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문서] 중국, 해외 기관에 문서파기 긴급 지시…“미국 등 서방국가서 추적”

남창희
2020년 8월 24일
업데이트: 2020년 8월 24일

중국 공산당(중공)이 서방국가에서 활동 중인 당 조직에 기밀자료 파기 지시를 내리고 지하로 숨어들라는 지시를 내렸음이 확인됐다.

에포크타임스는 최근 내부 소식통으로부터 ‘해외 당 건설 사업의 진척과 관련된 요구에 관한 통지’(關於進一步落實海外黨建工作有關要求的通知)라는 문서를 입수했다.

A4용지 2매 분량에 7가지 요구사항이 담긴 이 문서는 이달(8월)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국유기업 페트로차이나(중국 석유)가 호주, 캐나다 등 10여 개국 해외사무소에 발송한 내부 통지문이다.

이 문서에서는 우선 해당 통지문을 발송하게 된 배경부터 밝혔다.

“미국 등 몇몇 서방국가가 우리나라(중국)를 견제”하고 있는 데다 최근 호주에서 당 건설 자료를 소지하고 있다는 이유로 개인 휴대전화, 컴퓨터 등이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것이다.

중공의 ‘당 건설’은 내부적으로는 조직과 규율을 정비·강화하는 공개적인 활동이지만, 해외에서는 비밀공작에 가깝다.

이러한 비밀공작에 관련된 자료를 ‘기업’인 페트로차이나가 해외 지사에 요구한 점이 특이하다.

이에 대해 재미 중국 전문가 저우밍(朱明)은 “페트로차이나의 해외 영업망이 중공의 당 조직처럼 운영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며 “사실 중국의 모든 기업, 단체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저우밍은 “당 건설은 중공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가리킨다”며 “중공 영사관은 ‘당 건설’이라는 명문으로 해외에 진출한 중국 기업에 정보수집, 기밀정보 탈취, 현지 정부 관리에 대한 영향력 행사 등을 지시할 수 있다”고 했다.

중국 최대, 세계 3위의 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는 75개국에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대부분의 다른 중국 기업과 마찬가지로 중공의 당 조직(공산당 위원회)을 회사 내에 설치하고 있다.

공산당 위원회는 기업이 비즈니스 분야에서 당의 노선을 따르도록 하기 위한 통제 시스템 역할을 한다. 페트로차이나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약 130만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2018년까지 회사 내 공산당원은 약 70만명이다.

호주 압수수색과 관련해서는 외신이나 호주언론에서 관련 보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직 수사기관에서 일반에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문서에서는 “호주와 캐나다 등 10여 개국 주재 기관에서는 민감한 정보를 긴급히 소각하거나 이관하라”며 구체적인 방안 7가지를 제시했다.


이달(8월)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국유기업 페트로차이나(중국 석유)가 호주, 캐나다 등 10여 개국 해외사무소에 발송한 내부 통지문 ‘해외 당 건설 사업의 진척과 관련된 요구에 관한 통지’(關於進一步落實海外黨建工作有關要求的通知) 사본 | 에포크타임스에 제보됨

우선 “모든 해외 주재 중공 조직은 외교 공관의 지시를 받아야 한다”며 주재국 외교 공관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지시에 따를 것을 강조했다.

‘특히 말레이지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와 중동 당 조직은 책임자가 매년 1회씩 주재국 외교 영사관을 방문해 보고해야 한다’며 큰 변경점, 인원조정, 중대한 사항 등을 영사관에 보고하도록 했다.

리스크 대책 마련도 지시했다. “해외 사업장은 해외 부서의 지도 아래에 잠재적인 리스크를 분류·조사하고 비상사태에 대비한 예비안을 마련해 현지 외교공관 및 본국과 비상 연락 메커니즘을 수립하라”고 했다.

중국 전문가 저우밍은 “기업은 전화나 이메일로 본국과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 그런데 통지문에서는 ‘긴급 연락 메커니즘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비밀연락망을 뜻한다. 중공 영사관이 스파이 센터임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비상사태’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 연방수사국(FBI)이나 중앙정보부(CIA) 등에서 찾아올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추측했다.

통지문에서는 또한 민감한 정보에 대한 처리 방안도 지시했다.

먼저 반드시 지켜야 할 철칙으로 △해당 국가 법 집행기관(검찰, 경찰 등)에 민감한 정보 유출 엄금, △외국의 조사대상이 될 경우, 모든 당원과 간부는 당 기밀 엄수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에 주재하는 기관에 “컴퓨터, 휴대전화, 외장하드, USB, CD 등 각종 저장 도구에 있는 관련 전자 문서를 모두 완전히 삭제하고, 종이 문서를 소각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각이나 파기가 용이하지 않은 중요자료는 주재국 외교 공관에 보관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지난 7월 말 미국 정부의 폐쇄 명령을 받은 휴스턴 주재 중공 총영사관에서 밤새 영사관 안뜰에서 서류를 대거 소각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뒤이어 뉴욕의 중공 영사관에서는 전문 파쇄업체를 불러 문서를 대량 폐기했다.

중국 전문가 저우밍은 “중공의 외교 공관이 외교특권을 이용해 ‘긴급 자료’를 보관하는 금고와 첩보센터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기밀 자료와 ‘당의 비밀’을 안전하게 중국으로 돌려보낼 수 없다면 주재 공관에 맡기도록 해왔다는 것이다.

한편, 통지문에서는 해외에서의 당 활동을 은닉하라는 지시도 있었다.

이에 따르면 해외에서의 당 활동을 선전·보도하거나 웨이신이나 웨이보 등 SNS에도 올리면 안 된다. 또한, 관련 글이나 논평을 발표해서도 안 되며, 깃발을 걸거나 당원 휘장을 착용하는 등의 행위도 금지됐다.

에포크타임스 중문판은 지난 2017년부터 중국 기업의 해외 당 지부가 벌이는 비밀 활동을 폭로해왔다. 중공이 현지인들을 비밀리에 입당시키고 공산주의 이념을 퍼뜨리고 있음을 파헤쳐 세상에 알려왔다.

또한 최근에는 틱톡과 위챗 등 중국 IT기업들이 내부에 설치한 당 조직(공산당 위원회)과 그 명단을 보도해, 중공이 이들 기업을 침투·통제하고 있음을 밝혀낸 바 있다.

저우밍은 “3년 전과 비교하면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중공의 조직들은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 속에서 철저히 지하로 숨어들고 있다. 더 많은 국가가 추적 조사에 나서면서 지하로 들어갈 수밖에 없게 됐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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