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국이 미국인 ‘유전자 데이터’를 탈취하는 이유

전문가 "유전자 무기는 핵 능가하는 세계종말 무기"
He Jian
2019년 3월 2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5일

5G 파문으로 전 세계가 떠들썩한 가운데, 국제 과학기술 분야에서의 화웨이(華爲)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보다 선진적이고 은폐된 또 다른 과학기술 분야에서 중국이 침투와 포석을 강화하고 있는데, 만약 성공한다면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분야는 바로 생물 및 유전자 과학기술이다.

미국 정부는 이에 대해 이미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9년 2월 14일, 미국 의회 산하의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중국의 생명공학 발전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는데, 이는 중국이 미국인의 건강 데이터를 모으는 데 대해 경종을 울리는 내용이었다.

미국의 건강 데이터에 손을 뻗친 중국 당국

생명공학은 5G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추진하는 ‘중국제조 2025’ 전략의 핵심이다. 사이버 보안업체인 맨디언트(Mandiant)의 데이터가 포함된 이번 보고서는 미국 생명공학 회사가 이미 중국 당국이 지원하는 사이버 스파이 활동의 주요 표적이 됐음을 보여준다.

외부에서는 미국 생명공학 회사에 대한 중국의 계획이 ‘중국제조 2025’ 같은 산업정책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USCC는 중국의 야심이 산업적 이익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우려를 표했다.

USCC 보고서는 중국이 미국인 건강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모으는 행위 이면에 숨겨진 보안 위협을 하나의 장(章)으로 따로 작성했다.

USCC는 중국이 미국 정부보다 건강 데이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2016년, 중국 당국은 <건강의료 빅데이터 응용발전 촉진 및 규범에 대한 지도의견>을 발표하면서 건강 데이터를 기초적 전략 자원으로 분류했다.

USCC는 또한 “중국이 최근 중국인의 건강 데이터, 특히 유전자 데이터의 보호를 강화하고, 중국인의 생물학적 데이터를 국가 안보와 관련되는 정보로 직접 정의하는 한편, 중국인의 유전자 데이터가 해외로 유출되거나 외국 회사가 중국인의 유전자 데이터를 입수하는 것을 금지, 제한하는 법규를 다수 제정했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미국인의 건강과 유전자 데이터에 대한 탈취 활동을 끊임없이 강화하는 등 완전히 상반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 생물학적 데이터 탈취하는 4가지 방법

USCC는 중국이 미국인의 건강 데이터를 입수하는 3대 경로를 제시했다.

첫 번째 경로는 투자다. 가령, 세계 최대의 유전자 염기서열분석 서비스 업체인 중국 화다지인(華大基因·BGI)은 2013년 미국 유전자 분석 장비업체인 컴플리트 제노믹스(Complete Genomics)를 인수했다. 화다지인은 이를 통해 컴플리트 제노믹스의 유전자 분석 특허기술을 얻음과 동시에 미국에서 운영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 인수합병은 당시 미국 국가와 개인정보 보안에 위협이 된다는 지적이 있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심의를 거쳤지만, 결국 오바마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화다지인은 오랫동안 중국의 자금 지원을 받아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중국 점유율을 높였으며, 중국 국가 유전자은행을 설립했다.

두 번째 경로는 ‘파트너십’이다. 예를 들어, 화다지인은 미국의 수많은 의료서비스 업체와 과학연구기관과 파트너십을 맺음으로써 미국인의 건강 정보, 특히 유전자 데이터를 입수하고 축적할 수 있는 경로를 찾았다.

USCC는 “미국 현행법은 중국 회사가 협력 방식을 통해 개인 정보를 제거한(de-identified) 미국인의 건강 데이터를 입수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USCC는 화다지인이 현재 미국인의 건강 및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파악했다.

세 번째 경로는 바로 CLIA(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s·미국 실험실 표준인증)의 자격인증이다. CLIA 자격인증은 중국을 포함한 외국 정부에 미국인의 건강 데이터와 유전자 데이터를 완전히 개방하는 것이다.

CLIA는 미국 정부의 임상실험실 면허로, CLIA 면허를 받은 실험실만이 미국인의 임상 샘플을 처리할 수 있다. CLIA 면허는 미국 메디케어 및 메디케이드 서비스센터(CMS)의 인증으로 수여된다. 또한, 미국에는 현재 CLIA 표준에 기반을 둔 실험실 인증을 제공할 수 있는 CLIA 인증기관이 7개 있다. 그중 미국병리학회(CAP)가 제공하는 CAP 인증은 가장 영향력 있는 실험실 업계 표준이다.

미국이든 외국기업이든 미국인에게 임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 CLIA는 필수 면허다. 반면 CAP는 선택적이며 공신력 있는 업계 표준 인증이다.

USCC는 “미국 현행법상 중국 회사가 미국 CMS에서 CLIA 실험실 면허만 받으면, 미국인에게 유전자 검사 및 분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그로부터 미국인의 의료 데이터와 유전자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USCC는 이로 인해 CLIA/CAP 인증이 유전자 정보를 포함한 미국인의 건강 데이터를 입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 강조한다.

USCC 보고서는 CLIA/CAP 인증을 받은 중국 회사 23곳이 미국에서 분석 진단과 기타 유전자 검사 업무를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 중 8개사가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동시에 중국에 지점을 개설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베리타스 지네틱스(Veritas Genetics)와 아큐라젠(AccuraGen)이다.

또한 5개사는 중국에 본사를 두고 미국에 지점을 개설했는데, 대표적 예가 우시 넥스트코드(WuXi NextCODE)이다. 나머지 10개사는 쓰리디메드(3DMed)와 판성쯔(泛生子·GENETRON HEALTH)와 같은 순수한 중국 회사다.

그러나 USCC가 열거한 것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USCC가 여러 차례 언급한 화다지인은 미국인의 의료 데이터를 미국 파트너 회사로부터 입수하는 것 외에, 2017년 9월 직접 CLIA 인증을 받아 미국인의 유전자 데이터를 입수할 수 있는 문을 열었다.

본지가 조사한 결과, 2019년 1월 말까지 USCC가 확인한 23개사 외에 중국의 화다지인, 세화지인(GeneSeeq), 란스의학(燃石醫學·Burning Rock), 즈번의료(至本醫療·OrigiMed) 같은 회사들이 CLIA 실험실 면허를 취득했다. 또한 현재도 CMS에 CLIA 면허를 신청한 회사가 있다. CAP 인증을 받은 중국 실험실은 이보다 더 많은데, 2019년 2월 현재 66개에 이른다.

또한 USCC는 “최근 몇 년간 퀘스트 다이애그노틱스(Quest Diagnostics), 앤썸(Anthem) 등 미국 의료기관 및 보험회사들이 해킹당해 수백만 명에 달하는 미국인들의 건강 데이터를 도난당했는데, 중국 해커의 소행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즉, 중국은 위의 세 가지 공개 경로 외에, 해킹이라는 비도덕적인 수단까지 동원해 미국인의 생체 데이터를 빼내고 있다는 것이다.

USCC는 “중국이 얼마나 많은 방식으로 미국인의 건강 데이터를 얻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중국이 이를 이용해 미국 시민과 국가 안보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음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의료 데이터 중 개인 프라이버시 정보는 협박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또한 건강이나 유전자 데이터는 중국 정부가 표적 공격을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USCC는 “중국 회사가 CLIA/CAP 인증 등을 통해 얻은 미국인 유전자 데이터를 중국 당국이 군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FBI “미국 ‘게놈 데이터’ 유출되면 매우 위험”

USCC의 경계심은 그저 단순한 기우가 아니며, 2017년 미 연방수사국(FBI)도 이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FBI 생물대책 부서의 담당자 에드유는 2017년 7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게놈 데이터가 현재 중국에 들어가고 있는데, 이는 상업적 가치가 높은 바이오 신약을 만드는 데 이용될 뿐만 아니라 무서운 유전자 무기 연구에도 이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예를 들어, USCC 보고서에 언급된 선전(深圳)의 아이카본엑스(iCarbonX)는 2017년 미국 온라인 환자 병례 데이터 공유 플랫폼인 페이션스라이크미에 1억 달러(1118억 원)를 투자했으며, 아이카본엑스는 이를 통해 익명의 미국인 60만 명의 병례 데이터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빅데이터는 신약 개발에 사용될 수 있지만, 생화학무기 개발에도 사용될 수도 있다.

유전자 과학기술은 2000년 이래로 급격히 발전했다. 예를 들어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검사할 수 있는 유전자 염기서열분석 기술을 보면, 10년 전 1000만 달러(112억 원)였던 개인을 대상으로 한 게놈 염기서열분석 비용이 현재는 약 1000달러(약 112만 원)이고, 3년 내지 5년 후에는 100달러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이와 상응해, 화다지인은 9년(2010~2018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400만 건이 넘는 비침습적 유전자 검사(태아 염색체 이상 검사지만, 정확률은 불명확)를 했는데, 처음 6년 동안은 다 합쳐서 겨우 백만 건을 검사했지만, 현재는 1년에 백만 건 이상 검사하고 있다.

유전자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유전자 기술을 일반 민중의 생활 속으로 확산시킴과 동시에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이다. 예를 들어 유전자를 빠르고 편리하게 편집할 수 있게 해주는 최신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은 특정 질병을 위한 바이오 신약 개발에 도움을 주겠지만, 유전자 무기 제조에도 쉽게 활용될 수 있다.

유전자 편집과 최신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과 같은 기술은 과학자들이 유전자를 개조함으로써 특정 개인, 집단, 심지어 한 집단을 죽이는 치명적인 생화학 무기를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특정 유형이나 집단의 유전자 분석을 통해 만들어진 유전자 무기는 붉은 머리, 파란 눈과 같은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나 심지어 어떤 민족의 특정 집단만 죽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세계 종말의 무기’로 불린다.

2016년 2월, 제임스 클래퍼 당시 미국국가정보국(DNI) 국장은 ‘글로벌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생화학무기 제조를 목적으로 한 유전자 편집 기술을 최대의 안보 위협으로 꼽았다. 미국의 국가 정보 두뇌집단은 보고서에서 이런 유전자 과학기술은 전 세계를 위협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미국인 유전자은행을 만드는 이유

2018년 12월, 미국의 유명 싱크탱크인 후버 연구소의 중국 문제 전문가 래리 다이아몬드는 미국의 희망지성(希望之聲)과 인터뷰에서 “미국에 대한 중국의 침투 중 가장 불안한 영역이 바로 미국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라고 밝혔다.

다이아몬드는 또한 “미국에서 최근 DNA 검사(유전자 염기서열분석)가 인기를 끌고 있다”며 “돈을 절약하기 위해 거의 모든 미국 의료기관이 미국 환자의 임상 샘플을 중국 유전자 실험실로 보내 분석·검사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국 회사들은 유전자 분석을 마친 미국인의 유전자 정보를 슈퍼컴퓨터에 저장해 미국 인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데, 이는 결국 미국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생화학 전쟁에 사용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사실, 다이아몬드가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2월에 발표한 USCC의 중국 생명공학 관련 보고서의 초점이다. FBI의 유에드 또한 “미국 건강 데이터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중국과 같은 외국 정부가 미국인의 유전자 데이터를 입수하지 못하도록 막아달라”고 호소해왔다.

미국 학계와 정보계 및 정부가 중국의 미국인 유전자 데이터 침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은 근거 없는 경계심이 아니다. 중국의 유전자 전쟁에 대한 계획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국방보(國防報)는 2014년 1월 22일 자 기사에서 유전자 전쟁을 고취했다. | 중국 공산당 국방부 인터넷 캡쳐

중국 인민해방군 기관지 ‘국방보(國防報)’는 2014년 1월 22일 <유전자 전쟁,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미군이 중국인의 유전자를 수집해 유전자 무기를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미국, 이스라엘 및 기타 나라들은 모두 유전자 무기를 연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 기사는 근거 없는 가짜뉴스였으며, 이 사실은 중국 공산당이 통제하는 중문 매체에서만 보도된 사실이 곧바로 밝혀졌다.

국방보는 이 기사에서 “5000만 달러(559억 원)로 만든 유전자 무기고의 살상 효과는 50억 달러(5조5900억 원)에 달하는 핵 저장고를 훨씬 능가한다”고 했다. 또한 유전자 전쟁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행동 대응책을 일찍 제정해야만 자유로울 수 있다고도 했다.

2016년 2월 29일, 중국 공산당 국방보(國防報)가 보도한 기사에서는 계속해서 가짜 뉴스로 미국을 공격하며 유전자 전쟁에 조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선전했다. | 중국 공산당 국방보의 2016년 2월 29일자 인터넷버전 기사 캡쳐

중국 국방보의 이런 가짜뉴스는 의도치 않게 중국의 유전자 전쟁에 대한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이런 배경에서 유전자 기술은 중국 과학기술 전략의 핵심으로 꼽히고 있다. 유전자 데이터에 심상치 않은 관심을 보이는 중국은 자국의 유전자 데이터에 대한 통제와 연구를 강화하는 한편, 미국인의 유전자 데이터에 대한 탈취도 전방위로 강화하고 있다.

여러 징후로 볼 때, 중국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국인의 유전자 데이터를 탈취하는 것은 미국인을 위한 유전자 약물 개발이 목적이 아니라 알려지지 않은 다른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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