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위해 일하나, 중국?” 트럼프 질문에 “민간기업” 발뺌한 홍콩 봉황TV 기자

김지웅
2020년 4월 11일
업데이트: 2020년 4월 14일

미국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교묘한 질문을 하다 정체가 들통난 기자의 영상이 확산됐다.

이 영상은 지난 6일 백악관 방역대책팀 브리핑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홍콩 봉황TV 여기자가 주고받은 일문일답 장면이다.

문제는 봉황TV 여기자가 중국 공산당(중공) 홍보성 발언을 질문처럼 던지다가, 이를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지적받자 발뺌했다는 점이다.

이날 봉황TV 왕위위(王又又) 기자는 “지난주 중국에서 의료지원품을 실은 항공기가 여러 대 도착했다”며 “화웨이와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이 미국에 기부했다. 150만개의 N95마스크와 그 외에도 많은 의료용 장갑과 또한 많은 의료물자들이었다”라는 말로 질문을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이 아니라 성명 같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왕위위는 긴 서두를 이어갔다.

질문받는 트럼프 대통령. 2020.4.8 | 백악관 유튜브

그녀는 “추이톈카이 중국 대사가 어제 뉴욕타임스에 쓴 칼럼에서 ‘미국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표현했다”며 “(방역대책에서) 중국과 협력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를 위해 일하나, 중국인가”라고 되물었고, 왕위위 기자는 “아니다. 홍콩 봉황TV에서 일한다”고 답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누가 그것(봉황TV)을 소유하고 있는가? 중국인가? 정부 소유인가?”라고 재차 물었고, 왕위위는 “봉황TV는 홍콩에 본사를 둔 민간기업”이라고 주장했다.

왕위위 기자가 “봉황TV는 민간기업”이라면서 중공과 관련성을 부인한 장면은 중화권 온라인으로 확산되며 비아냥거리가 됐다.

질문하는 봉황TV 왕위위(王又又)기자. 2020.4.8 | 백악관 유튜브

그녀가 극구 부인했지만 봉황TV가 중공에서 통제하는 언론임은 중화권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봉황TV 내부자가 방송국 방향성에 대해 인민해방군 고위층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아왔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폭로해 트위터에 공개되기도 했다.

설립자인 류청러(劉長樂) 회장의 배경을 보면 봉황TV가 중공 관영 CCTV의 대외채널임이 더욱 분명해진다.

류 회장은 지방 당 간부 집안 출생으로 인민해방군 선전부 장교를 지내다 1983년 중공 관영 CCTV에 입사했으며, 1988년 해외 공작을 위해 출국한 뒤 4년 만에 석유·부동산 분야에서 벌어들인 거액을 바탕으로 1996년 봉황TV를 설립했다. 류 회장이 자본금을 조달한 과정은 의문으로 남아 있다.

봉황TV의 친 중공 성향은 지난 2003년 홍콩 기본법 23조 입법 반대 시위 보도가 대표적이다. 홍콩의 자유를 제한하는 23조 입법을 둘러싸고 홍콩에서는 찬성파와 반대파가 시위를 벌였다. 대다수 홍콩 방송은 양측의 의견을 고르게 방송했지만, 봉황TV는 찬성파(친 중공)의 의견만 보도했다.

또한 봉황TV는 중국의 경제발전을 과장하거나 파룬궁을 비난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했으며, 북미지사 고위 임원인 마이다훙(麥大泓)과 동생은 미국의 잠수함 관련 기밀정보를 빼돌려 중국에 전달한 범죄가 드러나 10년 형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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