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 뉴욕시장 “바이든 아들 하드디스크, 공개 전 3주간 팩트체크”

이반 펜초코프, 남창희
2020년 10월 16일
업데이트: 2020년 10월 17일

보름 남짓 다가온 미국 대선 정국에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4일(현지 시각) 헌터 바이든과 중국, 우크라이나 기업 간 거래 관계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뉴욕포스트 기사가 그 기폭제가 됐다.

신문은 헌트의 것으로 추정되는 고장 난 노트북에 들어 있던 하드디스크 사본에 담긴 자료를 근거로 기사를 게재했다.

해당 하드디스크 사본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으로부터 입수했다고 밝혔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에포크타임스와 전화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하드디스크 사본의 내용을 검증하는 데 꼬박 3주가 걸렸다”고 밝혔다.

그는 “동료 변호사인 로버트 코스텔로와 함께 하드디스크에 들어 있는 메모의 필적을 헌터의 필적과 대조하고, 미공개 대화에 대한 세부사항 등을 다른 출처를 통해 입수한 기밀정보와 대조하는 사실확인 작업을 거쳐 이메일 검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이 밝힌 이메일 가운데 한 통은 지난 2015년 4월 17일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의 임원 바딤 포자스키가 헌터에게 보낸 것이다.

이 메일에서 포자스키는 “나를 (워싱턴) DC에 초대해주고 또 당신의 부친(조 바이든)을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낼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고 썼다.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부리스마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 해임 압력을 넣은 것으로 의심되는 ‘바이든 우크라 스캔들’에 대한 강력한 입증 자료가 될 수 있다.

바이든은 아들(헌터)과 해외 사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으며, 바이든 캠프 역시 바이든-포자스키의 만남을 부인해왔기 때문이다.

컴퓨터 수리점에 맡겨진 ‘고장 난 맥북’

헌터의 것으로 추정되는 하드 드라이브의 발견은 작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델라웨어 주의 한 컴퓨터 수리업자는 물에 빠뜨린 노트북(맥북 프로)을 복구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그러나 의뢰인은 90일이 넘도록 노트북을 찾으러 오지 않았고, 수리업자는 의뢰인이 남긴 연락처로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수리업자는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복구한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검토했는데, 수백 장의 사진과 이메일, 동영상에서 헌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노트북의 주인이 헌터라고 확신하지는 못했지만, 노트북에 ‘보 바이든 재단’(Beau Biden Foundation)이라는 표식이 붙어 있었다고 했다. 이 재단은 지난 2015년 뇌암으로 숨진 헌터의 형 고(故) 보 바이든의 이름을 따 설립된 재단이다.

수리업자는 이 사실을 연방정부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뉴욕포스트가 입수한 델라웨어주 연방법원 소환장 사본에는 연방수사국(FBI)이 12월 9일 해당 노트북을 압수한 것으로 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수리업자가 하드디스크 사본을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가 줄리아니의 동료 변호사 코스텔로에게 넘긴 것이다.

코스텔로가 수리업자에게서 받은 영수증에는 해당 노트북 수리를 의뢰한 날짜가 2019년 4월 12일로 찍혀 있었다. 코스텔로는 헌터가 이날 노트북을 물에 빠뜨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드디스크, 헌터의 불법행위 자료 담겨”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헌터의 것으로 추정되는 하드디스크에 헌트의 불법행위를 입증하는 자료들이 들어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포크타임스는 독립적인 사실 검증을 위해 해당 자료를 요청했으나, 줄리아니 전 시장은 이를 거부했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지난 9월 말 하드디스크를 입수했으며 3주간의 검증 작업 후 지난 10일 뉴욕포스트에 이를 넘겼다”며 “뉴욕포스트도 자체적으로 팩트 체크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 수석전략가인 스티브 배넌과 상의한 끝에 뉴욕포스트에만 독점 제공하기로 결론 내렸지만, 관련 사실을 다른 언론에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에포크타임스는 줄리아니 전 시장의 주장과 뉴욕포스트 보도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FBI와 델라웨어주 검찰에 소환장 진위 확인을 요청했지만 거부됐다.

또한 하드디스크 사본을 제공한 델라웨어 주의 컴퓨터 수리업자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고, 헌터의 법률대리인에게 논평을 요청했으나 모두 응답을 받지 못했다.

노트북 누가 맡겼나…100% 확신은 어렵다

줄리아니 전 시장은 하드디스크 사본에 담긴 자료들의 진위성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확신했다.

그러나 “수리업자가 거짓말을 했을 수 있다”며 수리를 맡긴 의뢰인이 헌터가 아닌 다른 사람일 가능성을 남겨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해당 수리업자는 의학적인 문제로 노트북을 가져온 사람을 알아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트북 수리와 복구에 관해 몇 차례 진술을 번복하고 사건이 일어난 시간에 대해서는 질문을 회피하기도 했다.

그가 주인 찾기를 포기한 시점에서 노트북을 FBI에 넘기기까지 약 5개월, 그리고 FBI에게 노트북을 넘기고 나서 줄리아니 측과 접촉하기까지 약 8개월간 무엇을 했으며 왜 시간을 끌었는지도 불분명하다.

바이든에 불리한 기사, 트위터·페이스북 검열 논란

헌터 바이든의 이메일을 폭로한 뉴욕포스트의 첫 번째 기사는 신문사 최대 특종기사가 됐다.

하지만, 그 파급력은 위축됐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기사가 나온 당일, 해당 기사가 사생활 침해 등 정책위반이라며 차단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공화당 의원들과 보수성향 유명인사들은 “대선을 앞둔 명백한 정치편향적 검열”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하원 법사위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해당 기사를 법사위 홈페이지에 게재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그렇다면 뉴욕포스트의 ‘헌터 이메일’ 기사는 왜 이토록 논란의 중심이 됐을까.

민주당 대선후보 바이든의 차남 헌터는 2014년 4월 우크라이나 가스회사 ‘부리스마’에 이사로 취임했고, 월 5만 달러 이상의 고액을 받았다.

당시 부친인 바이든은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으로 재직했다.

그런데 부리스마에 문제가 생겼다.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부리스마의 비리를 수사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 검찰총장은 2016년 3월 해임됐다. 그가 부패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유럽 연합(EU)도 같은 우려를 제기했다.

뉴욕포스트는 바이든이 2015년 12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검찰총장을 해임하도록 압력을 행사했으며, 부리스마 임원인 바딤 포자스키가 헌터에게 ‘부친과 만남을 주선해줘 감사하다’는 메일을 보내고 채 8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임을 지적했다.

실제로 상원 국토안보위원회가 공개한 여행 일정에 따르면 바딤 포자스키는 해당 이메일 발송 얼마 전 미국 워싱턴에 머물렀던 기록이 남아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바이든 캠프가 두 사람이 만났다는 공식적인 기록은 없다고 답했다”면서도 “비공식적 만남의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명명된 이번 사건의 당초 주연은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지난해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 내역 등이 공개되며 탄핵 위기에 몰렸으나, 바이든이 한 외교관계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그(우크라이나 검찰총장)를 해임하지 않으면 그 돈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직접 시인한 영상이 공개되면서 서서히 바이든 쪽으로 의혹의 중심이 옮겨졌다.

뉴욕포스트 “헌터, 중국과도 금전 거래”

한편, 뉴욕포스트는 15일 헌터가 동료들과 주고받은 이메일에 대한 자세한 기사를 게재했다.

2017년 5월 작성된 한 이메일에서는 헌터가 “CEFC의 회장 또는 부회장 유력 후보로 지목됐다”는 내용과 주식 지분에 관한 이야기도 담겨 있었다.

CEFC는 상하이에 본사를 둔 화신에너지공사의 약자로 보인다. 이 회사는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1989~2002) 장쩌민의 파벌세력인 상하이방이 통제하는 중국 4위의 석유기업이다.

화신에너지공사는 한때 매출 40조원이 넘으며 급성장했지만, 예젠밍 회장이 부패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흔들리다가 올해 초 파산이 선고됐다.

헌터는 예젠밍 회장과 그의 측근 패트릭 호와도 관련됐다. 패트릭 호는 2017년 11월 돈세탁 등의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돼 3년간 복역하고 추방됐는데, 헌터는 그에게서 100만달러를 받고 미국 로펌이나 변호사의 고용에 관한 법률 자문을 해줬다.

헌터 자신도 뉴욕커와의 인터뷰에서 패트릭 호가 미국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는 동안 대리인 역할을 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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