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자협력에 열린 자세로 접근해야” 차두현 아산硏 수석연구원

이윤정
2021년 3월 17일
업데이트: 2021년 3월 17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17~18일 한국을 방문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블링컨 국무장관은 카운터파트인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17일 한미외교회담을 한 뒤 18일에는 오스틴 국방장관, 서욱 국방부 장관과 함께 제5차 한미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회담이 한미관계의 터닝포인트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운을 뗐다.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 방향에 대한 리뷰가 진행 중인 데다 한미 간 최대 현안이었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이미 타결됐고 연합훈련도 예년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차 연구위원은 두 장관의 방한이 바이든 정부와 협력할 동맹·우방국과의 상견례 및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의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 16일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세간의 예상대로 북한의 비핵화에 무게중심을 두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최근 백악관이 지난달부터 북한과 비공개 접촉을 시도한 사실을 밝힌 것을 두고 실무선에서 접촉하는 바텀업(bottom up·상향식) 방식의 대북정책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일탈적 도발을 미연에 차단해 한반도에서 긴장이 격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의도”라며 “아울러 북한과의 대화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대외적인(특히 한국을 겨냥한) 제스처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중국 견제’ 중점적으로 다뤄질 듯

이번 회담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외에도 ‘중국 견제’가 가장 주목할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 연구위원은 “트럼프 전 행정부 이전부터 중국을 이대로 두면 안 된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었다”며 이는 바이든 정부에서도 유지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 공산당을 자유·민주주의에 도전하고 국제 질서와 조화를 무너뜨리는 체제로 보고 있다”며 “더 심해지기 전에 그들의 체제나 행태 중 하나는 바꿔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블링컨 장관의 첫 순방지가 중동이나 유럽이 아닌 아시아라는 점도 이례적이다.

차 연구위원은 이를 두고 “일종의 의제 표현”이라며 “미중 전략 경쟁에서 대중 견제의 기조는 지속한다는 걸 분명히 보여주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아시아 지역의 동맹·우방국들과의 단합된 협력 네트워크를 구성할 필요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쿼드 가입’ 제안할 수도…열린 자세로 접근해야

따라서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대중 연대 구축과 관련해 한국의 쿼드 가입을 압박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 14일(현지 시각) ‘쿼드'(Quad)의 4개국(미국·일본·인도·호주) 정상들이 워싱턴포스트(WP)에 공동기고문을 발표하고 쿼드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차 연구위원은 “강력하게 권하지는 않겠지만 언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으로서는 한국의 확실한 진의를 알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한국·베트남·뉴질랜드가 참여하는 ‘쿼드 플러스’ 구상이 처음 언급됐을 때 우리 정부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라며 참여 거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올해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특정 국가를 배제하지 않는다면 어떤 협의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조건부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여전히 애매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차 연구위원은 “쿼드에서 특정 국가를 배제한다고 말한 적이 없고 가입 시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우리 정부는 중국을 건드리면 곤란하지 않을까 해서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민감하고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지리적으로 가깝고 최대 무역 상대국이라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아울러 과거 사드 배치로 보복당한 경험이 있는 데다 중국을 대북 정책 협력자로 활용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친중 성향이라고 단정 짓고 싶지는 않다”며 “하지만 그렇게 읽힐 수 있다는 건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덧붙여 “정부가 보수냐 진보냐, 정책이 친중이냐 아니냐보다 한국 사회 전반적인 방향성이 ‘친중’으로 각인되면 한미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국익에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하지만 그런 시각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모든 다자협력에 대해 열린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며 “쿼드나 쿼드 플러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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