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자매의 보석 같은 성장기, 소설 ‘작은 아씨들’이 남긴 것

수잔나 피어스
2020년 5월 23일
업데이트: 2020년 5월 23일

소설 ‘작은 아씨들’(Little Women)은 미국 문학계에서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중의 큰 사랑을 받으며 연극무대와 영화로도 옮겨졌지만, 어린이를 위한 소설 정도로 잘못 알려져 있다.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서도 아동 문학 항목에 실려 있다.

루이자 메이 올컷(Louisa May Alcott)이 1868년 출간한 ‘작은 아씨들’은 지난 2003년 영국 BBC가 10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독서 관련 설문조사에서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소설 18위, 미국소설 순위 4위를 차지했지만 평론가에게 과소평가 받고 있다.

그 이유는 소설의 ‘평범함’ 때문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 평범함이야말로 이 책이 수십 년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특별한 이유이기도 하다.

‘작은 아씨들’은 아동 문학 그 이상의 작품이다. |Simon & Schuster

소설가 루이자 메이 올컷의 베스트셀러들은 종종 자서전적 작품으로 묘사된다.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작가 개인적 경험에 기반을 두어서다. 작중 마치(March) 가문의 네 자매의 성장 과정을 담은 ‘작은 아씨들’은 올컷의 가족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이야기 속 네 자매인 메그, 조, 베스, 에이미는 올컷의 네 자매 애나, 루이자, 엘리자베스, 메이에 해당하며 이들은 올컷의 자매들처럼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다.

그렇다고 ‘작은 아씨들’을 올컷의 자서전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올컷과 자매들 역시 마치 가의 4자매처럼 연극을 하고 신문을 만들며 일상적인 가사 일을 하는 것을 즐겼다. 하지만, 그녀의 진짜 어린 시절은 작은 아씨들의 가족이 보여주는 ‘안락하고 깊은 애정이 있는’ 그런 가족의 모습은 아니었다.

마치 가문은 풍족했던 나날을 기억하지만, 올컷은 노골적인 빈곤과 굶주림에 익숙했다. 그녀의 가족은 아버지가 연이어 사업 실패로 자주 집을 옮겨 다녔다. 이러한 성장 배경은 올컷에게 가난한 가족의 이야기를 쓸 동기부여와 자료 역할을 했다.

변화의 시기, 자매들이 겪는 내면의 전쟁

올컷은 평생 미국과 세계의 성장과 변화를 목격했다. 새로운 주(state)의 건설, 철도의 성장, 대학, 병원, 도서관, 은행, 출판사, 금주 운동, 콜레라 유행, 산업화, 골드러시, 이민 급증 그리고 ‘작은 아씨들’ 출판 3년 전에 끝난 미국 남북전쟁 등이다.

그러한 변화 속에서 그녀의 부모는 뉴잉글랜드에서 새롭게 일어난 초월주의 운동의 회원이었다. 초월주의자들은 당시 대립하고 있던 청교도 전통과 산업화의 합리주의를 따르는 사람들과 달리 인간 인류학에 대한 이해를 추구하며 철학적 안개를 헤치고 나갔다.

그러나 작은 아씨들의 등장인물들은 이런 것을 거의 경험하지 못한 것 같다. 책 속에서 아버지 마치 씨는 집을 떠나 전방의 종군 목사로 자원했다. 독자들은 그 전쟁을 남북전쟁이라고 가정하지만, 자세한 설명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것은 모호하게 남아 있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의 모호함은 이 책이 많은 세대에 걸쳐 사랑받게 매력이기도 하다. 작품의 이야기는 특정한 시기나 신념에 얽매여 있지 않고 가정과 인간에 초점을 두고 보편적인 인간의 자질을 그린다.

작중 마치 가문의 신앙적 배경도 명확하지 않다. 네 자매가 하는 연극연습에서는 청교도 문학작품인 ‘천로역정’의 영향이 목격된다. 하지만 막내 에이미는 고모의 프랑스 하인인 가톨릭 신자에게서 명상하면서 기도 올리는 습관을 배운다.

‘작은 아씨들(Little Women)’의 저자 루이자 메이 올컷(Louisa May Alcott) |Public Domain

미덕과 자제력을 키우려는 노력은 이 소설의 핵심이다.

소설 속 어딘가에서 남북 전쟁이 벌어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책의 주요 전쟁은 마치 가 딸들의 마음 속에서 벌어진다. 그러나 자매들은 현명한 어머니의 온화한 지도하에서 안정적으로 성장한다. 어머니는 절대로 꾸짖거나 잔소리하지 않지만, 딸들이 유혹에 직면할 때면 도덕적인 결정을 하도록 유도하고 격려한다.

마치 가족의 어려운 환경은 각각 다른 방식으로 그들을 괴롭힌다. 첫째 메그는 다른 아가씨들이 가진 것과 같은 멋진 물건들을 원한다. 성격이 급한 둘째 조는 큰일을 이루고 이름을 날리고 싶어 하고, 이타적인 셋째 베스는 자신의 어떤 점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느낀다. 막내 에이미는 숙녀로서 존경받기를 원한다.

각각의 자매들은 자신들에게 다가온 유혹과 마음의 동요와 대면하고 결국 그것을 극복한다. 메기는 부유하고 멋있는 친구들 사이에서, 빌린 옷을 차려입고 경박하게 행동하면서 허영심의 유혹에 굴복한다. 그런 행동 후에 자신에 대한 혐오를 발견한 메그는 진실함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더 큰 가치라는 것을 깨닫는다.

조는 몇 달에 걸쳐 쓴 글이 막내 에이미의 복수로 인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자 불같이 화를 낸다. 그러나 에이미가 스케이트를 타다가 얼음물 속에 빠진 사건을 계기로 조는 자신의 열정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한다.

선천적으로 상냥한 덕스러운 베스는 다른 자매들과는 다른 차원의 유혹을 경험한다. 병약하고 가날픈 베스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

허세부리기를 좋아하는 에이미는 그녀의 모든 외적 욕망을 성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에이미의 야망은 최고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명상과 기도를 통해 자신의 열망을 조정한다. 그녀는 마침내 희망했던 호화롭고 훌륭한 숙녀가 된다.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작품

올컷은 “젊은 여성에 대한 책을 쓰라”는 출판사의 제안에 따라 ‘작은 아씨들’을 썼고 그들의 전략은 적중했다. 이 소설은 격변기를 살던 당시 여성들과 그 이후 세대들에게도 계속 사랑을 받았다.

철학·기술·교육·여성인권이 급변하는 시기에 지식인과 작가들 사이에서 일생을 보낸 올컷은 미국 사회의 성장을 돌아보고 지향점을 전망할 좋은 환경에 있었고, 그런 기회를 현명하게 잘 활용했다.

그녀의 책은 전통을 근간으로 하면서도 당시 사회 분위기가 수용할 수 있던 것보다 더 큰 변화를 포용했다.

오늘날의 독자들은 150년 전에 쓰인 이 작품에서 구식보다는 친숙한 것들을 더 많이 발견한다.

초월주의 사상과 이론의 많은 부분은 현재 미국 교육 시스템의 기초이다. 오늘날의 페미니스트들과는 달랐지만 올컷은 여성의 참정권을 지지했다. 그 자신이 재능을 살려 성공함으로써 다른 여성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됐고 예술과 건전한 운동을 장려했다. 이런 요소들을 소설에 녹여내면서 그 초점을 전통적인 미덕과 진실, 가정의 행복에 맞췄다.

소설 ‘작은 아씨들’은 가정생활을 밝고 매력적이며 현실적으로 표현했다. 영국 언론인 겸 소설가 G.K 체스터튼은 올컷의 작품을 “20~30년까지 내다본 현실주의”라고 평가했다.

‘작은 아씨들’에서 성공은 “결혼해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대요”가 아니라 성격과 꿈에 제각각인 네 자매의 성장과정에 있었다. 결혼은 끝이 아니라 사람이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건의 하나이다.

루이자 메이 올컷은 ‘작은 아씨들’에서 모든 시대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모아놓고, 당시 독자들에게 충격을 주지 않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새로운 통찰을 제시했다. 그 통찰은 오늘날의 독자들에게도 계속 유효하다. 인간의 본성과 보편적 가치를 탐구한 올컷의 통찰은 단지 ‘아동 문학’으로만 남기를 거부한다. 그녀의 작품은 미국 문학의 보석이다.

– 스잔나 피어스(Susannah Pearce)는 신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사우스 캐롤리나에서 집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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