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성역 도시”

조영이 인턴기자
2022년 08월 17일 오후 7:18 업데이트: 2022년 08월 17일 오후 9:55

뉴욕시가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성역 도시’라는 평가가 나왔다. 성역 도시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으로부터 불법체류자를 보호해주겠다고 선언한 도시를 말한다.

“무조건적 불법 체류자 보호, 다른 모든 사람에 위협”

비영리 법률 조직 이민개혁법연구소(IRLI)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시가 올해 최악의 성역 도시로 선정됐다. 뉴욕시는 2019년 조사에서는 두 번째로 상황이 안 좋은 성역 도시였다.

2위는 로스앤젤레스이고 시카고, 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지난 2016년 11월 불법체류자 추방 공약을 내건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자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카고, 시애틀 등 여러 도시가 성역 도시를 선언했다.

보고서는 소위 성역 도시가 불법 체류자 관리 감독에 독자 노선을 택하면서 불법 체류자들을 지역사회에 제한 없이 내보내면서 국가 정책에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역 도시의 무조건적인 불법 체류자 보호는 범죄를 저지른 다른 불법 체류자를 끌어들이는 역할도 하며, 이는 합법적인 이민자뿐 아니라 다른 불법 체류자에게도 위협이 된다고 강조했다.

뉴욕시 “불법 체류자” 용어 사용 금지

보고서는 특히 문제가 되는 몇몇 성역 도시 상황을 소개했다.

민주당 소속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전임 시장 빌 드 블라지오의 친(親)불법체류자 정책인 ‘성역 도시(sanctuary city)’를 계속 지지해 왔다.

뉴욕 시의회는 이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 초 ‘비시민권자 지방선거 투표권 부여’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지난 6월 뉴욕주 법원에서 주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해 파기됐다.

빌 드 블라지오 시장은 2019년 재임 당시 성역 도시 정책의 일환으로 살인 및 성범죄 유죄 판결을 받은 재소자를 포함해 7,500명 이상의 불법 체류자를 석방했다. 같은 해 시는 “불법 체류자” 용어 사용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최대 25만 달러(3억 2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

2020년부터 범죄자들의 피난처 된 로스앤젤레스

로스앤젤레스는 2020년부터 범죄자들의 피난처가 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보안관 알렉스 빌라누에바는 올해 초 헤리티지 재단이 운영하는 매체 ‘데일리 시그널’과의 인터뷰에서 “조지 개스콘 검사장 취임 이후 불법 체류자들이 도둑질하기 위해 이곳에 온다”며 “가택 침입이나 강도 사건을 저지르기 위해 다른 카운티나 주에서 LA로 오고 있다”고 말했다.

조지 개스콘 검사장은 취임 이후 범죄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무보석금 석방 제도 시행 이후 미행 범죄와 떼강도 등이 잇따랐고 미성년자 범죄를 성인 범죄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펼치면서 범죄가 급증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게다가 로스앤젤레스 교정당국은 ICE의 불법체류자 인도 요청을 여러 차례 거부하기도 했다.

워싱턴 이그재미너 보도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교도소는 2020년 범죄를 저지른 25,000명 이상의 불법 체류자를 ICE에 인도하기를 거부했다. 앞서 2019년에는 ICE가 11,000명의 불법 체류자를 인도하라고 요청했지만 이 중 5%만 인도했다.

시카고, 빈번한 총격 사건

보고서는 시카고가 “주말이면 총격 피해자가 두 자릿수가 되는 무법 지옥”이라고 꼬집었다.

시카고 경찰은 최근 20년 동안 가장 적은 수의 범죄 용의자들을 체포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800건 이상의 살인 사건이 보고되면서 25년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로리 라이트풋 시장은 2020년 불법 체류자도 보통 시민과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 라이트풋 시장은 같은 해 시 공무원이 불법 체류자를 구금하기 위해 ICE와 협력하는 것을 금지하는 지역 조례에도 서명했다. 여기에는 범죄 혐의를 받고 있거나 폭력 조직원 데이터베이스에 이름을 올린 불법체류자도 포함된다.

IRLI “성역 도시 정책은 더 많은 범죄로 이어져”

IRLI의 전무이사이자 법률 고문인 데일 L. 윌콕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데이터는 성역 도시 정책이 더 많은 범죄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며 “지역사회 지도자들은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IRLI 선임 연구원이자 전 ICE 이사 대행인 톰 호만은 “모든 공동체는 범죄자로부터 보호받을 자격이 있다” 며 “범죄의 피해자와 목격자는 범죄자가 지역 사회로 다시 돌아와 복수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