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으면 갇힌다’ 상하이대 학생들, 오미크론 피해 대탈출

김윤호
2022년 01월 18일 오전 11:02 업데이트: 2022년 01월 18일 오전 11:02

중공 바이러스(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중국 톈진, 베이징, 상하이 등으로 확산된 가운데 상하이에서는 당국의 ‘봉쇄’를 우려해 대학생들이 탈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14일 밤, 중국 웨이보(微博)에는 상하이대 학생들이 긴급 대피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확산됐다. 인기검색어 순위에는 상하이대가 상위에 올랐다.

상하이대 한 남학생은 “학교는 이미 봉쇄됐다”며 노트북이 든 가방 하나만 챙겨 학교 캠퍼스를 빠져나오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

기숙사 자기 방에서 가방을 매고 나온 이 학생이 도착한 대학 캠퍼스 출입구에는 이미 백팩을 매고 캐리어를 소지한 학생 수십여 명이 몰려 있었다. 경비요원이 철제 울타리로 출입구를 봉쇄하고 누구도 출입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동의 자유가 제한당하는 일은 공산주의 중국에서는 수시로 감수해야 하는 일상이다.

잠시 후 경비요원들이 철제 울타리 일부를 개방하자, 별다른 항의 없이 순순히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은 이 기회를 놓칠세라 아직 올라가지 않은 차단기를 뛰어넘거나 커다란 캐리어를 끌면서 몸을 숙인 채 차단기 아래로 재빨리 학교를 빠져나갔다.

이 장면을 촬영하면서 다른 학생들과 함께 학교를 빠져나온 이 남학생 뒤쪽으로는 여전히 수십여 명의 남녀 학생들이 잰걸음으로 캠퍼스를 탈출하고 있었다. 다급한 학생들의 움직임에서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은 긴박감이 느껴졌다.

이 남학생은 “형제들(학생들)이 하마터면 빠져나오지 못할 뻔했다”, “집으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간다”는 말을 전하며 1분7초 분량의 영상을 마무리했다.

웨이보 등 중국 SNS와 온라인 게시판에는 교직원들이 학생들의 단체 채팅방에 띄운 “학교에 있지 말라, 당분간 나가지 못할 수 있다”, “가능한 한 빨리 귀가하라”는 긴급한 문자메시지를 캡처한 이미지가 올라왔다.

출입구의 차단기 아래로 캠퍼스를 빠져나가는 중국 상하이대 학생들 2021.1.14 | 화면 캡처

한 학생은 “어제(14일) 오후 학교를 탈출해 역에서 하룻밤을 기다렸다가 아침 7시께 고속철을 타고 집으로 가고 있다. 학교나 정부의 공식 통보는 없었다. 그냥 ‘빨리 떠나라’는 식이었다. 어찌된 상황인지 모르겠다”며 당황스럽다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학생은 “상하이에 확진자가 나오면서, 학교에서 빨리 캠퍼스에서 나가라고 했다. 연락을 받자마자 친구들과 함께 바로 짐을 챙겨서 나왔다. 방학이 시작됐지만 학교 기숙사에 아직 집에 가지 않은 학생들이 많았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모든 사람들이 방역에 협조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공부하고 돌아와 기숙사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당일 저녁 기숙사를 비우라며 응하지 않으면 격리조치하겠다는 식의 방역은 이해가 안 된다. 밀접 접촉만 안 하면 괜찮지 않나”라고 지적한 학생도 있었다.

중국 내부에 있는 상하이 학생들은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지만, 미국 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상하이는 전날 각 학교에 휴교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중국 공산당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질병통제국의 1급 감독관 허칭화(是陈守诺阿)는 앞서 13일 보고된 확진자 2명과 무증상감염자 3명과 관련, 오미크론 감염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