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매카시 해임 찬성한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 “신뢰성 부족”

잭슨 리치맨(Jackson Richman)
2023년 10월 5일 오후 3:26 업데이트: 2023년 10월 5일 오후 4:50

미국 공화당 내 소수의 강경파가 민주당과 힘을 합쳐 자당 소속 케빈 매카시 전 미 하원의장을 전격 해임한 가운데,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이 이에 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지난 4일(현지 시간) 에포크타임스 자매 언론 NTD의 단독 인터뷰에 응한 밥 굿, 맷 로젠데일 미 공화당 하원의원은 매카시 전 의장 해임결의안에 찬성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로젠데일 의원은 “매카시 전 의장은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매카시 전 의장은 그간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타협하는 행보를 보이며 중도 보수에 가깝다고 불려 온 인물이다. 이에 공화당 강경파에서는 “모순”이라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일례로 그동안 강경파는 대폭적인 예산 삭감을 주장하며 10월 1일 전까지 끝내야 할 연방정부 예산안 처리를 거부해 왔다.

하지만 매카시 전 의장은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임시예산안을 제안했고, 결국 가결 처리됐다. 이는 공화당 내 강경파가 해임결의안을 추진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이와 관련, 로젠데일 의원은 “나는 우리가 타협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우리에게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고, 우리를 그릇된 길로 이끄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굿 의원도 이에 동의하며 임시예산안을 가리켜 “(매카시 전 의장에 대한) 인내심의 한계였다”라고 표현했다. 굿 의원은 매카시 전 의장이 바이든 대통령과 타협해 통과시킨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법안도 거론했다.

매카시 전 의장 해임에 힘을 보탠 또 다른 공화당 강경파인 팀 버쳇 하원의원 역시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임시예산안에 대해 “미국의 부채는 33조달러에 달한다”고 비난했다. 버쳇 의원은 에포크타임스에 “예산안을 제정할 충분한 시간을 갖기 위해 임시예산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화당 내 분열?

앞서 지난 3일 공화당 강경파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이 제출한 매카시 전 의장 해임결의안은 찬성 216표, 반대 210표로 전격 통과됐다. 민주당 전원과 공화당 소수가 매카시 전 의장의 의사봉을 박탈하는 데 동참한 것이다.

공화당 내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게이츠, 굿, 버쳇, 로젠데일 외 켄 벅, 앤디 빅스, 엘리 크레인, 낸시 메이스 의원 등 총 8명이다.

굿 의원과 로젠데일 의원은 매카시 전 의장을 해임한다고 해서 공화당이 분열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젠데일 의원은 매카시 전 의장이 15번의 투표 끝에 겨우 의장 자리에 오른 인물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굿 의원은 “다음 하원의장은 공화당의 보수 중심부를 반영하는 사람, 더 투사적인 사람, 더 리더십이 있는 사람, (즉) 공화당의 218표 전부를 얻기 위해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쳇 의원 또한 “우리는 새로운 의장을 얻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차기 하원의장 후보들

매카시 전 의장 임기 동안 공화당은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법안을 통과시키는 대신 국경안보, 에너지 비용 절감법, 국세청 예산 삭감 등 공화당이 주도한 법안들을 하원에서 가결 처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향 법안을 제외한 나머지 법안은 민주당이 장악한 상원을 통과할 수 없어 사실상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만 도와준 꼴이 되고 말았다.

매카시 전 의장은 하원의장에 다시 도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새로운 의장이 선출될 때까지는 공화당 소속의 패트릭 맥헨리 의원이 임시 대행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공석이 된 차기 의장 자리에는 짐 조던 미 하원 법사위원장과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가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졌다. 이 밖에 공화당 연구위원회 의장인 케빈 헤른 의원도 출마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오는 10일 차기 하원의장 후보자 토론회가 예정돼 있으며, 이튿날인 11일 투표가 진행된다.

차기 하원의장직에 누가 앉느냐와는 별개로 매카시 전 의장이 공식화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하원 차원의 탄핵 조사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매카시 전 의장의 임시예산안 통과로 미 연방정부 셧다운 데드라인까지는 40여 일 남았다.

*황효정 기자가 이 기사의 번역 및 정리에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