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20년만에 민주당 지도부서 퇴진…하원 의장직도 내려 놓을 듯

후임 하원의장 친 트럼프 성향 캐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 유력
최창근
2022년 11월 18일 오후 5:46 업데이트: 2022년 11월 18일 오후 5:46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이 민주당 하원 ‘1인자’ 자리에서 물러나 백의종군(白衣從軍)을 선언했다.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점하게 될 차기 하원에서도 국회의장직을 내려 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펠로시 의장은 11월 17일, 하원 연설에서 2023년 1월 개원 예정인 차기 의회에서 민주당 지도부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펠로시 의장의 민주당 지도부 퇴진 선언은 지난 11월 8일 중간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을 진 것으로 풀이된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게 된 하원 선거 결과 발표 후 그의 거취는 미국 정계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었다.

그동안 펠로시 의장은 중간선거 개표 결과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신의 거취에 대해 함구해 왔다. 그러다 11월 16일,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지위가 확정됐다.”는 미국 언론 보도가 일제히 나오자 공식 연설을 통해 퇴진 의사를 밝혔다.

펠로시는 “우리는 담대하게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새로운 세대를 위한 시간이 왔다.”고 밝혀 자신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도부 전체 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 민주주의는 장대하지만 허약하다. 비극적이게도 우리는 이 회의장에서 우리의 연약함을 목도했다. 민주주의는 이에 해를 끼치려는 세력으로부터 영원히 수호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 직후 민주당이 하원 권력을 빼앗겨도 계속 당 지도부에 남아달라고 펠로시 의장에게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펠로시는 백의종군을 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역사는 그를 우리 역사상 가장 훌륭한 하원의장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펠로시 의장을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칭하며 “우린 그에게 깊은 감사의 빚을 지고 있다.”고 치하했다.

펠로시 의장이 민주당 지도부 선거 불출마를 밝혀 그는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 2003년 1월 취임 이후 20년 만이다.

그는 2003년 1월부터 2007년 1월까지 4년간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를 지냈다. 그리고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2007년 1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하원의장에 올라 2011년 1월까지 직무를 수행했다. 이어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 자리를 뺏긴 뒤인 2011년 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다시 하원에서 원내대표로 일했고 다시 2019년 1월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 뒤 현재까지 하원의장직을 수행 중이다.

차기 연방 하원의장으로 유력한 캐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 | 연합뉴스.

미국 연방 하원의장은 대통령, 부통령(상원 의장 겸임)에 이은 미국 권력 서열 3위이다.

펠로시 의장의 퇴진 발표로 민주당은 오는 11월 30일, 하원 지도부 선거를 치르게 된다.

펠로시는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에 이어 연방 하원의장직도 내려 놓을 전망이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하원 원내 다수당을 공화당에 내어 주었고, 차기 하원 원 구성은 공화당 주도로 이뤄질 예정이다.

차기 하원의장은 공화당에서 의장 후보로 선출된 케빈 매카시(Kevin Owen McCarthy) 공화당 하원 원내 대표가 유력시된다.

캐빈 매카시는 펠로시와 같은 캘리포니아주를 지역구로 둔 9선 하원 의원으로 ‘친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