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안면인식 시스템 전세계 확대 시도…중심에 ‘화웨이’ 있어

2018년 12월 12일 업데이트: 2019년 12월 2일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為)의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부회장 멍완저우가 지난 1일 미국의 대이란 무역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되면서 연일 전 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캐나다 법원은 11일(현지시간)에 열린 보석 재심리에서 멍완저우가 중국으로 도피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받아들여 1000만 캐나다 달러(약 84억 원)의 보석금과 전자 감시 등의 조건으로 석방을 허용했다고 다수의 언론들이 보도했다.

멍완저우가 일단 보석으로 풀려나도 미국 인도 여부를 결정할 캐나다 법원의 심리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이 멍완저우의 인도를 요청하는 데는 대이란 제재 무역 위반 혐의만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미국이 화웨이를 강하게 경계하는 것은 안보에 관련된 중요기술과 데이터가 중국으로 넘어가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을 우려해서다. 또한, 화웨이는 중국 당국과 손잡고 ‘안면인식 시스템’을 사용해 자국민들의 인권탄압에 적극 앞장서 왔다는 사실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하와이대 아시아연구소 에릭 하위트 교수는 “이번 체포는 단순히 대이란 제재법 위반과 연관된 것이 아니라 중국의 첨단 기업들이 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을 미국이 우려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당국과 밀착돼 있는 화웨이

중국 당국은 2015년 자국 기업의 이익을 위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선택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국가보안법’을 만들었다. 이 법은 중국의 인민대표대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 법안은 2006년부터 중국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에 이르는 이전 중국 당국의 프로그램에서 확대된 것이다. 이 법안 내용 중에는 중국에 기업을 설립한 외국회사들은 기술과 데이터들을 중국 기업에 넘겨줄 것을 요구하는 대목이 나온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 보고서는 “이 법안은 상업적 컴퓨터 네트워크에 백도어 진입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운영되는 회사가 중국 정부에 컴퓨터 코드와 암호화 키를 넘겨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히고 있다.

워싱턴 싱크 탱크인 정보기술 혁신재단 사장인 로버트 앳킨슨은 “중국의 목표는 외국 정보 기술을 중국 정보 기술로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라며 “반도체 설계 및 제조부터 서버,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술 시장이 이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의 모든 데이터를 통제해야 한다는 중국의 이 법안은 화웨이가 여기에 개입해 있든 아니든 외국기업들이 중국기업에 액세스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 관계자들은 캐나다와 미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사법제도와 중국 공산체제 하에서의 사법제도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들은 “중국 국가는 사법 제도를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법원이 법치 국가에서 독립적일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며, 다른 모든 사회가 공산당의 의지에 따라 운영되는 방식처럼 조직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화웨이는 데이터 모니터링을 요구하는 중국 당국에 화웨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모든 국가의 안보와 기술에 대한 자료를 건네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화웨이가 중국당국의 법이 요구하는 상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진정한 민간 기업은 없다고 말한다.

중국 당국은 ‘사회신용 평가제도’를 도입해 14억 중국인을 감시하고 있다. | NICOLAS ASFOURI/AFP/Getty Images

화웨이 안면인식 시스템, 전 세계인에게 사용 가능

지난 5월, 2015년에 발간된 화웨이 내부문서(172P)가 유출돼 인터넷에 유포된 적이 있다. 이 내부문서에는 ‘비디오 콘텐츠 관리(VCM) 작동 가이드’라는 제목의 파일이 있었는데 이 파일에는 인터넷경찰이 비디오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감시, 분석, 처리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인터넷 감시 경찰이 의심스러운 점을 발견하면 중국 중앙센터로 경보를 보내게 돼 있다. 이는 화웨이 VCM 시스템의 중요 사용 권한자는 중국 공안 부서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첸시민 중국 평론가는 “이 유출된 내부 문건은 중국 당국이 시민의 알 권리를 차단하는 ‘만리장성’과 같은 ‘금순공정(金盾工程)’와 사회 전체를 감시하는 데 사용되는 ‘톈왕(天网) 시스템’에 화웨이가 깊이 관여한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금순공정은 중국공안국과 공산당 집행위원회 610사무소에서 파룬궁 박해를 목적으로 만들어 사용한 것”이라는 사실도 추가로 밝혔다.

또한 중국 정부와 중국 군사 관련 업무의 최대 동반기업인 화웨이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중국 민중을 감시하는 ‘톈옌'(天眼·하늘의 눈) 시스템’을 만들어 신장 위구르족 이슬람교도 100만여 명을 구금하고 있는 비밀수용소의 ‘직업 재교육 캠프’ 에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국 안면인식 기술에는 ‘이투커지’와 ‘센스타임’ 기업이 양대 산맥을 이룬다.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두 회사가 단기간에 급속도로 성장한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이는 두 회사가 모두 중국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력했으며, 중국 당국을 배경으로 둔 화웨이 같은 회사들과 협력했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2012년에 설립된 이투커지는 2015년 자체 개발한 ‘칭팅옌(蜻蜓眼·잠자리 눈) 시스템’으로 중국 정부가 수여하는 ‘공안부 과학기술진보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에는 미국 표준 기술연구소가 주관한 얼굴인식 알고리즘 테스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016년 이투커지는 세계 18억 명의 안면을 식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고 중국의 해관총서(세관)와 국경 검문에 안면 대조 시스템을 제공했다.

2018년 이투커지는 후난(湖南)성의 융저우(永州)시와 함께 중국 내 시·현·소를 연동시키는 ‘도시급 안면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다. 지난 10월 10일에는 화웨이(華為)와 함께 안핑(安平) 시장을 공략한 스마트 경비 클라우드 솔루션을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솔루션은 화웨이 동영상 클라우드 역량과 이투 안면 빅데이터 시스템 플랫폼을 기반으로 강력한 경찰 업무와 보안 시스템 공동 건설을 목표로 한다. 해당 시스템은 다양한 리소스의 데이터 접근과 대규모의 안면인식 처리를 실시간으로 지원한다.

2014년 설립돼 홍콩에 본사를 둔 센스타임은 최근 중국에서 각광받는 인공지능 회사 중 하나이며, 영상처리 기술을 포함한 컴퓨터 비전을 기반으로 1초에 수만 명을 동시에 알아볼 수 있는 핵심적인 안면인식 기술을 개발했다.

센스타임의 주요 고객에는 화웨이, 정부기관과 차이나모바일, 중국 유니온페이, 중앙인터넷·정보판공실, 샤오미, 오포와 웨이보 등 유명기업이 포함돼 있다.

이 회사의 정보에 따르면, 2014년 ‘우산 혁명(홍콩 민주화 운동)’을 포함한 홍콩의 최근 시위에서도 홍콩 경찰 측은 이 기술을 이용해 대중을 통제했다.

톈옌 시스템은 안면인식 기술을 통해 개인을 식별하며, 주 데이터베이스 창고에서 개인의 정보를 찾는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개인이 정권의 우선 순위에 어느 정도 부합되는지를 나타내는 ‘사회적 신용’ 점수를 평가한다.

이 방대한 시스템은 중국 밖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미국 시스템 엔지니어 유 차오는 “국제사회는 화웨이가 자신의 기기와 네트워크를 통해 대량의 세계 각국 사람들의 데이터를 수집할 가능성에 대해 세계인들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당국은 미국인들의 ‘사회적 신용점수’를 비행기 표 구입을 하는데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누군가의 모든 자료를 얻을 수 있으며, 필요할 때 이 자료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6월 27일 상하이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컨퍼런스(Mobile World Conference)에서 5G 기술을 선보이는 차이나 텔레콤.| AFP/Getty Images

5G 주도권 경쟁과 그 중요성

5G 통신장비 및 기술은 수조 달러의 경제적 이익을 줄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과 중국 기업은 선점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 혁명으로 핵심은 ‘5G’ 통신시스템이다. 세계 중심국가들의 중요한 핵심사업인 ‘5G’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세계가 국경이 없어지는 시대를 열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빅데이터는 ‘미래의 석유이자 전기’라고 혹자는 표현하기도 했다.

5G로 모아진 빅데이터는 전 세계를 다스리는 식량이 되기도 하고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또 그 데이터를 가진 자는 미래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고, 빅데이터를 선점한 국가는 세계 경제와 안보에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관계로 세계 중심국가들은 자국의 안보와 경제 안정을 위한다며 데이터에 대한 주도권 경쟁에 몰두한다.

5G 통신시스템은 4G 이동통신보다 20배 빠른 속도, 10분의 1 수준의 지연시간, 10배 많은 동시 접속 등의 특징을 지닌다. 단말기(휴대폰, 컴퓨터 등)를 이용한 모든 사물은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고도화된 정보처리능력으로 분석되고 빅데이터로 처리돼 사용자 상황에 적절하고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미국 의회가 결성한 전문가위원회는 차세대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제하려는 중국의 야심이 미국의 경쟁력, 데이터 프라이버시 및 국가 안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5G 국제표준은 2019년에 정해질 것이며 상업적인 실용화는 2020년으로 예상된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중국 정부가 네트워크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제5세대 무선기술(5G) 장악을 통해 5G의 국제 표준을 선점하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기술 지배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19년을 대비한 USCC 보고서는 “중국의 국가 주도 정책은 미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면서 “중국은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미래의 무선 기술 및 표준 개발에 대한 전 세계적인 통제가 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옛말에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다’라는 속담이 있다. 어떤 일이나 사물을 믿지 못할 사람에게 맡겨 놓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고 항상 걱정된다는 뜻의 비유적 표현이다. 이 말은 현재 화웨이의 정황을 설명하는데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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