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중국, 문명으로 다시 회귀하라”(하)

무역전쟁 속 미국의 對中 압력...우리에겐 위기이지만 기회
공영화 기자
2019년 7월 11일
업데이트: 2020년 4월 21일

세계가 격변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을 기반으로 한 패권 경쟁은 여전히 긴장국면 속에 진행 중이다. 전 세계 이목은 한반도 북핵 문제에 집중되어 있다. G20 회의가 끝난 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DMZ 방문에 쏠린 시선이 이를 증명한다. 미국의 중국 제압 정책과 인도∙태평양 라인 구축 전략과 동북아 주변국의 군사지정학적인 역할이 중요해짐에 따라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아래는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조성환 교수와 정치 외교 현안에 대해 나눈 인터뷰를 재구성했다. ‘한·미·중’, 新 삼국지 속에 숨어있는 이슈와 진실게임을 들어본다.

(상편에서 계속)

▷ 미·중 무역전쟁을 동아시아 자유화로까지 연결하고 있다. 미국의 세계 전략이 동아시아로 옮긴 것인가

겉으론 미중 간 경제 경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중국의 이런 주권 도발에 대해 미국 주도하에 움직이는 세계의 중국 응징으로 봐야 한다. 미국의 세계 전략은 1947년 트루만이 만든 냉전공세전략과 유사해 보이지만 그것보다 더 무서울 것이다. 2015년까지 미국의 세계전략은 현상유지전략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중국이 도발했기 때문에 그걸 원상회복하려면 미국은 현상변경전략을 구사 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처음엔 중국의 전체주의 체제 강화를 용납할 수 없다고 나섰다. 하지만 나중엔 중국의 자유화 문제까지 포함해 내정간섭에 들어갈 거라 본다. 중국은 국제정치 게임에서 한반도 문제까지 포함해 소위 천하체제 달성을 목표로 도전해왔다. 미국은 그런 중국을 인도-태평양 포위공세전략으로 대응하고 나섰는데 남사군도와 북한 핵문제까지 정리될 때까지 간다고 본다. 이 게임의 요소는 북한 핵이라는 핵무기가 가진 성격 때문에 미국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이건 트럼프 행정부만 아니라 일본, 유럽, 한국도 걸려있어 중국도 사실 부담스러운 부분인데, 그런 중국을 제어하려고 미국은 복합적인 경제 제제 내지는 경제전쟁을 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북한의 금융 체계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수준으로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미 상원에서 ‘국방수권법안’에 웜비어 브링크(Banking Restriction Involving NK)

를 통과 시켜 사실상 북한을 세계 은행망으로부터 추방했다. 더구나 북한 인사 460명에 대해서는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에 포함시켰다. 중국엔 그런 금융제재까진 안 갈 것 같지만 그것은 모르는 것이다. 재작년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오기까지 미국은 최첨단 무기를 동원해 평양 상공을 몇 번이나 들락거렸고, 연해주 만주 북한 한반도 중국까지 전부 다 전쟁을 치를 수 있는 연습을 5번이나 했다.

결국 미·중 전쟁은 북한 핵을 세계 패권 전략용으로 활용해 온 중국을 포함해 동아시아의 자유화에 있다. 사실 중국은 동아시아적인 전통과 서양의 자유민주를 결합해 더 높은 수준으로 갈 수 있는 전환점이 1960년대였는데 그동안 거꾸로 갔던 걸 지금 돌려세우고 있다.

최근 자유를 찾으려는 홍콩 시민들의 거대한 움직임도 중국공산당 정권의 반문명적인 도전에 대한 반응으로 봐야 한다. 대만도 현재 중국이 친중 인사들을 내세우다 주춤한 상태인데, 대만 독립을 주장하던 민진당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 미중 전쟁은 북한의 비핵화 문제도 포괄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북한 핵 보유’를 잠정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핵은 확실히 절대무기다. 기존의 무기는 상대 무기라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통제와 사용과 파괴의 제한성이 있다. 하지만 핵은 A국가가 사용했을 때 B국가가 2차 가격만 있으면 함부로 사용할 수 없어서 ‘억제 억지력’을 갖게 됐다. 1970년대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이 고민을 했던 부분인데, 이런 ‘억제 억지’ 관계를 유지하려면 고도의 책임성과 합리성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국제정치적으로 책임성이 없고 도발을 일삼고 깡패국가가 되면 언제든지 그 핵을 국가 이익을 위해 맘대로 사용할 여지가 생겨버리면 인류가 공멸하게 된다. 물론 핵은 평화적 원자력발전은 인류의 가장 큰 축복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MPT 조약도 만들고 한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나라는 MPT 조약을 따랐는데 문제 있는 독재국가나 깡패국가들이 계속 핵을 가지려고 한 것이다.

▷ G20 회담 전 시진핑은 방북을 하여 ‘하나의 동맹’을 과시하기도 했다

후진타오는 외교적으로 북한이 핵 능력을 갖기 전에 평화적으로 북한 핵 문제를 정리해 보려고 애썼다. 하지만 시진핑 들어 갑자기 평양의 핵무장 능력이 완비됐다. 북한은 핵으로 남쪽을 완벽하게 위협하려면 미국의 핵우산을 막아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미국이 2차 가격을 못 하도록 할 수단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바로 미국까지 가는 장거리탄도 미사일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만약 북한이 미국을 향해 핵을 날릴 능력이 자명하다면 ‘세계 비핵확산체제’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미국의 국제 안보 리더십에 대한 결정적인 타격이 된다. 비확산체제가 무너진다면 세계, 특히 동북아 지역은 ‘핵정글’로 빠지게 될 것이 자명하다.

인터뷰하면서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을 그리며 설명하는 조성환 교수(사진/김국환)

▷ 트럼프는 북한 비핵화 압박을 어느 정도 실효성 있게 전개할까

내 생각에 미국의 전략은 소위 명분도 없이 위험하게 도전한 중국을 시간을 두고, 중국이 다시 도발 정지 상황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국가적 전략 목표를 두어야 한다. 중국이 노골적으로 북한을 핵무장시켰다고 말하긴 힘들어도 우회적이고, 간접적인 지원의 증거는 무수하다. 말하자면 다른 국가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핵은 한국과 일본, 미국까지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은 핵과 (장거리)미사일로 무장하여 단순한 김씨 사교(邪敎) 전체주의의 방어를 넘어 중국의 ‘도발청부국가’ 를 자처한 것이다.

대한민국은 미국적 가치, 미국적 체제, 미국적 문명, 현대 문명을 모범적으로 잘 구현한 국가다. 그런데 중국은 이 지역에 대해 지분을 요구하는 위험한 행동까지 했다. 미국 국무장관 딘 애치슨이 2차 세계대전 마치고 동아시아에서 미 육군을 뺀다는 말을 듣고 남한과 대만을 제외한 애치슨라인을 발표했다. 그런데 중국은 박근혜 정부 때 한국과 대만을 영향권에 넣는 역애치슨라인 설정 전략을 추진했다고 추정된다. 그러나 사드배치 결정으로 중국 정부는 엄청나게 반발했다.

만약 북한이 핵 국가로 인정돼 버리면 소련, 북한, 중국 국방 삼각은 핵 진영이 된다. 그러니까 미국이 우리는 핵을 가지지 말고 핵우산으로 하겠다고 하고, 일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북한이 완전히 핵 국가로 인정되면 일본이 핵무장하는데 반대할 명분이 없어지고, 그건 우리도 마찬가지다. 핵을 가진 사교 전체주의적 깡패국가의 핵 도발이 제어되지 안는 상태에서 이 지역의 핵 정글의 극단적 위험지대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화훼이를 동원해 세계 정보를 다 관장하려 했다. 백도어가 설치된 내 핸드폰의 정보를 중국 공안을 거쳐 들어간다? 상상이 되는 일인가? 이는 사실 핵보다 더 무서운 방식인데 미국이 그걸 살려두면 되겠는가? 국가 간의 공존이 평화스럽지 않아도 되지만, 만약 공존이 깨지고 모든 인류의 사적 영역이 말살되는 그런 세상이 되면 개인의 자유와 문명도 일시적으로 깨진다. 개인과 국가 모두 완벽하게 중국에 예속되는 그게 바로 빅브라더다. 최근 중국의 디지털 전체주의의 시도는 중국 자체에 국한된 일국 전체주의를 넘어 세계전체주의의 묵시론적 결과에 이를 수 있다.

인터뷰하면서 조성환 교수가 쓴 ‘자유위체(自由爲體) 민주위용(民主爲用)’(사진/김국환)

▷ 동북아시아 중심인 한국에 대해 중국은 사드, 미국은 북한 비핵화 제재 동참 등을 요구한다. 이런 정치, 지정학적 위치에 놓인 한국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

사회주의 공산당을 하는 중국은 자국민의 거주 이전의 자유를 제한하고, 소수의 특권층을 위해 법적으로 노동을 착취하고, 독립을 요구하는 신장 위구르나 티벳에 상상을 불허하는 탄압을 하고, 파룬궁 수련을 이유로 사람들의 장기를 꺼내 팔고 하는 식으로 인권침해를 하고 있다. 이런 중국은 절대 영국이나 프랑스나 다른 국가들이 했듯이 정치 국가가 될 수 없고 내부적인 모순이 너무 커서 분열할 것이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해야 할 도리를 밝힌 유교 문화는 국가의 통치원리다. 이런 통치 원리는 유대, 기독교, 아프리카 원시 부족도 다 있는 가장 원초적인 부분으로 보편적인 전통이다. 개인이 자유를 가진다 해서 모든 사람이 경쟁만 하는 게 아니라 연민도 함께 가진다. 본질적으로 홍콩 사태가 생긴 것도 홍콩의 미래가 전체주의에 먹히지 않으려 해서다.

말하자면 중국은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스탈린보다 더한 방식으로 개인의 영역을 침해할 수 있는 오웰리언 시스템으로 다시 회귀하려 했다. 그러면 누군가는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데 미국이 문제 제기에 나선 것이다. 미국은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입체적으로 움직이며 중국을 문명으로 다시 회귀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 나는 이 부분에 대해 ‘동아시아 자유화(East Asian liberalization)’라 부른다. 모든 시스템의 자유를 말하는 이 자유화에는 파룬궁에 대한 인권 문제도 들어있다.

중국과 엄청난 이해관계를 가진 미국의 억만장자들, 동아시아의 가장 골칫덩이인 북한의 핵무장 등 미국 기득권층의 공격을 받으면서도 트럼프는 거의 천재적으로 미중 게임을 이끌어가고 있다. 핵이 가진 특수성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는 정상 간 투톱 방식이 가장 적합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으로 성사된 김정은과 판문점 회동은 중국을 북한에서 손 떼라고 한 시그널이다. 중국이 역사적으로 서양에 당한 모욕감을 상쇄하려면 서양을 능가해야 한다. 서양보다 더 보편적인 도덕률, 서양을 능가하는 자유, 서양을 능가하는 인권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중국은 대한민국의 자유화를 가장 겁낸다. 현재 한국 정치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유신독재에서 최루탄을 던지며 지키려 한 자유이고, 젊은 세대들은 과잉 자유를 누리고 있다. 한국은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미국 프랑스 보다 민주화에 대한 현실적 평가가 높았던 곳이다. 제일 급한 건 우리 내부부터 제대로 정비돼야 한다. 서양의 자유 의식, 서양의 자유를 정말 우리가 체현시키지 않으면 기회와 위기가 병존하는 현 상황을 헤어나기 어렵다. 근대 중국의 애국 지식인 옌푸(嚴復)는 제국의 관리들이 ‘중체서용(中體西用)’을 주장할 때, 밀려오는 서양을 두고‘자유위체, 민주위용(自由爲體, 民主爲用)’의 문명이라 했다. 자유는 현대문명의 근본가치인 것이다. 한국의 지식인으로서 중국이 ‘자유 없는 거인(Giant without Liberty)’으로 인도와 문명의 파괴에 몰두하지 않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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