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도쿄에 연락사무소…“中 공산당 전랑외교에 유럽·日 연대 강화”

뤄야
2023년 05월 12일 오전 8:57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3:27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주미 일본대사를 인용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일본 도쿄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서방과 동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공산당의 도발에 대응해 연대를 강화하고 있고, 글로벌 안보의 중심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지난 3일 나토가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하고 아시아·태평양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도쿄에 연락사무소를 내년에 개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나토의 도쿄 사무소는 한국·일본·호주 등 아태 지역 나토 파크너국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나토의 지속적인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확장은 지역 문제에 개입하는 것으로, 역내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고 진영 간 대결을 부추길 것”이라며 “역내 국가들은 고도로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베이징일보(北京日報) 산하 위챗 공식계정 ‘창안제즈스(長安街知事)’는 5일 “일본이 나토를 중국 문 앞까지 끌어들였다. 나토는 유럽을 혼란에 빠뜨리고 아시아·태평양 지역마저 혼란에 빠뜨리려 한다”고 맹비난했다.

서방·동아시아 국가들, 대중정책 전환

리스후이(李世暉) 대만 정치대 교수는 6일 에포크타임스에 “현재 서방과 동아시아 국가들은 모두 중국 공산당의 위협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중대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이 서방 국가들을 위협할 능력과 함께 그럴 의도를 가졌다고 봤다.

“지난 20년 동안 베이징의 능력이 빠르게 향상된 데다 베이징이 이 힘을 사용할 의지를 드러내 다른 나라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것이 일본, 필리핀, 특히 한국이 대중국 정책을 바꾼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은 중국에 어느 정도 유화적인 입장을 유지해왔지만 이제는 완전히 미국 편으로 기울었다.”

“일본 내에서는 양안(兩岸)에서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보는 쪽이 우세하다. 그들은 다른 주요 국가들과 연대해 힘의 균형을 이루기를 바란다. 그래서 일본은 나토를 끌어들여 동아시아에서 (대중공) 억지력을 형성하는 것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딩수판(丁樹范) 대만 정치대 동아시아연구소 명예교수는 5일 에포크타임스에 “중국 공산당이 권위주의 국가들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는데, 이는 (자유민주국가들의) 가치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이념·가치·정치제도 측면에서 중국·러시아와 다르다. 베이징이 러시아를 지지하는 것은 서방 국가들의 가치와 충돌하기 때문에 나토나 유럽연합(EU)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인도·태평양 지역과 유럽의 안보는 불가분의 관계

올해 들어 한국·일본·나토 간 교류가 잦아졌다.

닛케이는 나토의 도쿄 사무소 개설 구상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지난 1월 말 일본을 방문했을 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논의해 확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도 주나토 일본대사를 임명할 계획이라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6월 일본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 가운데)가 1월 31일 도쿄를 방문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왼쪽 가운데)과 회담하고 있다. | Takashi Aoyama/POOL/AFP/연합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4월 5일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나토 파트너국 합동 외교장관회의에서 “우리는 호주·뉴질랜드·한국·일본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와의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며 인도·태평양 지역과 유럽의 안보는 분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나토 외무장관회의에서 “이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아베 총리가 제시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구축 비전을 일본 혼자서 실현할 수 없다”며 나토 회원국들의 참여를 환영했다.

이에 대해 리스후이 교수는 “러·우 전쟁에서 보듯이, 유엔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에 EU 국가들은 나토를 세계 평화를 유지하는 힘으로 본다”며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 문제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나토는 유럽 전장에만 관심을 기울일 수 없다. 러·우 전쟁은 유럽뿐 아니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만약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그 충격은 러·우 전쟁보다 훨씬 클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반드시 대만해협 문제에 대해 발언권을 가져야 하며 도쿄에 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글로벌 안보의 중심이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이동

중국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이 넘도록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적이 없다. 시진핑은 서방이 러시아를 강력히 제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3월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양자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주시드니 중국 총영사관 정무영사로 근무하다 2005년 호주로 망명한 천융린(陳用林)은 4일 에포크타임스에 “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것은 주로 중·러를 겨냥한 것”이라며 “중·러가 공식적으로 군사동맹을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실제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물밑 지원을 하고 있어 나토와 유럽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고 했다.

천융린은 “나토는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이익을 장기적으로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동아시아에 사무소를 개설하는 것은 사실상 중·러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했다.

“중국, 심각한 외교적·경제적 문제에 직면”

시진핑은 최근 서방과의 관계를 언급할 때 늘 “용감하게 투쟁하고, 투쟁에 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루사예(盧沙野) 주프랑스 중국대사는 구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의 주권을 부정하는 발언을 해 국제사회를 경악게 했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더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세상에서 안보는 더 이상 지역 안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안보를 의미한다”고 했다. 인도·태평양 지역과 유럽은 모두 서로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2022년 6월 29일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된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4개국 정상들이 만났다. 맨 오른쪽은 윤석열 대통령. | Pierre-Philippe Marcou/AFP/연합

리스후이는 “앞으로 도쿄에서 (나토) 회의가 열릴 수도 있는데, 물론 동아시아 의제를 논의할 것”이라며 “베이징은 불쾌하겠지만 이 새로운 외교무대에 부딪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공은 미국이 만든 국제 질서를 깨뜨리려 하지만 아직은 그럴 능력도 없고, 오히려 심각한 외교적, 경제적 문제에 직면했다”면서 몇 가지 현상을 짚었다.

“최근 몇 년간 베이징 당국의 ‘전랑외교’는 과거의 외교 노선을 완전히 깼다. 베이징의 전랑외교가 서방 국가들과 주변국들의 우려를 증폭시켰고 중국을 예측 불가한 국가로 보게 했다. 그래서 다른 나라들은 중국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연대할 수밖에 없다.”

“지금 중국은 총체적인 리스크 발원지가 됐고, 이 리스크는 이제 서방의 가장 중요한 외교·군사적 과제가 됐다. 서방 국가들은 공급망 재편, 지역 경제 통합, 나토의 동아시아 전략 등으로 중국발 위험에 대비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에 EU 국가들, 남태평양 국가들 그리고 한·미·일의 외교 초점이 중국에 맞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