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55개 가정, 대법원에 제소 “종교적 이유로 백신접종 거부 인정해달라”

Ivan Pentchoukov
2019년 7월 15일 업데이트: 2019년 7월 20일

미국에서 홍역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뉴욕 55개 가정이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종교적 이유로 인한 백신접종 거부를 인정해달라는 내용이다. 앞서 뉴욕주는 “홍역확산을 막아야 한다”며 백신접종 거부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백신접종을 거부한 가정은 자녀의 등교가 거부돼, 홈스쿨링 등 추가적인 경제부담이 불가피하다. 자녀의 직업선택에도 제한을 받는다. 이들은 뉴욕주의 법안이 헌법에서 보장한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신앙 자유를 찾아 떠난 이들이 건국한 나라 미국에서 종교와 신앙의 자유가 작은 시험대에 올랐다. -편집부


종교적 이유로 백신접종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는 지시를 받은 뉴욕 거주 55개 가정이 뉴욕주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6월 13일, 뉴욕 주 상원과 의원 총회가 종교적 이유로 어린이에게 백신접종을 하지 않을 수 있게 허용해왔던 조항 폐기 안을 통과시켰고,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오직 공공안전과 건강에 대한 위험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이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유대인, 기독교인, 무슬림 신자가 포함된 가정에서는 종교 면제 조항의 폐지가 수정 헌법 제1조에 명시된 권리를 침해했고, 종교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냈으며 헌법의 평등 보호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종교적 이유로 백신 접종을 면제받았던 뉴욕의 2만6천여 가정에 큰 타격을 입혔다. 종교적 예외 인정이 취소되거나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어린이들은 공립 및 사립학교에 다닐 수 없어 학부모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버릴지 자녀의 교육 기회를 포기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변호사 마이클 수스만은 55가구를 대표해 “현재 뉴욕 주에서 2만6천이 넘는 가정의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며 “현재 아이들은 건강하고 홍역에 걸려 격리된 것도 아닌데 학교에 갈 수 없다. 이들은 즉각적 구제가 필요하다. 그들의 종교는 설득력 있는 이유 없이 계속 희생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55가구의 이름으로 낸 소송에 따르면, 종교 면제 법안 폐지는 이들 가정을 황폐화시켰다. 자신의 신앙을 지키려는 사람들은 자녀의 홈스쿨링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은 추가 비용이 들뿐 아니라 직업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더구나 뉴욕 주는 홈스쿨링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 주 정부의 승인을 받으려면 학부모는 수업 계획과 커리큘럼을 제출해야 한다. 엄격한 지침을 준수하지 않으면 자녀와 격리되는 것을 포함해 처벌이 따른다.

미국 수정 헌법 제1조는 강압적 이해관계가 존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미국인들의 종교적 신념을 강제로 침해하는 어떠한 법률도 금한다.

원고들은 이번 폐지 조치가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입법 절차 과정에서 주 전체 예방 접종률,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어린이가 홍역을 전염시켰는지 여부, 종교적 신념에 따라 예방 접종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예방 접종을 받은 사람들에게 어떤 위험을 주는지 등의 관련 데이터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입법부를 포함해 이번 법안에 찬성한 의원들이 객관적인 사실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을 쓰레기 취급했고, 결국 그들의 신앙에 대한 경멸 때문에 폐지 법안이 서둘러 통과된 것이라고 봤다.

또한 자신들의 종교적 자유를 부당하게 간섭했으므로 이는 뉴욕 주 헌법을 위반한 것했다며 “주 및 지역 보건 위원들이 홍역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18년 10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약 8개월 동안 홍역에 걸린 사람들이 주 법률에 따라 격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주 법에 명시된 수단과 방법이 홍역 확산에 대처하기에 전혀 부적절하거나 불충분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것은 원고의 종교에 부당하게 간섭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덧붙였다.

어린이 건강 보호 최고 법률 고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종교적 권리는 기본이다. 종교적 의지가 중요한 사람들에게서 그런 중요한 권리를 박탈하는 것은 위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입법자들이 법적 근거도 밝히지 않고 그런 법안을 제정하고, 자신들과 종교적 신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들에 대한 편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한마디로 미국적이지 못하다. 우리에게 이 싸움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7월 3일 현재 1109 건의 홍역이 보고됐으며 뉴욕 주에서만 올해 700여 건의 홍역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캘리포니아 주, 미시시피 주, 웨스트버지니아 주를 제외한 나머지 주는 종교적 접종 면제를 허용해왔다. 메인 주는 2년간 면제 제한을 시작할 예정이며 캘리포니아 주 의회가 백신 접종의 의무를 강화하는 법안을 상정하는 등 여러 주에서 뉴욕 주처럼 면제조항의 폐지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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