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해외언론’ 매수 시도…’친공산당’ 매체로 길들이나(下)

2019년 1월 17일 업데이트: 2019년 11월 27일

(상편에서 계속)

중국신문사(이하 중신사)는 중국 공산당이 해외 중국어 매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고리다. 전 세계에 직원 2000여 명과 46개 지사를 두고 있는 중신사는 해외 중국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해외센터를 설립하고 해외 중국 언론사에 뉴스 보도와 사설, 신문지면을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중앙텔레비전방송국과 신화통신사의 해외 확장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후버보고서는 “중신사가 해외센터를 설립한 배후에는 베이징이 이미 잘 포장된 내용의 뉴스를 제공해 해외 중국 언론사가 채택하도록 설득하고, 그들을 완전히 통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밝혔다.

美 안보 매체 ‘프리비컨’이 의회 보고서를 인용해 밝힌 바에 따르면, 美 싱크탱크를 공략해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하는 공작을 수행하는 중국 핵심 기관은 ‘통일전선부(이하 통전)’다. 통전은 1만여 명의 조직원을 투입해 미국에서 중국 공산당 정책을 홍보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美 싱크탱크에 거액을 기부해 중국에 유리한 목소리를 내도록 하는 공작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대대적인 통전 사업의 일환으로 2년마다 ‘세계 중국 미디어 포럼’을 개최해 해외 중문 매체 주요 인사와 주요 편집인, 기자들을 중국으로 초청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중국 미디어포럼’은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언론인들의 성향을 바꾸고, 해외 중국 언론사가 공산당 노선을 따르도록 하기 위해 여는 회의다.

2001년 화교판공실과 중신사 주최로 열린 ‘제1회 세계 중국 미디어 포럼’에서 궈자오진(郭招金) 중신사 사장은 “대만이나 서방국가 등 경쟁 상대국에서 나온 중국어 뉴스 대신 중신사의 기사를 사용하도록 해외 중문 매체를 설득하는 것이 이 회의의 목표”라고 밝혔다.

특히 ‘해외 중문 매체 고급연수반’은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에 대한 그들의 이해와 지지를 증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대회 주최 측인 중신사 사장 장신신(章新新)은 “이 자리에 초대받은 해외 매체 책임자들은 이미 일대일로 이념의 전파자일 뿐만 아니라 일대일로 건설의 참여자이자 기록자”라고 했다.

해외 중문매체, 자금난으로 공산당 회유 수용

미국에서 활동 중인 중국계 경제학자 허칭롄(何淸漣)은 2012년 완성한 ‘중국 대외선전’ 연구보고서에서 중국 정부와 해외 중문 매체는 특수한 ‘수급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허칭롄은 “경제력이 날로 강해지는 중국 정부는 해외에서 통전 사업으로 많은 돈을 쓰는 반면, 미국에 거주하는 화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중문 매체는 대부분 자금난을 겪고 있다. 이처럼 서로를 필요로 하는 수급 관계를 바탕으로 중국 정부와 해외 중문 매체 간 협력은 점점 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매체들의 최고 목표는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을 얻는 것이고 최저 목표는 해외 중국인들을 세뇌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버보고서는 미국 내 중문 매체에 대한 중국의 통제를 세 가지 유형으로 요약했다. 첫째, 미국 내 중국 국영매체를 대대적으로 지원해 규모를 확장한다. 둘째, 자본금 전액 출자 혹은 주요 주식 보유 형식으로 신문, 텔레비전, 라디오를 직접 통제한다. 셋째, 중국 본토에서 얻을 수 있는 상업적 이익을 미끼로 언론 독립성에 영향을 준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뉴미디어의 급속한 성장으로 종이신문을 비롯한 전통매체들의 구독률, 시청률은 나날이 하락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17년 미국 전역의 일간지(전자신문 포함) 발행 부수는 하루 3100만 부로 전년보다 11%나 급감했다.

전반적인 수익부진에 처하게 되면서 일부 언론매체는 중국 정부의 금전 유혹에 넘어가 그들의 통제하에 놓이게 됐다. 중국 정부에 회유당해 친(親) 공산당 매체로 전락한 매체들은 중국 공산당에 불리한 뉴스 소재와 의견은 다루지 못한다. 공산당의 비위를 맞추느라 중국 사회의 진실한 현황과 중국 인민의 목소리를 제대로 보도하지 못하며, 국제사회를 겨냥한 중국 공산당의 기만과 인민에 대한 압박 및 박해도 감히 들추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일례로, 전 세계가 높은 관심을 보이며 비판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의 진실한 상황조차 보도하지 못하는 이 매체들은 독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핵심 뉴스 상품을 잃었고, 그로 인해 신문의 품질과 매체의 명성은 나날이 추락했으며 독자들마저 외면하는 실정이다.

親공산당 매체들, ‘갈증’ 해소하려 ‘독주’ 마신꼴

수년 전부터 친공산당 매체들이 지면 축소, 감원, 휴간, 업무 스트레스 등 침체와 불황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12월 1일, 뉴욕 ‘명보(明報)’가 경영난으로 정간을 발표했다. | 명보 캡쳐

2016년 1월 1일 세계일보가 캐나다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발표했고, 경영 압박을 이기지 못한 뉴욕 ‘명보(明報)’가 지난해 12월 1일부로 휴간을 발표했다. 공산당 자금 지원을 받아온 미국 동부의 한 중문 TV 방송국은 최근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중화권 언론 매체 ‘교보(僑報)’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셰이닝(謝一寧)이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사건의 정확한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회사가 직원들에게 무리하게 실적 향상을 요구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으며 그들의 견해를 대변해온 매체들이 잇따라 경영난에 빠지는 이유에 대해 재미 언론인 탕하오(唐浩)는 그 원인을 4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줬거나 중국의 해외 통전 경비가 줄어들어 더는 옛날처럼 함부로 돈을 쓸 수 없게 된 것이다.

둘째, 인터넷 매체들이 급속히 성장하면서 종이신문과 TV 등 전통미디어의 영업이익이 떨어지는 환경 때문일 수 있다.

셋째, 중국 정부가 직접 설립한 해외 선전매체와 중국 정부의 유혹에 넘어가 통제당하는 친공산당 매체는 모두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재임 기간에 만들어졌다. 중국 공산당 내부는 치열한 계파 투쟁이 진행되고 있어 언론사 설립 당시의 자금주나 지도자가 현 정권에서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장쩌민은 현재 수감될지도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 처해있다. 이것이 친공산당 매체가 자금줄이 끊기고 갈수록 운영이 힘들어지는 이유다.

넷째, 미국이 중국의 해외 침투에 대한 폭로와 조사를 강화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국가 안보 강화를 위해 중국 공산당의 해외 침투와 간첩 활동을 추적·조사하고 폭로하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런 여러 요인으로 자금이 차단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계 언론에 어른거리는 공산당 그림자

이미 장기간 은밀한 수법으로 미국을 비롯한 해외 각국의 언론매체를 장악해오던 중국 공산당의 침투 공작은 최근에야 각국으로부터 전면적 감시와 뭇매를 당하고 있다.

2017년 1월, 중국 공산당 기관지 차이나데일리는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주류 매체에 유료 기사를 게재해 미국 ‘션윈 공연’을 비방했다. 이에 미국 연방의회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중국이 경제적 조건을 이용해 매체에 침투하는 현상에 대해 주목했다.

USCC는 같은 해 5월에 중국의 인터넷 자유 탄압 및 해외 언론 침투 정황에 대한 공청회를 실시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인터넷 자유와 독립매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중국의 정보통제와 미국 매체 시장에 대한 침투를 막아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 5월 4일, 미국 연방의회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는 중국의 정보 통제 및 해외 언론 침투 상황에 대한 공청회를 진행했다. | NTD TV

그 후 8월에 발표한 보고서에는 중국 통전부 조직구조와 해외 침투 수법을 전면적으로 폭로하고, 미국 매체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과 통제 상황을 파악해 실었다.

같은 해 11월, 미국의 저명한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의 폭로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해외에서 금전 매수를 통해 인맥을 형성하고 몰래 해당 국가의 대중 여론을 조종하며 정부 정책에 영향을 가했다. 포린 폴리시는 중국이 미국 매체를 매수하고 조종해 미국 사회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하고 대(對)중 정책에 대한 국제적인 여론 호감도를 높이고자 한다는 사실을 재차 폭로했다.

바톨로뮤 USCC 위원장은 중국의 이 같은 음성적 선전 방식에 대해 미국 사회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션윈 공연:뉴욕에서 설립된 션윈(神韻)예술단이 중국 전통문화를 되살린 공연. 오케스트라 연주를 배경으로 한 중국 고전무용, 민족·민속무용, 무용극, 그리고 솔로 연주 및 성악을 선보이는 세계 최정상의 공연으로 알려져 있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