 지리적 근접성, 한중 교역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서 중국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 중국의 경제 제재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한국의 국익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중국과 협력할 것인가만을 고민할 게 아니라 어떻게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가 하는 고민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의 경제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서 한국은 칩4 등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도 했다.

구체적으로 “중국 견제를 위해서가 아니라 반도체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에도 유리하지만, 중국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소비국이라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하나의 카드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유사한 문제에 직면한 유럽 국가나 아세안과의 경제협력과 소통을 강화하며 중국의 경제적 강압에 대한 공감대를 국제사회에 확산시키고 공동의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중국 역할론이 아닌 중국 책임론을 강조하는 한편,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중 전략경쟁 구도하에서 중국은 미국의 반중 연대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런 중국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은 한국의 반중 연대 참여를 저지하는 효과가 있다”며 그 이유에 대해 “한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며 중국과의 관계에 신중하게 접근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북핵 문제 등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서 북한의 비핵화나 남북관계 개선에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기보다 오히려 중국의 이익을 위해서 북한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이 중국 역할론에 집중하면 할수록 북핵 문제 해결은 물론, 한미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한국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기보다 중국이 북핵 문제에 참여해야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방점을 둬야 한다”며 “북핵 문제가 고조될수록 역내 안보 환경이 중국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중국이 북핵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