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하이의 택시 운전사였다” 중국에서 외신 기자로 지내는 법

Su Jinghao
2019년 9월 15일 업데이트: 2019년 9월 16일

중국의 언론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는 가운데, 한 미국인 기자가 중국 특파원 경험담을 담은 서적을 출간해 중국의 적나라한 실상을 공개했다.

전미 공영방송(NPR)은 자사 런던 국제 통신원인 프랭크 랭피트(Frank Langfitt) 기자의 중국 특파원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서적 ‘상하이 무료 택시(The Shanghai Free Taxi)’를 소개했다.

NPR은 지난 3일 ‘외국 기자가 중국에서 직면하는 도전(Opinion: The Challenges Of Being A Foreign Reporter In China)’이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에 따르면 랭피트는 중국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중국 공산당의 추적과 감시 및 취재 방해를 받았으며 택시 기사로 가장해 일반 중국인들을 손님으로 태워 취재했다.

중국 경찰의 살인 사건을 취재하다

1990년대 말 베이징의 한 신문사 기자로 일하던 랭피트는 중국 공산당의 준군사 조직인 인민무장 경찰이 농부 2명을 총살하고 높은 세금에 반발하는 마을 주민을 공격해 17명이 다쳤다는 제보를 받았다.

랭피트는 사건의 증인들과 전화 통화로 세부 사항을 확인한 뒤 추가 취재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 중국 동남부로 향했다. 그가 비행기에서 내리자 중국 공산당 정부의 특수 요원이 그를 막아섰다.

랭피트는 중국 공산당 정부가 그의 사무실 전화 통화를 감청해 그의 항공편을 확인했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경찰을 포함한 중국 공산당 관료들이 그를 인근 호텔 방으로 데리고 가서 심문했다.

랭피트는 이것도 취재의 기회로 여기고 호텔 방에서 그를 감시하는 중국 공산당 외교부 관리에게 ”이런 살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런 일을 은폐하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관료는 난처해하며 말을 더듬었다. 몇 시간 후, 관료는 랭피트를 공항으로 데려가 강제로 베이징으로 돌려보냈다.

감시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다

랭피트는 당국의 감시를 피하고자 두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하나는 감자칩 한 봉지를 먹은 후 봉지를 깨끗이 씻어 휴대전화를 숨기는 것이다. 알루미늄 포일 팩은 전자기장을 막아 GPS 추적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방법은 택시 기사로 가장해 손님을 태워 취재하는 것이다. 그는 거리에서 전형적인 방식으로 중국인들을 인터뷰하면 그들이 위축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택시 운전사가 미국인이라는 점이 관심을 끌었고 중국인들과 쉽게 대화할 수 있었다고 했다.

택시 안에서 승객들은 솔직했고, 톈안먼 대학살 같은 민감한 주제도 편안하게 이야기했다. 그가 택시 기사로 가장해 취재하는 동안 중국인 친구를 많이 사귀었을 뿐 아니라 경찰이나 중국 공산당 특수요원에게 저지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게다가 택시비는 무료였다.

점점 악화되는 외신 기자의 중국 취재 환경

당시 많은 서방 기자들과 마찬가지로 랭피트는 중국을 더 개방적으로 만들면 외국 기자에게 좋은 보도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중국 내 언론 보도 환경은 갈수록 악화됐다.

지난 1월 중국 외신기자클럽이 발표한 중국 내 외국 기자들의 업무 환경에 관한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 조사에 참여한 중국 내 외신 기자 중 40% 이상이 중국 내 언론 보도 환경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중국 특파원들은 취재 과정에서 방해를 받고 미행을 당하며 정보를 삭제하라는 강요를 받았다. 기자들의 통신 수단은 감시받고 도청되기도 하며 이메일 비밀번호를 해킹당하거나 심지어 추방당하기도 한다.

외국 기자들이 중국 공산당과 관련한 민감한 사안을 보도했을 때 특히 핍박이 심했다. 예를 들어, 중국 공산당 지도자 집안의 재산 축적에 대해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가 보도한 이후, 중국 공산당은 두 언론사 기자의 비자를 취소했다.

지난해 중국 공산당 정부는 미국 인터넷 매체인 버즈피드(BuzzFeed) 기자의 비자 연장을 거부했다. 기자는 위구르족 등 이슬람 소수민족이 받은 대규모 탄압에 대해 보도했다는 이유로 강제 추방됐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도 시진핑 국가 주석 사촌의 비리를 보도했다는 이유로,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비자 연장을 거부당해 강제로 중국을 떠나야 했다. 중국 공산당은 올해 초 한 미국 기자의 비자 발급도 거절했는데, 이 기자는 중국 공산당 정부의 해외 정치 침투 활동을 조사했기 때문이다.

9년간 중국에 거주했던 스웨덴 기자 여우예(悠野)는 비판적 보도로 2016년 7월 베이징 당국에 의해 추방된 적이 있다. 스웨덴 주재 중국대사관은 지난해 7월 성명을 내고 중국 공산당의 정보 통제 정책을 비평한 그의 기사를 맹비난했다.

중국 공산당 정부의 자국 기자들에 대한 탄압의 수위는 훨씬 강력해 징역형을 내리기도 한다.

언론 통제는 공산당의 생존 조건

언론의 폭로가 결국 권력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국내외에서 언론을 통제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생존의 문제다.

중국 공산당의 내외신에 대한 강력한 언론 통제 정책은 언론사의 자체 검열을 이끌어내는 등 파급력을 교묘하게 확장하고 있다.

랭피트는 자신이 수년간 중국 교수들과 외교 정책 및 정치적인 이슈에 관해 이야기해 왔다며 지금은 이러한 두려움 속에서 많은 사람이 예전보다 공개적인 발언을 더 경계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4월 국경없는기자회(RSF)가 발표한 2019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중국은 180개 국가 중 177위에 머무른 언론 통제 국가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중국 정부가 해외에서 정보를 통제하고, 언론의 자유를 위협한 사례를 모아 분석한 보고서 ‘새로운 미디어 질서를 추구하는 중국’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이 홍콩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려고 하는 시민과 기자를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으며, 65명이 넘는 기자와 블로거를 구금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현재 인터넷 법규는 더욱더 엄격해져 인터넷에 글을 남기거나 뉴스를 리트윗한다는 이유로 감옥에 갈 수도 있다.

국경 없는 기자회는, 중국에서 이미 많은 기자나 인터넷 블로거들이 당국에 의해 형사 범죄 혐의로 구금돼 결국 반역죄, 국가 정권 전복죄 등 정치범으로 판결받았다고 했다. 만일 홍콩이 범죄인 인도법안을 개정하면 홍콩 기자나 언론 종사자들이 이와 똑같이 취급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이 중국 주재 외신 기자들을 방해하는 것 외에도 정보 검열 시스템 및 인터넷 감시 체계를 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프리랜서 기자부터 대형 미디어까지, 출판사부터 소셜 미디어 플랫폼까지, 베이징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부터 자유로운 뉴스 생산망은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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