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中 당국, 베이징 첫 확진자 은폐했다…내부문서 유출

니콜 하우, 구칭얼
2020년 6월 11일
업데이트: 2020년 6월 11일

중국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간판 스트라이커 하오하이둥(郝海東·49)은 지난 4일 중국 공산당을 강하게 비판하며 공산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년의 축구스타였던 하오하이둥은 중국 축구계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스포츠 정신이나 축구하는 재미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정치적 판단에 좌우된다는 지적이었다.

스포츠만이 아니다. 중국은 공산당 정권 안위가 사회의 모든 분야를 억누르는 구조다.

에포크타임스는 최근 입수한 2건의 중국 보건당국 내부 보고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중공 바이러스) 방역에서도 이 같은 병폐를 확인했다.

베이징 첫 확진자…공식 1월 20일, 실제로는 1월 12일

베이징 다싱구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지난 1월 20일 오전 3시께 공식 SNS에 “우한을 방문 뒤 발열 증세를 보인 환자 2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베이징의 첫 확진자 발생이 세상에 처음 알려지는 순간이었다. 다만, 보건당국은 이들이 정확히 언제 병원을 찾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1월 20일은 마침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방역에 관한 지시를 내리고, 호흡기 권위자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가 CCTV에 출연해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하다”고 한 날이었다.

단순히 우연으로 보기에는 너무 공교롭다. 베이징 소재 디탄(地壇)병원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도 우연이 아니었다.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 조사단을 위한 보고자료’라는 이름의 이 보고서에서 디탄병원 측은 베이징 첫 의심환자 2명이 병원에 접수한 날짜를 1월 12일로 기록했다.

베이징디탄(地壇)병원 내부 보고서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 조사단을 위한 보고자료’ 사본 | 에포크타임스 단독 입수

이들은 8일 뒤인 1월 20일 베이징의 첫 확진자로 발표된 그 2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날 베이징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명 중 1명의 샘플을 상급기관인 국가 CDC에 보냈다.

검사결과가 나온 것은 닷새 뒤인 1월 17일이었다. 진단방법은 유전자 증폭검사였고, 결과는 양성이었다. 양성판정까지 검사에 총 6일 걸린 셈이다.

그러나 중국 관영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시 중국에서 유전자 증폭검사에 걸리는 시간은 16시간이었다.

이 보도가 맞는다면, 중국 CDC는 다음날이면 알 수 있는 검사결과를 6일 뒤에야 베이징에 알린 것이다.

베이징 디탄병원은 올해 1월 1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 환자 2명을 접수했다. | 화면 캡처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모두 같은 날 “첫 확진자”

주목할 점은 베이징 보건당국에서 17일에 확진판정을 통보받고도 발표를 20일까지 미뤘다는 사실이다.

이날 첫 확진자 발생을 알린 중국의 대도시는 베이징만이 아니었다. 상하이, 광저우에서도 첫 확진자 발생을 발표했다.

시진핑 주석이 방역 지침을 밝히고, 중난산 원사가 ‘사람 간 전염’을 인정한 이날, 마치 기다렸다는 듯 우르르 쏟아진 ‘첫 확진자’ 발표에 중국 대중은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중국 온라인에는 “정말 대도시 3곳에서 같은 날 첫 확진자가 나온 게 맞느냐”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렇다면 베이징 당국은 왜 17일부터 3일의 시간을 허비하며 첫 확진자 발표를 늦췄을까.

중국 정부가 1월 18일 발표한 ‘국가 위건위의 신종코로나 진료방안’과 ‘각 성(省)의 신종코로나 첫 확진 절차에 관한 통지’에서 그 힌트를 찾을 수 있다.

두 통지문에서는 중공 바이러스 진원지인 후베이성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첫 번째 의심환자에 대해 확진 판정을 내리기까지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밟도록 했다.

먼저 지방 보건당국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와야 한다. 그후 성(省)CDC, 국가 CDC, 국가 위건위 산하 전염병 태스크포스(TF) 진단팀 등 총 3차의 추가 검사에서 모두 양성 판정이 나와야 한다는 확진 사례로 본다는 것이다.

[좌] 중국질병통제예방센터 가오푸(高福) 주임이 베이징에 보낸 첫 의심환자 검사 결과자료 [우] 국가 위건위의 신종코로나 진료방안 | 에포크타임스
또한 확진 사례로 판정돼도 바로 확진자 발생을 발표할 수 없다. 다시 국가 CDC 등에서 유전자 염기서열 검사, 임상증상 확인, 역학 이력 조사 등을 실시해 재확인해야 한다.

이 같은 절차를 고려한다면, 베이징 보건당국에서 지난 1월 12일 베이징의 첫 의심환자 샘플을 국가 CDC에 보내기 전 이미 진단검사를 해 양성을 확인했다는 합리적 의심이 가능하다.

중국 보건당국은 복잡한 절차에 대해 “신중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정보 은폐를 위한 수단이라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초기 대응과 정부의 투명성을 가장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내세운다.

확진자 발생을 확인하고도 골든타임을 낭비하며 자국민과 세계인의 생명을 위험을 내몬 중국의 ‘정치적’ 방역 시스템은 “중국인들은 더 이상 공산당에 짓밟혀선 안 된다”고 외친 하오하이둥의 절박함을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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