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새 지도부 선출 앞둔 중국 공산당 속사정

이지성
2011년 12월 28일 업데이트: 2019년 7월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북한의 일시적 ‘권력 공백’ 상황이 예고된 가운데 중국의 권력이동 과정은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안보질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 공산당은 2012년 10월에 새 지도부를 선출한다. 이미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가 각각 국가주석과 총리 자리를 예약한 가운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비롯해 핵심지도부 70% 정도는 아직 안갯속이다.

중국은 1970년대 말까지 최고지도자 선출과정에서 치열한 권력 투쟁을 벌여왔다. 그러다 마오쩌둥(毛澤東), 덩샤오핑(登小平)에 이어 3세대 지도부의 최고권력자였던 장쩌민(江澤民)에 이르면서 나름 내부 합의에 따른 권력이양의 형태로 변모했다.

그래서 겉으로 보면 중국의 권력이양은 북한과 같은 세습형태는 아니다. 하지만 내부사정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공산당 1당 독재 하에서 소수의 당 원로들만이 참여하는 지도자 선출 방식은 전혀 민주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1인 독재만 아닐 뿐 1당 독재의 형태를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즉, 지도자의 얼굴은 바뀌었지만 공산당 정권의 통치라는 점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1인 독재만 아닌 1당 독재 형태 고수

그렇다고 1당 독재라 해서 그 권력이 당 전체에 분산돼 있는 것도 아니다. 덩샤오핑은 일찍이 지금 주석인 후진타오를 장쩌민의 후임으로 점찍은 바 있는데 장쩌민 역시 덩샤오핑이 직접 골라냈던 인물이다.

이는 지도자 선출이 어떤 의미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중국의 공산당 정권 하에서 최고지도자란 공산당의 통치 방식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말 잘 듣는 인물을 뜻할 뿐이다. 그래서 중국의 최고권력자라는 명칭은 별의미가 없으며 누가 실권을 쥐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그렇지만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새롭게 선출된다는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은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비록 1당 독재체제를 고수하고는 있지만 조금씩 권력의 집중보다는 분산으로 나아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鄧小平) 집권이 사실상 1인 권력이었다면 장쩌민(江澤民)은 그 집중도를 떨어뜨렸고,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권력 균점을 지향했다. 물론 한편에선 이러한 권력의 분산이 개혁개방에 따른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관심거리는 세력 구도다. 중국 권력은 크게 후 주석을 정점으로 한 공청단(共靑團·공산주의청년동맹), 쩡칭훙(曾慶紅) 전 국가 부주석의 태자당(太子黨), 여전한 실권을 쥐고 있는 장쩌민의 상하이방 등 3개 축으로 나뉜다.

일단 차기 최고지도자로 거론되는 시진핑 부주석은 쩡칭훙의 태자당에 가깝다. 반면 리커창 상무부총리는 공청단에서 잔뼈가 굵은 당료 출신으로 후 주석의 직계라고 할 수 있다.

후진타오, 퇴임 후 ‘上王’ 노릴 수도

이런 배경 때문에 후 주석이 자신의 후임으로 리커창을 강력하게 후원했으나, 당내 세력 싸움에서 태자당에 밀려 시진핑에게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현재의 구도로 본다면 5세대 지도부는 태자당의 시진핑이 국가주석과 총서기를 차지할 듯하다. 하지만 권력구도는 후 주석의 공청단 세력에 쏠리는 구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후 주석이 전임 장쩌민과 마찬가지로 퇴임 후에도 실권을 쥐는 ‘상왕(上王)’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 전국대표대회까지 시간이 아직 10개월 이상 남아 있어 차기 권력구조에 대한 예단은 이르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베이징 정가에선 향후 차기 권력구조에 영향을 줄 변수로 장쩌민이 언제까지 건강을 유지할지와 후진타오 주석이 내년 10월 전국대표대회를 계기로 군사위 주석직까지 함께 내놓을지를 꼽고 있다.

아직도 권력을 붙들고 있는 장쩌민이 사망한다면 상하이방의 세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 후 주석이 권력교체 후에도 군사위주석직을 고수한다면 다시 공청단과 태자당간의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가 중국의 새 지도부가 되든 중국 공산당이 지금까지 보여 왔던 국제사회에서의 무례한 태도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중국에서 지도부가 된다는 것은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것이 아니라 공산당 고위층과 ‘꽌시(關係, 인맥)’를 잘 형성해 두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권력이양은 사실 북한의 세습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북한은 ‘혈연’에 의한 세습이지만 중국은 ‘꽌시’에 의한 세습이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의 부정과 부패는 이러한 권력의 세습구조에서 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 북한 김정일이 사망한 후 중국의 지도부 개편은 여전히 관심거리다.
권력이양이 순조롭지 못할 경우 중국 공산당 내부 세력간 갈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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