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집’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먹고 싶다는 음식 안 사준 이유 (영상)

윤승화
2020년 5월 20일
업데이트: 2020년 5월 20일

“할머니들 버릇 나빠지니까 뭐 해주지 마. 뭐 사주지 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한 보금자리로 알려진 ‘나눔의 집’에서 시민들의 후원금을 할머니들에게 쓰지 않았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19일 MBC ‘PD수첩’은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이 후원금 대부분을 할머니들을 위해 쓰지 않았다는 의혹을 취재, 보도했다.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있는 나눔의 집에는 현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6명이 생활하고 있다.

지난 1996년 설립된 이래 25년째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 4월 기준 보유 자금은 7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나눔의 집 운영진과 간부들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이 후원금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사용하지 않았다”

MBC ‘PD수첩’
MBC ‘PD수첩’

이날 나눔의 집에서 근무하는 직원 7명이 카메라 앞에 섰다. 내부 고발을 위해서였다.

보도에 따르면, 김대월 학예회장 등 직원들은 나눔의 집 운영진이 할머니들의 간식비는커녕 생필품 구매 비용, 심지어는 병원비조차도 후원금에서 쓰지 못하게 압박했다고 폭로했다.

“할머니가 무릎이 아프시니까 도가니탕이 드시고 싶다는 거예요. 그거 먹으면 무릎에 좋다더라 하시면서.

어차피 말하면 돈 안 주니까, 할머니 도가니탕 먹는 돈 어차피 안 줄 거니까 제 돈으로 도가니탕을 사드렸어요.

할머니가 그때 너무 좋으셨나 봐요.

그때 내가 조금 내가 쓸 거 덜 쓰고 그냥 할머니 한 번 더 사드릴 걸 그런 생각이 너무 나요

다른 직원들은 추어탕도 사 가지고 할머니 드리고…”

MBC ‘PD수첩’
MBC ‘PD수첩’

“김OO 사무국장이 그렇게 하면 ‘할머니 버릇 나빠진다’고 얘기하면서 못하게 하더라고요.

‘하OO 할머니도 소고기 그렇게 좋아했는데 내가 한 번 사주지도 않았다’고,

‘속리산 할머니 소고기 사준 거 아까워 죽겠다’ 이렇게 직원들이 다 있는 데서 회의 테이블에서 말을 하니까…

직원들은 ‘할머니한테 돈 쓰면 싫어하는구나’ (생각했죠)”

폭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또 다른 직원은 할머니가 다쳐도 본인이 비용을 내야 한다고 했다고 고발했다. 심지어 ‘PD수첩’ 취재진이 찾아간 나눔의 집에는 쌀조차 별로 없는 상태였다.

MBC ‘PD수첩’
MBC ‘PD수첩’

유재석, 김동완, 김구라 등 연예인들이 기부한 거액의 나눔의 집 후원금 또한 할머니들이 아닌 건물 증축에 쓰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직원은 연예인들의 후원금이 연예인 본인의 동의 없이 생활관 건립에 사용됐다고 전했다.

앞서 나눔의 집 측은 유재석과 김동완 등 연예인 기부자들에게 지정기탁서를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실제 시청에 제출한 지정기탁서에는 이들의 이름이 없었다는 것.

이에 대해 유재석 소속사 측은 “유재석 씨와 이야기를 해봐도 저희는 아무것도 써준 게 없다”고 밝혔다.

소속사는 “유재석 씨는 그 일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며 “가슴 아파하신다”고 유재석의 입장을 전했다.

내부고발에 나선 직원들은 “나눔의 집 운영진은 할머니들의 병원 치료비, 물품 구입 등을 모두 할머니들 개인 비용으로 지출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눔의 집 법인은 국민들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써달라고 기부한 막대한 후원금을 모집해 60억원이 넘는 부동산과 70억원이 넘는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BC ‘PD수첩’
MBC ‘PD수첩’

직원들은 이미 올해 3월 “나눔의 집에 작년에만 25억원이 넘는 후원금이 들어왔는데 할머니들을 위해서는 6,400만원만 썼다”는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2018년 나눔의 집 법인 이사회 녹취록도 공개했다.

해당 녹취록에는 “할머니들 다 돌아가시면 일반 국민 후원금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좀 더 후원을 많이 받고 잘 모아서 2~3년 계획을 세워 1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요양원을 지으면 어떻겠냐. 현 잔고 37억원으로는 부족하고 100억원 정도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변호사 등 전문가에 따르면, 후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순간 그 자체가 매우 큰 불법행위며 범죄다.

직원들은 “나눔의 집 문제가 공론화돼 위안부 피해자 운동의 역사가 폄훼되거나 국민들이 위안부 피해자 운동으로부터 눈 돌리게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내부 고발에 대해 나눔의 집 운영진 중 한 명인 안신권 소장은 ‘PD수첩’ 취재진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일축했다.

한편 민원을 접수한 경기도는 나눔의 집에 대해 특별지도점검을 진행했으며 현재 분석작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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