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가 불러서 한밤에 2km 따라갔다 새끼 여섯 마리를 구조했습니다” (영상)

이서현 기자
2019년 10월 18일 업데이트: 2019년 10월 18일

그는 분명히 고양이를 싫어했다.

그랬는데 집 거실에 앉아 떡진 머리로 육남매 새끼 냥이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다. 무척이나 수척해진 모습으로.

유뷰트채널 ‘매탈남’에 공개된 새끼 고양이 육남매 구출기가 누리꾼 사이에 화제다.

시골로 이사를 하게 된 ‘매탈남’. 언젠가부터 그의 집 주변에 길냥이들이 서성이기 시작했다.

유뷰트채널 ‘매탈남’

가끔 밥을 챙겨주긴 했지만, 그는 고양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집에 들이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다 길냥이 중 자주 찾아오던 노란 털을 가진 녀석에게 누리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정이 들었다.

녀석은 밀당을 하듯 다가서다 멀어지기를 반복했고 그는 어느새 누리에게 스며들었다.

생선이나 고기를 내주며 지극정성으로 밥을 챙겨줬는데 녀석이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피곤해서 자느라 하루 밥을 챙겨주지 못했더니 그것 때문인가 싶어 후회막급이었다.

7일 만에 다시 나타난 녀석은 배가 홀쭉해져 있었다.

그는 녀석이 새끼를 낳았구나 짐작했고 3일 동안 캣타워를 만들며 새 식구를 들일 준비를 했다. 하지만 녀석은 쉽게 새끼를 보여주지 않았다.

유뷰트채널 ‘매탈남’

그러던 어느 날, 자정을 넘은 시간에 녀석은 울면서 그에게 따라오라는 듯 신호를 보냈다.

그는 홀린 듯 녀석을 따라 집을 나섰다. 누리는 다니기 좋은 길로만 그를 인도했고 종종 돌아보며 그가 따라오는지 확인까지 했다.

집에서 2km나 걸어서 도착한 곳에는 낡은 콘크리트 파이프가 쌓여 있었다.

녀석이 파이프 속으로 쏙 들어가자 그는 잠시 망설였지만 곧 뒤따라 들어갔다.

유뷰트채널 ‘매탈남’

그곳에 누리가 새끼 냥이 두 마리를 품고 있었다. 다시 보니 세 마리 아니 다섯 마리였다.

양쪽 주머니에 넣어서 구조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그동안 고생했을 녀석도 안쓰럽고 다섯마리를 데려갈 방법도 없고. 그는 눈물이 났다.

30분 넘게 훌쩍거리며 고민하다 겨우겨우 윗옷을 벗었다. 그렇게 새끼들을 옷에 담기 시작했는데 한 마리가 더 나왔다.

새끼를 담아서 데리고 나오려는데 녀석은 홱 돌아서 어디론가 사라졌다. 졸지에 여섯 남매의 아빠가 된 그의 파란만장한 육아 생활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우선 상태가 좋지 않은 새끼 냥이를 데리고 병원을 다녀왔다.

유뷰트채널 ‘매탈남’

똑같이 생긴 새끼 냥이 덩치로 구분해서 순서대로 우유 먹이기. 안약 넣기. 몸이 약한 막내는 회사에 데려가서 보살피기.

그는 혼자 육아를 감당하느라 6일 만에 4kg이나 빠졌다. 생각도 못 해본 일인 데다 모든 게 처음이라 더 힘들었다.

그는 “누리가 돌아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그래야 약해지지 않을 것 같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유뷰트채널 ‘매탈남’

다행히 누리는 1주일 만에 그의 집으로 돌아왔다. 누리가 새끼를 보살피면서 그의 독박 육아는 끝이 났고 평화도 찾아왔다.

고양이는 털이 날려 절대 집안으로 들일 수 없다던 그는 요즘 일곱 냥이와 함께 도란도란 살고 있다.

유뷰트채널 ‘매탈남’

종종 누리의 털을 빗겨주며 왜 반려묘 주인을 ‘집사’라 부르는가도 깨닫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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