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마트폰·소셜미디어의 적정 사용 나이

멜라니 헴프
2021년 6월 28일
업데이트: 2021년 6월 28일

스마트폰은 몇 살 때부터 사용하는 게 좋을까? 모든 부모의 공통된 관심사인 이 질문에 대해 의학계는 상식과 현실에 맞춘 해답을 찾아냈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스마트폰 사용 ‘적정 나이’가 우선 상대적인 문제임을 이해해야 한다.

왜 그럴까?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유익한 것에 대해서는 ‘적정 나이’를 강조하지 않는다. 독서를 하거나 퍼즐을 풀거나 야구를 하는 문제를 두고 몇 살 때부터 해도 되는지 고민할까?

아이들이 청소를 하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밖에서 노는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해서 컨설턴트로부터 의료 지도를 받을 필요가 있을까?

자전거를 오래 탄다고 우울해지는 경우가 있을까? 없다. 이러한 활동은 아이의 두뇌와 정서 발달에 해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기에 적정한 나이’를 따지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이는 지능 수준이나 운동 능력에 맞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이 필요한가’ 하는 것이다.

과학과 문화

아이들은 “휴대폰 없이는 못 산다”라고 떼를 쓴다. 우리는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려 한다. 그래서 많은 부모는 ‘어린아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자신의 직관을 따르지 않는다.

그 대신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되는 이유를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받으려 하는 경향이 있다. 관련 블로그,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는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으로 대개 이런 것들을 알려준다.

1. 복잡한 학부모 모니터링 기능 앱을 구입해 스마트폰의 위험도를 낮춰라.

2.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아이와 스마트폰 사용에 관한 규칙을 정하고 약속하라.

3. 매신저나 소셜미디어는 사용 시간을 정하고 약속한 후에 허용하라. 이를 통해 아이들이 성숙해질 것이다.

우리는 청소년들이 인터넷에 연결돼 있고 스마트폰도 일상화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러한 안전 장치들은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하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 시간을 조절하게 하는 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부모 모니터링 기능은 필요하지만, 아이들은 모니터링을 피해갈 방법을 쉽게 찾아내고 공유한다. 소셜미디어 콘텐츠는 학부모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주변의 학부모들에게 물어보라. 자녀의 유튜브나 페이스북, 메신저 사용을 통제할 수 있는지. 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에게 모니터링앱을 통한 통제는 대부분의 경우 실패로 끝난다.

사용시간을 정하거나 규칙을 맺는 약속 방법은 과학적으로 통하지 않는다.

의학적으로 볼 때 청소년과 소통하거나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그들을 성숙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청소년과 자주 소통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대화와 계약이 청소년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이런 방법이 효과가 있다면 알코올 약물 임신 등 많은 청소년 문제를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소셜미디어에 가입하면 자녀의 성숙은커녕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스마트폰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 운동이나 악기 연주는 신체와 감수성, 정서 함양에 도움이 되지만, 소셜미디어 같은 중독성 있는 활동은 청소년이 성숙해지는 데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양한 연구에서는 소셜미디어가 우리 청소년들에게 심리적·정서적 피해를 주고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증폭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청소년의 뇌는 어른들처럼 저항력이 강하지 않고, 충동을  통제하는 능력도 어른들보다 떨어진다.

또 음주나 소셜미디어 활동 등 중독성 있는 행동을 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아이들이 그 밖의 활동 분야에서도 문제가 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기에 앞서 고려할 사항들

스마트폰을 쓸 만큼 성숙한가

청소년은 성숙한 것처럼 연기하는 데 능하다. 그들에게서 성숙한 티가 조금 난다고 해서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될 만큼 성장했다는 것은 아니다.

부적합한 콘텐츠를 접하는 것은 피할 수 없고, 그로 인한 해악은 단순히 지적 능력만으로는 방지할 수 없다. 청소년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치면서 더 많이 성장해야 소셜미디어의 폐해를 스스로 막아낼 수 있다. 지식이 많은 아이라고 혹은 아이가 소셜미디어로 지식이 많아졌다고 해서 성숙했다고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건전한 오프라인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가

청소년이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취미 활동과 운동, 대면 교류와 소통 등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이 필요하다. 장시간 터치스크린에 몰입하게 되면 이런 성장 기회를 잃게 된다. 육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키우는 청소년 시절은 결코 다시 오지 않는다.

가족 사랑에서 멀어지지 않을 수 있는가

성장기의 청소년들은 그 어떤 것보다 가족과의 사랑이 중요하다. 만약 어린 자녀가 부모보다 스마트폰에 더 관심이 많다면 그 부모는 이미 진 것이다.

교우 관계가 나빠지지 않을 수 있는가

청소년들은 정신 건강을 위해 친구가 필요하다. 소셜미디어는 아이들의 우정을 대신할 수 없다. 아이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때 우정은 점점 옅어지고, 결국 그들은 외로움을 느끼게 된다.

현실 세계와 단절되지 않을 수 있는가

청소년들은 인터넷 피해가 없고 현실 세계와 단절되지 않는 성장 환경이 필요하다. 연약하고 영향을 받기 쉬운 나이에 기존 환경에서 거부당하면 그로 인해 입는 상처는 어느 연령대보다 심각하다. 소셜미디어는 약간의 위로를 주기는 하지만 그 안에 넘쳐나는 잔인하고 냉담한 말과 사건들을 듣고 보며 참여하는 사춘기는 청소년에게 최악의 시기다.

대면 소통을 소홀히 하지 않을 수 있는가

청소년들은 얼굴을 보며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자메시지와 이모티콘은 성숙된 소통 도구도, 지속 가능한 소통 방식도 아니다.

중독되지 않을 수 있는가

부모가 자녀 교육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할 것 중 하나는 정신을 황폐화하는 일에 중독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중독은 인생을 망치는 지름길이고, 중독된 성인의 90%가 어린 시절부터 중독됐기 때문이다.

무엇이 자녀를 보호하는 것인가

부모는 자녀가 싫어하거나 최신 풍조에 반하더라도 자녀 보호 차원에서 자녀의 행동에 제동을 걸 줄 알아야 한다. 이는 절대로 과잉보호가 아니다. 자녀들도 이런 사랑을 갈망한다.

실행 가능한 방안

더 나은 선택지도 있다. 부모는 좋은 감독처럼 경기 방식을 바꿀 수 있다. 아이가 전화기가 필요하다면 통화와 문자메시지 기능만 있는 비(非)스마트폰 전화기를 사용하게 한다. 그리고 자녀가 소셜미디어에 접속하는 시기를 최소한 사춘기 후반까지는 늦춰야 한다.

스마트폰 대신 다음과 같은 이벤트로 대체한다.

• 자녀의 사교 활동 돕기

부모는 자녀의 사교 활동을 위해 친구를 만나고 지속적인 우정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 자녀의 취미 활동 돕기

자녀가 새로운 취미를 갖도록 유도하고 과학기술과 관련이 없는 독서, 운동, 음악, 예술 등의 활동을 많이 하게 한다.

•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 갖기

자녀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갈망한다. 따라서 부모의 사랑은 어떤 소셜미디어와도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당신의 아이를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하라.

그러자면 부모부터 스마트폰을 내려 놓을 줄 알아야 한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희생을 먹고 자라기 마련이다.

맺음말

필자는 지금까지 ‘자녀한테 스마트폰을 좀 더 일찍 사용하게 했으면 좋았을 걸’이라고 말하는 부모를 본 적이 없다. 그들은 대부분 늦을수록 좋다고 했다. 사실 모든 부모는 스마트폰은 폐해가 이익보다 훨씬 크다는 점을 안다. 이런 위험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실제로 청소년 우울증과 자살 사건이 늘고 있다.

청소년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한 여러 실험에서 모두 긍정적 효과가 없었다고 전한다.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이나 소셜미디어가 필요하지 않다. 우리 아이가 뒤처질까 걱정스럽다고? 네 살짜리 아이도 몇 분 안에 스마트폰 사용법을 배울 수 있다.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자녀가 건강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는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그들은 부모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아이를 위해서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스마트폰 사용 시기를 미루는 것이 좋다.

 

글쓴이 멜라니 헴프(Melanie Hempe)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미디어로부터 혜택을 보면서도 과도한 사용으로 인해 그들의 심신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돕는 단체 스크린스트롱(ScreenStrong)을 설립했다. 건강한 활동, 생활 기능, 가족과의 연계성을 통해 유해한 스크린 대신 능동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강력한 육아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 글은 스크린스트롱에도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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