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한가운데 작은 섬, 이곳 인구 45%가 한국인의 핏줄을 가진 후예들이다

윤승화
2020년 9월 15일
업데이트: 2020년 9월 15일

남태평양 한가운데, 제주도의 10분의 1 크기로 아주 작은 무인도가 있었다.

19세기까지 버려진 땅이었던 이 무인도에는 오늘날 3,000여 명이 살고 있는데, 이들 중 45%가 놀랍게도 한국계다. 이게 어찌 된 일일까.

태평양 전쟁이 발발한 20세기 초, 일제는 남태평양의 무인도 티니안(Tinian)섬을 점령하고 개간을 시작한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

일제는 이곳으로 조선 사람 수천명을 강제 징용으로 끌고 와 노역을 부렸다.

조선인 강제 징용자들은 남태평양의 뜨거운 태양 아래 맨손으로 산호를 부수고 길을 닦아야 했다.

물조차 제공받지 못하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서로가 눈 소변을 나눠 마시고, 소변을 혼자 마셨다고 싸움이 났을 정도였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

일제의 악행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패전 후에는 섬에서 후퇴하면서 조선인들을 대량 학살했다.

일제에 끌려갔던 조선 사람들 대부분은 고국 땅을 밟지도 못한 채 이 과정에서 거의 다 목숨을 잃었다.

일부만이 정글로 숨어 목숨을 간신히 부지했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

지옥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이들은 이후 섬에 도착한 미군에게 고국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혼란스러운 시국 속에서 이들 대부분은 다시는 조선으로 돌아가지 못했는데, 당시 티니안섬에 체류하던 남태평양 원주민은 26명.

원주민들은 조선인들을 안타깝게 여겨 도움을 주었고, 살아남은 조선인들은 원주민들 덕분에 섬에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었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

이후 원주민들은 성실하고 지혜로운 조선 사람들을 가족으로 맞아들였다. 조선 사람들은 그렇게 참혹한 전쟁에서 살아남아 남태평양 작은 섬의 원주민이 됐다.

오늘날 작고 평화로운 티니안섬이지만, 아직도 길을 가다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썼던 탄피가 발견될 정도로 전쟁의 상흔은 곳곳에 남아있다.

그리고 우리에게 티니안섬은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알고 보면 현재 티니안섬 주민의 45%가 대한민국 사람의 후손이거나 한국계 혼혈 혈통이다.

티니안섬에 가면 한 집 건너 한 집꼴로 원주민보다 피부가 흰 한국인을 빼닮은 가족이 산다. King(김), Sin(신), Choi(최) 등의 성씨를 쓴다.

구글 지도 캡처

이들은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알고 김밥 같은 한식을 해 먹으며, 한국 방문도 심심치 않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직도 한국인의 후예임을 자각하고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티니안섬의 중심 마을인 산호세 마을에는 티니안섬에서 발굴된 조선인 유골들의 넋을 기리는 ‘평화기원한국인위령비’가 서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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