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뜬 ‘구름’ 잡을까? 중국이 블록체인에 관심 갖는 이유

존 맥길넌
2022년 06월 17일 오후 5:06 업데이트: 2022년 06월 17일 오후 5:06

중국 공산당은 가상화폐, 특히 비트코인을 싫어한다. 마찬가지로 베이징 특권층은 NFT(비동질화 토큰)에도 부정적이다. 하지만 비트코인과 NFT를 뒷받침하는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에 대해 중국 공산당은 강한 관심을 보인다.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도 블록체인에 주목했다. 그는 2019년 10월 공산당 중앙 정치국 집단학습 모임에서 “세계 주요국이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주력하고 있다”며 중국도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18년 5월 중국과학원 연례대회 연설에서도 “블록체인은 획기적 기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 혁명이 글로벌 경제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며 “차세대 정보기술이 빠르게 응용의 돌파구를 찾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컴퓨터 처리를 분산화해 데이터 변조나 위조 등 해킹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가상화폐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블록체인의 형태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지만 크게 퍼블릭 블록체인, 프라이빗 블록체인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모두에게 개방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형태다.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가 대표적이다. 관리자 없이 분산 관리된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기업·기관 등 관리자에 의해 운영된다. 따라서 관리자 허가를 받은 한정된 사람만 참여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이 주목하는 것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이다. 그러나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는 안정적인 가상화폐 구축보다는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축적할 수 있는 막대한 데이터 그 자체가 목적이다.

데이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중국은 2020년 국가 주도의 ‘블록체인 서비스 네트워크(BSN)’를 출범시켰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국가정보센터(SIC)를 주축으로 국영 통신사 차이나모바일(중국이동통신), 중국 국영 카드사 유니온페이 등이 참여한다.

BSN은 기업의 블록체인 응용을 장려하는 국영 인프라다.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모델(BM)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이다. BSN의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레드데이트 테크놀로지(Red Date Technology, 北京红枣科技)가 제공한다.

지난 5월 BSN은 오는 8월에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레드데이트 최고경영자(CEO) 허이판(何亦凡)은 당시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인터넷과 정보통신(IT) 구조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인프라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려는 이유는 뭘까? 블록체인 분야 권위자인 폴 트리올로는 “중국에 블록체인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 정부는 블록체인을 (다른 첨단산업 분야에 비해) 기술 장벽이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컨설팅회사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의 기술정책 담당자이기도 한 트리올로는 “중국 정부는 블록체인 기술로 현실 세계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이 블록체인 기술로 해결하려 하는 ‘현실 세계의 여러 문제’ 중 하나는 데이터 수집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추적한다. 그러나 중국은 전혀 다른 용도를 생각해냈다. 바로 전 세계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국가 주도 BSN로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중국 공산당은 목표 달성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다.

중국 BSN 노드(개별 서버) 목록. 중국 외에 미국, 일본, 호주, 싱가포르, 프랑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등록됐다. 도쿄 노드는 구글 클라우드(谷歌云) 서버를 이용 중인 것을 알 수 있다. | 중국 BSN 홈페이지 화면 캡처

블록체인은 거래기록(데이터)을 중앙서버가 아닌 거래 참여자의 개별 서버에 분산 보관한다. 이런 개별 서버를 ‘노드(node)’라고 한다. 이 중 해외 노드는 각국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제공하는 기업과 제휴로 운영된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클라우드 컴퓨팅은 서버,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분석·인텔리전스 도구 등을 인터넷을 통해 서비스하며 신속한 혁신과 유연한 자원 활용, 규모의 이익을 제공하는 스케일 메리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중국 공산당은 BSN을 통해 이러한 서비스를 통제하려 한다. 허이판 CEO는 “10년 후 모든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완전히 클라우드에 안착한다”며 중국 BSN의 목표를 “클라우드에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이론적으로 데이터를 만들고 업로드한 자가 데이터를 소유한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가 진정한 데이터의 소유자일 수 있다. 이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거대 IT기업들이 클라우드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다.

오늘날 전 세계 기업 약 90%가 클라우드를 이용한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은 고객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이들 서버에서 매일 2.5엑사바이트(EB)의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다.

1EB는 약 10억 기가바이트(GB)다. 참고로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가진 구글이 지난 2013년 시점에서 보유하고 있던 스토리지 규모는 약 10EB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국가 주도 블록체인 네트워크 BSN가 클라우드 산업에 촉수를 뻗는 모습이 가소롭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이 ‘디지털 파놉티콘(원형교도소)’을 건설하며 데이터 수집과 온라인 감시를 멈추지 않는다는 점은 우습게 보고 말 일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블록체인 기술과 클라우드는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집에서 빵 자르는 데 사용하는 칼도 악인의 손에 넘어가면 흉기로 변하듯, 지고의 기술도 악인에게 지배당하면 살육 무기가 될 수 있다.

방대한 양의 기밀 데이터가 베이징 당국의 손에 넘어가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국가 주도 블록체인 서비스로 중국 공산당은 전 세계인의 데이터를 관리하려 한다. 거기에는 물론 나와 당신의 데이터도 포함될 것이다.

이는 상상 속의 일이 아니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 수년 동안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들여 추진해온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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