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자가격리 어기고 제주도로 가족여행 다녀온 유학생의 최후

윤승화
2020년 3월 26일
업데이트: 2020년 3월 26일

제주도가 미국에서 귀국한 뒤 가족과 4박 5일간 제주 여행을 하고 본가가 있는 서울 강남으로 돌아가 확진 판정을 받은 유학생에 대해 법적 책임 검토에 들어갔다.

26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브리핑을 열고 전날인 지난 25일 서울 강남보건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인 19세 여성 A씨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A씨는 앞서 이달 15일 입국했다. 이후 20일부터 24일까지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 지인 등과 함께 제주도를 여행하고 돌아갔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A씨는 “제주 여행 첫날인 20일부터 발열과 기침 등 증세를 느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자택으로 돌아가거나 제주 선별진료소를 찾는 대신 제주 약국과 병원 등을 찾아 약을 처방받았다.

이후 24일까지 어머니 등 여행 동행자들과 여행 일정을 끝까지 소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행 기간 제주 유명 맛집과 리조트 야외수영장, 호텔 조식 뷔페 등을 이용했으며 대부분 동선을 마스크 미착용인 채로 이동했다.

여행이 끝나고 자택이 있는 서울 강남으로 돌아간 A씨는 이튿날인 25일 선별진료소를 찾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원희룡 지사는 A씨에 대해 “지난 15일에 입국해 14일간 자가격리하라는 정부 권고를 따르지 않고 제주 여행에 나섰다”며 “제주도에 온 첫날부터 증상을 보였음에도 곳곳을 다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사례”라며 “방역지침을 지키지 않은 A씨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을 여지를 끝까지 추적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A씨로 인한 시설 폐쇄 및 접촉자 자가격리 등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A씨와 접촉해 자가격리 조치된 인원은 이날 오전 기준 제주도에서만 38명에 이른다. 현재도 조사 중이라 자가격리될 인원은 더 늘 가능성이 높다.

A씨 일행은 제주 여행 중 우도도 찾았는데, 이때 함께 배에 탔던 승객 등까지 포함하면 밀접접촉자가 100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제적 비용 손해도 막심하다. 현재 정부는 검사비와 치료비를 모두 지원하고 있다. 이 또한 세금이다.

A씨와 접촉해 비자발적으로 자가격리에 들어간 38명에게 지급될 생활비도 수천만원에 달한다. 이들이 만약 감염됐을 경우 검사비와 치료비가 또 들어간다.

또한 A씨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방문한 호텔 등 업장 10여 곳도 임시 폐쇄조치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데, 임대료 등의 비용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보이지 않는 질병관리본부와 공무원들의 수고로움도 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 뉴스1

제주 방역 당국은 A씨의 행동을 아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배종면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브리핑을 통해 A씨의 행위 중 4가지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우선 미국에서 지난 15일 입국했는데 닷새 뒤 제주에 관광 목적으로 입도한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행 첫날부터 증상이 시작됐다고 하는데 4박 5일 일정을 소화한 것도, 중간에 병원을 방문한 것은 증상 악화로 보이는데 선별진료소로 가지 않은 것도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돌아간 날 강남보건소를 찾을 정도로 걱정했다면 본인이 증상을 인지, 제주도에서 선별진료소를 이용하고 비행기를 타지 말았어야 했는데 비행기를 탔다”며 “이 네 가지를 이해할 수 없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해외에서 입국한 경우 14일간 자가격리를 하라는 정부의 지침을 어기고 아무 고려 없이 여행을 다녀온 A씨와 그 가족들.

제주도 감염병관리지원단장은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상황을 최악의 상황으로 갔다고 본다”며 한숨을 쉬었다.

현재 제주도는 많은 문제를 일으킨 A씨에 대해 법적 책임 소지 여부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법적 책임을 물을 소지가 있다면 끝까지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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